오피니언

템플스테이를 사찰에서 하는 이유?

템플스테이를 사찰에서 하는 이유?

by 운영자 2013.08.20

정운 스님

최근 어느 방송에서는 아빠와 아이가 참가한 템플스테이를 그대로 방영하였다. 한편 불교신자가 아닌 사람들도 템플스테이에 많이 참가하고, 매년 외국인까지 템플스테이에 참가하고 있다.

왜 사찰에서 그런 행사를 하는지 궁금한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 이유는 불교는 신을 믿는 종교가 아니라 인간의 종교이기 때문이다.

현재는 불교의 형태가 믿음의 종교로 약간 변형되었지만 원래 불교는 인간의 삶과 죽음, 인격완성을 주제로 한다. 그 극명한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한다.

부처님께서 기원정사라는 사찰에 계실 때이다. 어느 과부가 오로지 아들 하나만 바라보고 살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아들이 시름시름 앓더니, 삶을 마감했다. 과부는 거의 미친 듯이 아들 시신을 품에 안고 돌아다니다 부처님을 찾아왔다.

“부처님, 저는 남편도 없이 홀로 아들을 키웠습니다. 그런데 제 삶의 유일한 희망이었던 그 아들이 죽어버렸습니다. 부처님, 제발 아들을 살려주십시오.”

부처님께서는 그 여인을 측은히 여기며 말했다.

“네가 아들을 살리고자 한다면, 내가 말한 대로 하여라. 저기 마을로 내려가 죽은 사람이 한 사람도 없는 가정에서 불씨를 구해온다면, 네 아들을 살려 주겠다.”

여인은 아들을 살릴 수 있다는 말에 불씨를 구하고자 온 마을을 쏘다녔다. 그런데 어느 집에 가면, 몇 년 전에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하고, 어느 집에 가면 작년에 아들이 죽었다고 하고….

어느 집이든 그 가정에 죽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할 수 없이 여인은 부처님께 돌아와, 불씨를 구하지 못했다고 말하자, 부처님께서 여인에게 말씀하셨다.

“사람이 살면서 네 가지를 면할 수 없다. 이 세상 모든 것은 영원한 것이 없는 것이오, 아무리 부귀하더라도 반드시 빈천해지는 것이며, 어떠한 것이든 모이면 흩어지기 마련이고, 건강한 육신을 가진 사람도 때가 되면 반드시 죽게 마련이다.”

이 여인은 그제서야 부처님께서 ‘왜 자신에게 불씨를 구해오라’고 하셨는지를 알았다. 인간은 태어나면 죽게 되어있고, 이 세상은 영원한 것이 아무것도 없는 무상(無常)의 진리를 깨달았던 것이다.

또한 모이면 흩어지기 마련이고, 현재는 가난하고 힘들지라도 언젠가는 부귀한 사람도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부처님께서는 인간의 실존적인 면을 가르치셨다. 불교는 현 실상(實相)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통해 인격완성을 제시한 종교이다.

아마 이 글을 읽고 있는 분들 중에는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도 있겠지만, 염세적이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불교는 인간 삶의 모습을 그대로 말하면서 그 삶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고, 자신을 살펴서 슬픔이나 괴로움에 빠지지 말고 행복과 즐거움을 찾으라는 진리이다. 바로 이런 진리 속에서 명상이 발전되었기 때문에 종교를 초월해서 사람들이 사찰을 찾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