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보약이 따로 없구나

보약이 따로 없구나

by 운영자 2013.10.23

우리 속담 중 가을과 관련된 속담으로 ‘가을에는 손톱 발톱도 다 먹는다’는 것이 있습니다.

처음 이 속담을 접했을 때만 해도 왜 먹을 것이 가장 많은 계절인 가을에 손톱 발톱을 먹는다 했을까, 속담의 의미가 쉽게 정리가 되지 않았습니다.

사람의 입맛이 계절에 따라 바뀌는 것인지, 가을이 되면 입맛이 좋아지는 특별한 이유가 따로 있는 것인지도 궁금했고요.

그러나 가만 생각해보니 짚이는 것이 있었습니다.

가을은 추수하는 계절입니다. 서리가 내리면 온갖 곡식은 타죽게 되고, 그렇게 되면 애써 지은 농사를 한순간에 망치고 말기에 농부의 손은 바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다못해 부엌의 부지깽이도 가만있을 수가 없어 뛰는 계절이니 말이지요.

그렇게 손이 바쁘게 곡식을 거둬들여야 하니 가을엔 늘 분주할 수밖에 없고, 그렇게 쉴 새 없이 일을 하니 뭔가를 먹고 돌아서도 배가 금방 출출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러니 무얼 먹어도 입에 달지 않은 것이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니 손톱 발톱도 다 먹는다 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따로 가리는 음식이 별반 없고, 그렇다고 유난스럽게 좋아하는 음식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어서 그 때 그 때 주어지는 음식을 맛있게 먹는 편입니다.

음식에 크게 관심이 없는 편인데 얼마 전 텔레비전을 통해 음식점을 소개하는 방송을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예전 같으면 금방 채널을 돌릴 일이었지만 그날 끝까지 방송을 지켜보았던 것은 소개된 음식보다는 음식점 주인의 마음에 관심이 갔기 때문입니다.

방송에 나온 음식점은 칼국수를 파는 집이었습니다.

어디에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음식점이 칼국수집이고 엇비슷한 재료로 만드는 칼국수의 맛이 무엇 크게 다를까, 방송을 보며 가졌던 생각과는 달리 방송에서 마음에 와 닿았던 것은 주인의 마음이었습니다.

칼국수야 무엇보다 육수가 중요할 터, 육수를 만드는 방법이 특이했는데 멸치를 우린 국물에 뭔가를 더 넣는다고 했습니다. 무얼 더 넣는 것일까, 이야기를 듣고는 적이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육수를 만들 때 여덟 가지 곡식을 넣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일일이 손으로 썬 칼국수를 몸에 좋은 여덟 가지 곡식을 우려 만든 육수에 넣어서 손님에게 내니 어디 그 칼국수가 흔한 칼국수일 수가 있겠습니까? 그렇다고 칼국수 값이 비싼 것도 아니었으니 더욱 놀랄 수밖에요.

인터뷰를 하는 이가 이 칼국수를 먹으면 몸에도 좋겠다고 하자, 주인아주머니가 한 마디를 했습니다.

“이건 그냥 칼국수가 아니라 보약이에요!” 손님에게 보약을 대접하는 마음으로 칼국수를 만들고 있다는 이야기였는데, 주인의 말엔 자부심이 배어 있었습니다.

이익보다도 손님들의 건강을 먼저 챙기는 주인아주머니의 마음이 참으로 미더웠습니다.

여덟 가지 곡식도 곡식이지만 주인아주머니의 그 따뜻한 마음이 이미 보약이었지요.

누군가를 위하는 마음만 있으면 칼국수 한 그릇도 훌륭한 보약이 된다는 것을 그날 그 칼국수집 주인아주머니를 통해 배울 수 있었습니다.

보성조성남초, “한복교복 속에 아이들의 꿈 담아요”

“마치 선녀가 된 것 같아 훨훨 날아갈 것 같아요”보성군 조성남초등학교(교장 신희섭) 33명의 전교생들이 ‘한복교복’을 입게 됐다. 조성남초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원하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에서 추진하는 한복의 생활화, 한복 인식 개선을 위한 ‘한복교복 지원 사업’에 공모, 적합 학교로 선정됐다.

이에 학생 개인당 60여만 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춘추복과 동복 각 한 벌씩 맞춤으로 ‘한복교복’을 입게 됐다.

특히 조성남초는 올해 보성교육지원청 지정 다도교육연구학교로 ‘차와 명상프로그램’을 연구하고 있어, 한복교복으로 인해 연구 주제와 부합되고 학생들의 동질감과 정서순화에 크게 기여하게 됐다.

<한희철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