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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은 재산 목록 1호이다

건강은 재산 목록 1호이다

by 운영자 2014.04.01

이번 대학 강의 수강생중 스님이 한분 있다. 스님은 작년 가을 학기에도 내 수업을 수강했던 스님인데, 건강이 좋지 않아 안쓰럽게 느끼던 차이다.

이 스님은 수여년 전에 출가하려고 마음먹고, 모든 생활을 정리한 뒤 건강 검진을 하였는데, 병명이 폐병이었다. 그것도 매우 심각할 정도였다.

그래서 출가를 뒤로 미루고 몇 년 간 치료를 하였다. 다행히도 병이 나아 출가해서 스님이 되었는데, 근래 또 병이 도진 것이다.

그래도 심각하지는 않아서 음식을 잘 먹고 조심하면 된다고 하였다.

나도 승려로서 삶을 사는지라 늘 건강 유지를 제일로 삼고 있다.

아마 스님이 아니라 모든 사람의 삶에서 건강만큼 소중한 것은 없을 것이다. 며칠전 이 스님이 감기에 걸렸는데도 수업에 들어와서 스님께 ‘공부보다 지금은 건강을 우선시하라’며 다음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옛날 두 상인이 위험한 곳을 무릅쓰고 먼 곳으로 장사하러 갔다가 많은 돈을 벌어 고향에 돌아왔다.

그런데 그 중의 한 상인은 갑자기 중병에 걸려 병을 고치고자 힘들게 벌어온 돈을 모조리 써버렸고, 점차 병이 깊어져 병도 못 고치고 생활마저 곤란해졌다.

다른 한 상인은 마침 육신이 건강해서 벌어 놓은 재산을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서도 늘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재산이 얼마 안 되는데, 더 많은 이익을 생기게 할 수 없을까?’라는 푸념을 하였다고 한다.

마침 그 마을에 연세가 지긋한 어른이 그에게 이런 충고를 해주었다.

“그대는 지금 병이 없고 건강합니다. 그런데 더 재물을 얻지 못했다고 자꾸 한숨만 쉬고 있으니 보기에 안타깝습니다. 육신의 건강이 이 세상에서 보배 중의 가장 큰 보물입니다.”

십여년전에 나도 병을 앓아보았다. 병든 것만큼 힘든 일은 없다.

많은 병치레 덕에 마음공부를 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아픈 건 서러운 일이다.

설상가상으로 인연관계까지 소원해지기 때문이다.

이 세상 천하를 얻는다 해도 자신이 아프면 무슨 의미가 있을 것이며, 몇 십억이라는 돈을 가지고 있어도 자신의 건강과 어찌 비교 될 것인가?

속된 말로 ‘내가 아프지 않는 것이 주위 사람 도와주는 것’이라는 말도 있다. 자신이 건강해야 옆 사람도 예뻐 보이고, 자신의 건강이 먼저 있어야 가족들의 안위도 챙길 수 있다고 본다.

사람들은 더 많은 경제력, 더 많은 명예를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건강하지 못하다면 명예와 돈이 무슨 의미가 있을 것인가?

설령 회사에서 실직을 당하고, 불명예스러운 일을 당했다고 할지라도 아픈 스님의 암덩어리와 바꾸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저 스님이 출가해서 부처님 공부를 하고 싶어도 건강이 따르지 않으니 공부를 못하고 있다.

그러니 건강한 그 자체가 큰 재산이요, 어떤 것인들 이것에 대변할 재산목록 1호는 없을 거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