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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삶이 아름다운 이유

인간의 삶이 아름다운 이유

by 운영자 2014.04.15

불교 경전에 이런 내용이 있다.

부처님과 제자들 사이에 대화를 하는데, 사람의 목숨에 관한 내용이었다.

부처님께서 먼저 제자들에게 물었다.

“사람 목숨이 얼마 동안에 있느냐?”

A라는 제자가 이렇게 답했다.
“사람의 목숨은 며칠 사이에 있습니다.”

“그대는 아직도 도(道)를 모른다.

그 다음 B라는 제자는 이렇게 답했다.
“밥 먹는 사이에 있습니다.”

“그대도 아직 도를 잘 모른다.”

C라는 제자가 이렇게 답했다.
“부처님, 저는 사람의 목숨이 호흡과 호흡 사이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대는 도를 잘 알고 있다.”

부처님은 사람의 목숨이 호흡과 호흡 사이에 있다고 답한 제자를 칭찬해주었다.

인간이 살아 있을 때는 숨을 쉬었을 것이요, 숨을 쉬지 않는다는 것은 죽음을 말하기 때문이다.

호흡은 삶과 죽음사이의 경계선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삶과 죽음이 숨쉬는 그 찰나 사이에 있다는 것은 인간의 삶이 풀잎에 맺힌 이슬(草露)만큼 짧고 무상함을 보여주는 내용이다.

얼마 전 알고 있던, 한 지인(知人)이 이 세상을 하직했다.

참으로 살아 있다고 장담할 생명이 누가 있을 것이며, 영원한 생명이 계속되는 것처럼 착각하는 인간의 오만이 얼마나 헛된 것인지를 새삼 느낀다.

중국의 진시황제(BC 259~210)가 거대한 산처럼 자신의 릉을 짓고 릉을 지키는 병마용을 지은들 무슨 소용이 있었겠는가!?

그는 불로초를 구해 영원히 살고자 했지만 50살도 채 넘기지 못하고 죽었다.

또한 그리스 · 페르시아 · 인도 등을 정복해 대제국을 건설하고자 했던 마케도니아 알렉산더 대왕(Alexandros the Great, 재위 BC 336∼323)도 33세에 죽었다.

인간을 살상하고, 자신의 야욕을 채우려고 발버둥쳐도 인간의 생명은 늘 한정된 속에서 살아갈 수 밖에 없다.

요 근래 봄철인지라 산과 들에 봄의 향연이 눈을 즐겁게 해준다.

진달래, 벚꽃, 개나리 등 무수한 꽃들이 피어 있다.

이 꽃들이 이렇게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봄 한철 격정적으로 피웠다가 금새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 꽃이 일년 내내 매달려 있다면 사람들은 꽃을 아름답다고 생각지 않는다.

그들의 생명이 짧게 피는 것임을 알기 때문에 사람들은 봄을 만끽하러 꽃구경 을 한다.

인공 꽃이었다면 눈길 한 번 주지 않을 것이다.

사람의 삶도 그러하다. 잠깐 동안의 삶이기에 인간은 위대한 것이고, 그 잠시의 삶이기에 열심히 살아야 하며, 짧은 삶이기에 인간은 아름다운 것이다.

불교에서 말하는 무상(無常)이란 세상과 마음, 모든 존재는 변화될 수 밖에 없는 특성을 갖고 있으므로 있는 그대로를 느끼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여 미래지향적 삶으로 발전시키라는 뜻을 담고 있다.

<정운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