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나를 도와주지?
누가 나를 도와주지?
by 운영자 2014.03.13
<유경작가>
- 가천의과대학교 초빙교수
- 노인대학 및 사회프로그램 강사
- 저서 유경의 죽음준비학교 마흔에서 아흔까지 등
늦은 밤이나 새벽에 울리는 전화벨 소리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지 않을 사람은 별로 없을 겁니다.
특히 저는 연로하신 친정 부모님과 시부모님이 각기 두 분만 사시는 터라 응급 상황이 벌어졌을 때 제 때에 대처하지 못하실까봐 늘 걱정입니다.
며칠 전에도 저녁 무렵부터 시작된 복통과 허리 통증으로 밤새 고생을 하시던 시어머니가 다음 날 병원에 가보니 콩팥 계통에 급성 염증이 생겼다고 해서 놀란 적이 있습니다.
아들 셋 모두 지방 근무 중이라 당장 달려올 형편이 못되니 급하면 119 구급차라도 부르지 그랬냐는 자식들 이야기에 조금 참으면 낫겠거니 하며 기다리셨다는 겁니다.
병원 침대에 누워 링거주사를 맞는 시어머니를 뵙고 있으려니 집에 홀로 남은 시아버지 생각이 납니다.
냉장고 안에 있는 반찬도 꺼내서 차려놓지 않으면 안 드시는 분이 끼니는 어떻게 하고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아들 셋 며느리 셋 모두 일을 해야 하고 도저히 뺄 수 없는 일정들이 있으니 시아버지 식사보다 급한 환자의 안정에 집중하기로 합니다.
노인 세대를 포함해 혼자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해 걱정하는 소리가 많이 들립니다.
홀로 살면 아무 간섭도 없는 무한 자유 속에서 마냥 홀가분하고 행복할 것 같지만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급하거나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함께 도와서 해결하거나 힘을 보탤 사람이 가까이에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혼자 사는 어르신들은 몸이 아플 때가 가장 걱정이라며, ‘이렇게 아프다 아무도 모르는 채로 혼자 죽는 거 아닌가?’하는 생각이 저절로 난다고 합니다.
스스로의 선택에 의한 것이든,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이든 혼자 사는 사람들의 숫자는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여럿이 함께 사는 것의 장점을 아무리 소리 높여 외친다고 해도 큰 흐름을 돌리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어머니의 병환에 놀란 자식들이 긴급회의를 열었습니다. 갑자기 탈이 나면 우선 119 구급차를 부르도록 신신당부를 하고, 가까이 사는 자식보다도 오히려 더 빨리 달려올 수 있는 이웃들께 부탁을 하기로 했습니다.
평소에 친하게 지내고 있으면서도 폐를 끼칠까봐 어려울 때는 연락할 생각을 안하고들 계시는데, 자식들과 떨어져 노부부만 사는 사정은 피차일반이니 이 기회에 서로 도울 수 있도록 잘 말씀 드렸습니다.
그나저나 남편은 멀리 제주도에 있고, 대학생 두 딸은 매일 밤늦게 들어오는데 만일 갑자기 아프면 저는 도대체 누구에게 전화를 해야 할까요?
지난번에 알아둔 옆집 전화번호가 휴대폰에 잘 저장되어 있는지 슬쩍 확인해봅니다.
- 가천의과대학교 초빙교수
- 노인대학 및 사회프로그램 강사
- 저서 유경의 죽음준비학교 마흔에서 아흔까지 등
늦은 밤이나 새벽에 울리는 전화벨 소리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지 않을 사람은 별로 없을 겁니다.
특히 저는 연로하신 친정 부모님과 시부모님이 각기 두 분만 사시는 터라 응급 상황이 벌어졌을 때 제 때에 대처하지 못하실까봐 늘 걱정입니다.
며칠 전에도 저녁 무렵부터 시작된 복통과 허리 통증으로 밤새 고생을 하시던 시어머니가 다음 날 병원에 가보니 콩팥 계통에 급성 염증이 생겼다고 해서 놀란 적이 있습니다.
아들 셋 모두 지방 근무 중이라 당장 달려올 형편이 못되니 급하면 119 구급차라도 부르지 그랬냐는 자식들 이야기에 조금 참으면 낫겠거니 하며 기다리셨다는 겁니다.
병원 침대에 누워 링거주사를 맞는 시어머니를 뵙고 있으려니 집에 홀로 남은 시아버지 생각이 납니다.
냉장고 안에 있는 반찬도 꺼내서 차려놓지 않으면 안 드시는 분이 끼니는 어떻게 하고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아들 셋 며느리 셋 모두 일을 해야 하고 도저히 뺄 수 없는 일정들이 있으니 시아버지 식사보다 급한 환자의 안정에 집중하기로 합니다.
노인 세대를 포함해 혼자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해 걱정하는 소리가 많이 들립니다.
홀로 살면 아무 간섭도 없는 무한 자유 속에서 마냥 홀가분하고 행복할 것 같지만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급하거나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함께 도와서 해결하거나 힘을 보탤 사람이 가까이에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혼자 사는 어르신들은 몸이 아플 때가 가장 걱정이라며, ‘이렇게 아프다 아무도 모르는 채로 혼자 죽는 거 아닌가?’하는 생각이 저절로 난다고 합니다.
스스로의 선택에 의한 것이든,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이든 혼자 사는 사람들의 숫자는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여럿이 함께 사는 것의 장점을 아무리 소리 높여 외친다고 해도 큰 흐름을 돌리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어머니의 병환에 놀란 자식들이 긴급회의를 열었습니다. 갑자기 탈이 나면 우선 119 구급차를 부르도록 신신당부를 하고, 가까이 사는 자식보다도 오히려 더 빨리 달려올 수 있는 이웃들께 부탁을 하기로 했습니다.
평소에 친하게 지내고 있으면서도 폐를 끼칠까봐 어려울 때는 연락할 생각을 안하고들 계시는데, 자식들과 떨어져 노부부만 사는 사정은 피차일반이니 이 기회에 서로 도울 수 있도록 잘 말씀 드렸습니다.
그나저나 남편은 멀리 제주도에 있고, 대학생 두 딸은 매일 밤늦게 들어오는데 만일 갑자기 아프면 저는 도대체 누구에게 전화를 해야 할까요?
지난번에 알아둔 옆집 전화번호가 휴대폰에 잘 저장되어 있는지 슬쩍 확인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