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혼의 걸림돌
재혼의 걸림돌
by 운영자 2014.02.21
<이규섭시인>
- 월간 <지방의 국제화>편집장
- 한국신문방송인클럽 상임이사
- 저서 별난 사람들, 판소리 답사기행 등
공영방송이 ‘돌싱(돌아온 싱글)’들 매칭에 발 벗고 나섰다. KBS 1TV ‘아침마당’ 수요일 코너 ‘나·두·짝(나의 두 번째 짝을 찾습니다)’프로그램이다.
지난해 3월 첫 방송 이후 60대 두 쌍이 재혼에 골인했고 만남을 이어가는 커플도 있다고 한다.
사별과 이혼으로 홀로 사는 실버세대들에게 인생 2막에 동행할 짝을 찾아주니 고마운 프로다.
하지만, 재혼을 위해 생방송에 출연해 드러내놓고 자신을 홍보하는 모습은 민망하다.
출연자들의 긴장을 풀어 주기위해 메인 MC외에도 아나운서들과 코미디언, 인상학 강사까지 나와 수선을 떨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남성 보다 여성 출연자가 많아 여성의 상품화와 신상공개도 우려된다.
평균 수명이 길어지고 이혼율이 늘면서 재혼율도 증가추세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12년에 혼인신고를 한 32만 7073쌍 가운데 재혼 커플은 5만 1114쌍으로 재혼이 차지하는 비율이 15.5%나 된다.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사실혼관계를 유지하는 커플까지 따지면 그 수는 더 많을 게 뻔하다.
재혼을 전문으로 다루는 정보회사와 인터넷사이트도 늘고 있다.
초혼은 현실 보다 이상을 추구하는 경향이지만 재혼은 현실적인 문제에 부닥친다. 재혼의 걸림돌은 재산과 자식문제다. 양육과 노후보장에 필요한 유무형의 경제적 조건을 따지게 마련이다.
50대 후반에 아내와 사별한 지인은 l0여 년 째 혼자 산다. 주변에서 재혼을 권하고 접근하는 여성도 있지만 재혼할 생각이 없다. 재혼 조건으로 보유 주택 소유권 이전 등기를 요구해 자식들에게 눈치가 보인다.
재혼하여 서로 배려하고 잘 살면 문제가 없지만 재산을 야금야금 빼돌린 뒤 배우자가 돌아서면 빈털터리 신세가 되느니 혼자 사는 게 맘 편하다는 게 이유다.
소유권 이전을 요구하는 여성의 입장도 이해는 간다. 재혼한 뒤 늙어가는 남편 뒷바라지하다가 남편 먼저 타계하면 재산은 자식들에게 상속되고 자신은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지 않을까 걱정되기 때문이다.
재혼이 행복을 보장하는 것만은 아니다. 또 다른 지인은 자녀들이 성장한 뒤 재혼을 했으나 통장관리를 따로 한다.
장성한 자녀 혼사 비용문제로 갈등도 겪었다. 재취업이 어려운 나이에 밖으로 나도는 것도 고역이다.
도서관도 하루 이틀이고 둘레길 트레킹도 지겨울 때가 있다니 재혼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드러내지 않지만 재혼을 후회하는 눈치다.
정부가 추진 중인 상속법 개정안도 재혼의 새로운 걸림돌이다.
배우자가 사망하면서 남긴 재산 중 50%는 생존 배우자에게 먼저 배분하고, 선취분(先取分) 50%에 대해선 상속세나 증여세를 부과하지 않는다는 것이 개정안의 요지다. 자녀들은 나머지 50%를 상속비율에 따라 나눠 받게 된다.
물론 새 아내가 재산 형성에 기여한 바가 없다면 물려받을 재산도 없지만 기여도 기준이 모호하여 분쟁의 불씨가 될 수 있다. 돈 문제가 얽히면 얼굴 붉히기 마련이다.
장성한 자녀들은 재혼을 노골적으로 반대하고 혼인신고는 하지 말고 동거만 하라고 권할게 뻔해 재혼도 어려워진다.
- 월간 <지방의 국제화>편집장
- 한국신문방송인클럽 상임이사
- 저서 별난 사람들, 판소리 답사기행 등
공영방송이 ‘돌싱(돌아온 싱글)’들 매칭에 발 벗고 나섰다. KBS 1TV ‘아침마당’ 수요일 코너 ‘나·두·짝(나의 두 번째 짝을 찾습니다)’프로그램이다.
지난해 3월 첫 방송 이후 60대 두 쌍이 재혼에 골인했고 만남을 이어가는 커플도 있다고 한다.
사별과 이혼으로 홀로 사는 실버세대들에게 인생 2막에 동행할 짝을 찾아주니 고마운 프로다.
하지만, 재혼을 위해 생방송에 출연해 드러내놓고 자신을 홍보하는 모습은 민망하다.
출연자들의 긴장을 풀어 주기위해 메인 MC외에도 아나운서들과 코미디언, 인상학 강사까지 나와 수선을 떨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남성 보다 여성 출연자가 많아 여성의 상품화와 신상공개도 우려된다.
평균 수명이 길어지고 이혼율이 늘면서 재혼율도 증가추세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12년에 혼인신고를 한 32만 7073쌍 가운데 재혼 커플은 5만 1114쌍으로 재혼이 차지하는 비율이 15.5%나 된다.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사실혼관계를 유지하는 커플까지 따지면 그 수는 더 많을 게 뻔하다.
재혼을 전문으로 다루는 정보회사와 인터넷사이트도 늘고 있다.
초혼은 현실 보다 이상을 추구하는 경향이지만 재혼은 현실적인 문제에 부닥친다. 재혼의 걸림돌은 재산과 자식문제다. 양육과 노후보장에 필요한 유무형의 경제적 조건을 따지게 마련이다.
50대 후반에 아내와 사별한 지인은 l0여 년 째 혼자 산다. 주변에서 재혼을 권하고 접근하는 여성도 있지만 재혼할 생각이 없다. 재혼 조건으로 보유 주택 소유권 이전 등기를 요구해 자식들에게 눈치가 보인다.
재혼하여 서로 배려하고 잘 살면 문제가 없지만 재산을 야금야금 빼돌린 뒤 배우자가 돌아서면 빈털터리 신세가 되느니 혼자 사는 게 맘 편하다는 게 이유다.
소유권 이전을 요구하는 여성의 입장도 이해는 간다. 재혼한 뒤 늙어가는 남편 뒷바라지하다가 남편 먼저 타계하면 재산은 자식들에게 상속되고 자신은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지 않을까 걱정되기 때문이다.
재혼이 행복을 보장하는 것만은 아니다. 또 다른 지인은 자녀들이 성장한 뒤 재혼을 했으나 통장관리를 따로 한다.
장성한 자녀 혼사 비용문제로 갈등도 겪었다. 재취업이 어려운 나이에 밖으로 나도는 것도 고역이다.
도서관도 하루 이틀이고 둘레길 트레킹도 지겨울 때가 있다니 재혼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드러내지 않지만 재혼을 후회하는 눈치다.
정부가 추진 중인 상속법 개정안도 재혼의 새로운 걸림돌이다.
배우자가 사망하면서 남긴 재산 중 50%는 생존 배우자에게 먼저 배분하고, 선취분(先取分) 50%에 대해선 상속세나 증여세를 부과하지 않는다는 것이 개정안의 요지다. 자녀들은 나머지 50%를 상속비율에 따라 나눠 받게 된다.
물론 새 아내가 재산 형성에 기여한 바가 없다면 물려받을 재산도 없지만 기여도 기준이 모호하여 분쟁의 불씨가 될 수 있다. 돈 문제가 얽히면 얼굴 붉히기 마련이다.
장성한 자녀들은 재혼을 노골적으로 반대하고 혼인신고는 하지 말고 동거만 하라고 권할게 뻔해 재혼도 어려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