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음식에 담긴 소망
설음식에 담긴 소망
by 운영자 2014.01.24
<이규섭시인>
- 월간 <지방의 국제화>편집장
- 한국신문방송인클럽 상임이사
- 저서 별난 사람들, 판소리 답사기행 등
중국의 천년고도 시안(西安) 도심의 물만두 집은 늘 손님들로 붐빈다.
1936년에 문을 연 디파장(德發長)으로 중국 최고 지도자들은 물론 김대중 전 대통령, 미국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도 들렀다고 한다.
주 메뉴는 물만두인 지아오즈옌(餃子宴). 재료와 맛, 모양에 따라 180여 종이 넘는다. 은행 크기의 작은 만두서부터 나비, 금붕어, 새우, 나뭇잎, 구름, 별 모양 등 각양각색이다.
만두요리 코스가 100위안(약 170,000원)으로 만만치 않다. 1층에서 식사를 겸한 만두로 안분지족의 맛을 즐기는데 만족했다.
물만두는 중국 전통음식으로 춘절 때는 물론 손님을 접대하거나 회식 때 빠지지 않는다.
만두에 들어가는 재료에 따라 그 의미가 각별하다. 두부와 배추는 무사고, 대추는 다산(多産), 땅콩은 득남, 면은 수명장수의 소망을 담아 빚는다.
옛날 엽전 모양에 동전을 넣어 부자 되기를 기원한다.
일본의 설 음식은 가가미모찌와 오세치 요리다. 대문 옆에 소나무 장식을 한 뒤 가가미모찌를 만들어 신에게 바치는 풍습으로 신과의 일체감을 느낀다고 한다.
요세치 요리는 우리의 밑반찬과 비슷하다. 설은 오곡을 지키는 신을 맞이하는 의미로 불 사용을 금기시하는데서 유래됐다.
요리를 한꺼번에 준비하여 찬합에 층별로 나누어 담아 설 연휴 동안 먹는다.
검은콩 조림은 복을 상징하고, 멸치는 풍작·풍어를 뜻한다. 새우는 장수, 연근은 지혜, 밤은 재운, 청어 알은 자손의 번성을 기원하는 의미가 담겼다.
우리나라는 예전부터 떡국을 먹어야 한 살 더 먹는다고 할 정도로 떡국이 설 음식의 대표 격이다.
희고 긴 가래떡으로 떡국을 만드는 것은 무병장수와 풍요를 기원하기 위함이다. 원래 떡국에는 꿩고기를 썼지만 꿩이 귀하다 보니 ‘꿩 대신 닭’이란 말이 나왔다.
나라마다 음식의 형태는 달라도 그 안에 숨은 뜻은 일 년 동안 좋은 일만 생기기를 바라는 소망이 담겼다.
설 상차림도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국내거주 외국인이 150만 명 넘고, 연간 1000만 명이 해외관광을 하면서 우리의 입맛도 세계화 됐고 아이들의 식습관도 서구화 된 영향이다.
전(煎) 대신 아이들이 좋아하는 피자, 대추와 곶감 대신 방울토마토와 오렌지를 놓기도 한다.
다문화가정이 늘면서 필리핀 며느리가 잡채대신 ‘밧싯’(쌀로 만든 국수와 여러 채소를 담백하게 무친 필리핀식 잡채)을 올리고, 티베트 신부가 ‘샤’(티베트식 만두)로 상차림을 하는 퓨전 스타일 가정도 늘었다.
배우자 나라의 문화를 배려하는 마음도 좋지만, 큰 명절인 설날 만은 고유의 상차림으로 우리문화를 알려 줄 필요도 있다.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교육적 의미도 있다.
차례음식을 세트로 만들어 배달해주는 ‘설날 상차림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조상에 대한 예의는 아니다.
설 차례는 조상들에게 드리는 새해 인사다. 떡국을 기본으로 과일·포·탕·식혜·어적·산적·나물·전 등 고유의 음식을 조촐하고 정갈하게 만들어 상차림을 하는 게 좋다 우리 입맛이 글로벌화 됐다고 조상의 입맛이 변한 것은 아니다.
- 월간 <지방의 국제화>편집장
- 한국신문방송인클럽 상임이사
- 저서 별난 사람들, 판소리 답사기행 등
중국의 천년고도 시안(西安) 도심의 물만두 집은 늘 손님들로 붐빈다.
1936년에 문을 연 디파장(德發長)으로 중국 최고 지도자들은 물론 김대중 전 대통령, 미국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도 들렀다고 한다.
주 메뉴는 물만두인 지아오즈옌(餃子宴). 재료와 맛, 모양에 따라 180여 종이 넘는다. 은행 크기의 작은 만두서부터 나비, 금붕어, 새우, 나뭇잎, 구름, 별 모양 등 각양각색이다.
만두요리 코스가 100위안(약 170,000원)으로 만만치 않다. 1층에서 식사를 겸한 만두로 안분지족의 맛을 즐기는데 만족했다.
물만두는 중국 전통음식으로 춘절 때는 물론 손님을 접대하거나 회식 때 빠지지 않는다.
만두에 들어가는 재료에 따라 그 의미가 각별하다. 두부와 배추는 무사고, 대추는 다산(多産), 땅콩은 득남, 면은 수명장수의 소망을 담아 빚는다.
옛날 엽전 모양에 동전을 넣어 부자 되기를 기원한다.
일본의 설 음식은 가가미모찌와 오세치 요리다. 대문 옆에 소나무 장식을 한 뒤 가가미모찌를 만들어 신에게 바치는 풍습으로 신과의 일체감을 느낀다고 한다.
요세치 요리는 우리의 밑반찬과 비슷하다. 설은 오곡을 지키는 신을 맞이하는 의미로 불 사용을 금기시하는데서 유래됐다.
요리를 한꺼번에 준비하여 찬합에 층별로 나누어 담아 설 연휴 동안 먹는다.
검은콩 조림은 복을 상징하고, 멸치는 풍작·풍어를 뜻한다. 새우는 장수, 연근은 지혜, 밤은 재운, 청어 알은 자손의 번성을 기원하는 의미가 담겼다.
우리나라는 예전부터 떡국을 먹어야 한 살 더 먹는다고 할 정도로 떡국이 설 음식의 대표 격이다.
희고 긴 가래떡으로 떡국을 만드는 것은 무병장수와 풍요를 기원하기 위함이다. 원래 떡국에는 꿩고기를 썼지만 꿩이 귀하다 보니 ‘꿩 대신 닭’이란 말이 나왔다.
나라마다 음식의 형태는 달라도 그 안에 숨은 뜻은 일 년 동안 좋은 일만 생기기를 바라는 소망이 담겼다.
설 상차림도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국내거주 외국인이 150만 명 넘고, 연간 1000만 명이 해외관광을 하면서 우리의 입맛도 세계화 됐고 아이들의 식습관도 서구화 된 영향이다.
전(煎) 대신 아이들이 좋아하는 피자, 대추와 곶감 대신 방울토마토와 오렌지를 놓기도 한다.
다문화가정이 늘면서 필리핀 며느리가 잡채대신 ‘밧싯’(쌀로 만든 국수와 여러 채소를 담백하게 무친 필리핀식 잡채)을 올리고, 티베트 신부가 ‘샤’(티베트식 만두)로 상차림을 하는 퓨전 스타일 가정도 늘었다.
배우자 나라의 문화를 배려하는 마음도 좋지만, 큰 명절인 설날 만은 고유의 상차림으로 우리문화를 알려 줄 필요도 있다.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교육적 의미도 있다.
차례음식을 세트로 만들어 배달해주는 ‘설날 상차림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조상에 대한 예의는 아니다.
설 차례는 조상들에게 드리는 새해 인사다. 떡국을 기본으로 과일·포·탕·식혜·어적·산적·나물·전 등 고유의 음식을 조촐하고 정갈하게 만들어 상차림을 하는 게 좋다 우리 입맛이 글로벌화 됐다고 조상의 입맛이 변한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