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망증을 고백합니다!
건망증을 고백합니다!
by 운영자 2014.02.25
<유경작가>
- 가천의과대학교 초빙교수
- 노인대학 및 사회교육 프로그램 강사
- 저서 유경의 죽음준비학교, 마흔에서 아흔까지 등
모처럼 아무 일정이 없는 오전, 마침 큰딸아이 생일이기도 해서 아이들과 느긋하게 아침을 먹고 책상에 앉았습니다.
여기저기 연락할 일들이 있어 이메일을 보내고, 휴대폰 문자를 주고받으며 새달 일정을 확인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럴 수가! 일주일 후 시작될 새로운 달의 일정은 확인하면서도 정작 원고 마감일을 까맣게 놓치고 넘어간 것이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야하는 원고 마감일인데 말입니다.
수첩에도 적어두고 탁상 달력에도 빨간 색연필로 동그라미 표시를 해두었지만 건성 넘긴 탓입니다.
어찌나 놀랐는지, 비명을 지를 새도 없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최근에 깜빡 잊고 넘어가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종이에 열심히 메모를 하고 여러 차례 반복 확인을 하지만 빈틈이 마구 생기고 있습니다.
밥을 차리면서 김치 한 포기를 새로 썰어 담으려고 보시기를 꺼내놓고 잠시 돌아서서 가스레인지 불꽃을 줄이고 나니 새 그릇을 왜 꺼내놓았는지 몰라 잠시 멈칫합니다.
거실에서 빨래를 개키다가 안방으로 들어가 전화 한 통 받고나면 어느 새 서랍을 열고 옷 정리를 합니다. 빨래 개키던 것을 잊어버린 것이지요.
물론 저만 그런 것은 아닙니다.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자기 차를 어디에 세워두었는지 몰라 이리 저리 헤매는 사람은 저와 남편만은 아니어서 심심찮게 목격하는 일상이 된지 오래입니다.
모두가 비슷하다는 것을 확인하는 반가움도 잠시, 누구나 겪는 자연스런 현상이라는 설명도 기억 용량에 과부하가 걸려서 그다지 큰 위로가 되지는 않습니다.
앞으로 심해지면 심해졌지 좋아지지는 않을 것이니 걱정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사람의 이름이나 약속 장소, 시간 등을 잊어버리는 일을 자꾸 겪다보면 좌절감과 함께 스스로에 대해 자신이 없어지게 됩니다.
그러면서 최근 기억과 오래된 기억이 마구 섞여버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르신들이 어떤 일을 두고 ‘마치 어제 일 같다’는 말씀을 하시면서도 막상 바로 어제 있었던 일은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기억력이 점점 줄어드는 것은 뇌와 몸의 노화로 인한 것이기도 하고 정보처리 능력이 줄어들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젊어서보다 집중력이 떨어지니 저장을 잘 못하게 되고, 저장했던 기억을 꺼내 쓰는 과정도 조금은 느려집니다.
문제는 이런 분명한 변화에 어떻게 대처하느냐 하는 것이겠지요.
약속이든 주차 위치든 방심하지 말고 잘 적어 놓고 확인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태도지만, 오늘처럼 그런 메모 자체를 건성 넘기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합니다.
그러니 결론은 조금 싱겁게 들리겠지만 ‘확인 또 확인!’ 입니다.
- 가천의과대학교 초빙교수
- 노인대학 및 사회교육 프로그램 강사
- 저서 유경의 죽음준비학교, 마흔에서 아흔까지 등
모처럼 아무 일정이 없는 오전, 마침 큰딸아이 생일이기도 해서 아이들과 느긋하게 아침을 먹고 책상에 앉았습니다.
여기저기 연락할 일들이 있어 이메일을 보내고, 휴대폰 문자를 주고받으며 새달 일정을 확인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럴 수가! 일주일 후 시작될 새로운 달의 일정은 확인하면서도 정작 원고 마감일을 까맣게 놓치고 넘어간 것이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야하는 원고 마감일인데 말입니다.
수첩에도 적어두고 탁상 달력에도 빨간 색연필로 동그라미 표시를 해두었지만 건성 넘긴 탓입니다.
어찌나 놀랐는지, 비명을 지를 새도 없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최근에 깜빡 잊고 넘어가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종이에 열심히 메모를 하고 여러 차례 반복 확인을 하지만 빈틈이 마구 생기고 있습니다.
밥을 차리면서 김치 한 포기를 새로 썰어 담으려고 보시기를 꺼내놓고 잠시 돌아서서 가스레인지 불꽃을 줄이고 나니 새 그릇을 왜 꺼내놓았는지 몰라 잠시 멈칫합니다.
거실에서 빨래를 개키다가 안방으로 들어가 전화 한 통 받고나면 어느 새 서랍을 열고 옷 정리를 합니다. 빨래 개키던 것을 잊어버린 것이지요.
물론 저만 그런 것은 아닙니다.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자기 차를 어디에 세워두었는지 몰라 이리 저리 헤매는 사람은 저와 남편만은 아니어서 심심찮게 목격하는 일상이 된지 오래입니다.
모두가 비슷하다는 것을 확인하는 반가움도 잠시, 누구나 겪는 자연스런 현상이라는 설명도 기억 용량에 과부하가 걸려서 그다지 큰 위로가 되지는 않습니다.
앞으로 심해지면 심해졌지 좋아지지는 않을 것이니 걱정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사람의 이름이나 약속 장소, 시간 등을 잊어버리는 일을 자꾸 겪다보면 좌절감과 함께 스스로에 대해 자신이 없어지게 됩니다.
그러면서 최근 기억과 오래된 기억이 마구 섞여버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르신들이 어떤 일을 두고 ‘마치 어제 일 같다’는 말씀을 하시면서도 막상 바로 어제 있었던 일은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기억력이 점점 줄어드는 것은 뇌와 몸의 노화로 인한 것이기도 하고 정보처리 능력이 줄어들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젊어서보다 집중력이 떨어지니 저장을 잘 못하게 되고, 저장했던 기억을 꺼내 쓰는 과정도 조금은 느려집니다.
문제는 이런 분명한 변화에 어떻게 대처하느냐 하는 것이겠지요.
약속이든 주차 위치든 방심하지 말고 잘 적어 놓고 확인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태도지만, 오늘처럼 그런 메모 자체를 건성 넘기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합니다.
그러니 결론은 조금 싱겁게 들리겠지만 ‘확인 또 확인!’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