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동뮤지션의 마음을 후벼파는 ‘얼음들’
악동뮤지션의 마음을 후벼파는 ‘얼음들’
by 운영자 2014.04.24
<권영상작가>
- 2002년 한국동시문학회 상임이사
- 좋은생각 월 1회 연제 중
- 저서 국어시간에 읽는 동시 등
“얼음들이 녹아지면/ 조금 더 따뜻한 노래가 나올 텐데/ 얼음들은 왜 그렇게 차가울까, 차가울까요……. 붉은 해가 세수하던 파란 바다/ 그 깊이 묻힌 옛 온기를 바라본다.”
가슴을 후벼파는 듯 한 남녀 듀엣의 목소리가 울려나온다. 더 이상 갈 곳없는 지붕 위에 앉아 파란 바다가 검게 물들어가는 세상에 대해 질문한다. 왜 얼음들은 그렇게 차가울까요?
하고. 들으면 들을수록 ‘얼음들’이 ‘어른들’로 들리는 것은 또 무엇 때문일까.
어른들은 왜 그렇게 차가울까요? 마음 내키면 차에 태워주고 그렇지 않으면 내쫓고, 놀이터에서 서로 싸움질하고, 쓰레기통의 쓰레기를 차지하려고 서로 싸우고, 커피값이 없어 못내는 젊은 얼굴에 주먹질을 하고, 자신의 개를 화나게 한다고 못빼기 공구로 위협하는 어른들을 향해 왜 차갑기만 하냐고 질문한다.
악동뮤지션의 첫 번째 앨범 속에 들어있는 ‘얼음들’이란 노래다. 듀엣 이찬혁과 이수현의 독특하면서도 긴장감 있는 목소리가 마음을 후빈다. 세상은 차고 냉담하다. 취업의 벽앞에 선 젊은이들의 세상은 어른들과 달리 춥다.
그런데도 어른들은 오랫동안 ‘젊은 것들’을 나무라 왔다. 마치 지금의 세상이 젊은 것들 때문에 금방 허물어질 것처럼, 도덕이 땅바닥에 떨어질 것처럼, 나라의 미래가 컴컴해질 것처럼 목청을 높여왔다.
그러나 악동뮤지션은 차분하고 음울한 목소리로 조금도 녹으려하지 않는 어른들의 세상을 안타까워한다. ‘얼음들이 녹아지면 조금 더 따뜻한 노래가 나올 텐데’ 하고.
정말이지 사회를 향해 주먹질해온 어른들의 행패가 부끄럽다.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젊은이들이 들어설 자리를 막아버리고, 부정한 방식으로 자신들만의 견고한 성을 쌓아온 것이 어른들이다.
그들은 욕망의 이빨을 드러내며 세상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그러면서도 젊은이들을 향해 나약하다느니, 배고파보지 못했다느니, 예의를 모른다느니, 탓만 해왔다.
아무리 어른들의 말이 옳다 해도 웬일일까. 악동뮤지션의 ‘얼음들’을 들으면 왜 자꾸 진도 앞바다의 여객선 침몰이 떠오를까.
300여 명의 고등학생을 태운 선장은 어떤 배짱으로 경험 적은 항해사에게 맹골수도를 맡기고 침실로 들어갈 수 있었을까. 어른인 나는 그게 부끄럽다.
그는 어떤 배짱으로 승객들을 내팽개치고 도망쳐나와 병원에서 물리치료도 받고 지갑속의 젖은 돈을 꺼내 말릴 수 있었을까. 어른인 나는 그게 부끄럽다.
이 비정한 선장의 모습이야말로 어쩌면 오늘날 우리 어른들의 일그러진 초상일지도 모른다.
어른들이 만드는 세상이란 늘 이렇다. 경주 리조트 참변을 두 달 전에 보았으면서 또 이러는 게 잘난 어른들이 만드는 우리들이 사는 세상이다. 남이야 어떻게 되든 저들 지갑속의 ‘젖은 돈’을 지키려는 것이 어른들이다. 어른인 나는 그게 부끄럽다.
“어른들 세상 추위로 풀렸으면 해/ 얼었던 사랑이 이젠 주위로 흘렀으면 해.”
악동뮤지션의 목소리가 나를 점점 아프게 한다. 아니 내 마음에 섬처럼 차갑게 떠도는 얼음장을 찾아 녹이라 한다. 그래서 세상을 사랑으로 좀 따뜻하게 만들어 보라 한다.
어른들만 살겠다고 성을 쌓지 말고, 젊은이들을 위해 좀 양보해 보라 한다.
- 2002년 한국동시문학회 상임이사
- 좋은생각 월 1회 연제 중
- 저서 국어시간에 읽는 동시 등
“얼음들이 녹아지면/ 조금 더 따뜻한 노래가 나올 텐데/ 얼음들은 왜 그렇게 차가울까, 차가울까요……. 붉은 해가 세수하던 파란 바다/ 그 깊이 묻힌 옛 온기를 바라본다.”
가슴을 후벼파는 듯 한 남녀 듀엣의 목소리가 울려나온다. 더 이상 갈 곳없는 지붕 위에 앉아 파란 바다가 검게 물들어가는 세상에 대해 질문한다. 왜 얼음들은 그렇게 차가울까요?
하고. 들으면 들을수록 ‘얼음들’이 ‘어른들’로 들리는 것은 또 무엇 때문일까.
어른들은 왜 그렇게 차가울까요? 마음 내키면 차에 태워주고 그렇지 않으면 내쫓고, 놀이터에서 서로 싸움질하고, 쓰레기통의 쓰레기를 차지하려고 서로 싸우고, 커피값이 없어 못내는 젊은 얼굴에 주먹질을 하고, 자신의 개를 화나게 한다고 못빼기 공구로 위협하는 어른들을 향해 왜 차갑기만 하냐고 질문한다.
악동뮤지션의 첫 번째 앨범 속에 들어있는 ‘얼음들’이란 노래다. 듀엣 이찬혁과 이수현의 독특하면서도 긴장감 있는 목소리가 마음을 후빈다. 세상은 차고 냉담하다. 취업의 벽앞에 선 젊은이들의 세상은 어른들과 달리 춥다.
그런데도 어른들은 오랫동안 ‘젊은 것들’을 나무라 왔다. 마치 지금의 세상이 젊은 것들 때문에 금방 허물어질 것처럼, 도덕이 땅바닥에 떨어질 것처럼, 나라의 미래가 컴컴해질 것처럼 목청을 높여왔다.
그러나 악동뮤지션은 차분하고 음울한 목소리로 조금도 녹으려하지 않는 어른들의 세상을 안타까워한다. ‘얼음들이 녹아지면 조금 더 따뜻한 노래가 나올 텐데’ 하고.
정말이지 사회를 향해 주먹질해온 어른들의 행패가 부끄럽다.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젊은이들이 들어설 자리를 막아버리고, 부정한 방식으로 자신들만의 견고한 성을 쌓아온 것이 어른들이다.
그들은 욕망의 이빨을 드러내며 세상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그러면서도 젊은이들을 향해 나약하다느니, 배고파보지 못했다느니, 예의를 모른다느니, 탓만 해왔다.
아무리 어른들의 말이 옳다 해도 웬일일까. 악동뮤지션의 ‘얼음들’을 들으면 왜 자꾸 진도 앞바다의 여객선 침몰이 떠오를까.
300여 명의 고등학생을 태운 선장은 어떤 배짱으로 경험 적은 항해사에게 맹골수도를 맡기고 침실로 들어갈 수 있었을까. 어른인 나는 그게 부끄럽다.
그는 어떤 배짱으로 승객들을 내팽개치고 도망쳐나와 병원에서 물리치료도 받고 지갑속의 젖은 돈을 꺼내 말릴 수 있었을까. 어른인 나는 그게 부끄럽다.
이 비정한 선장의 모습이야말로 어쩌면 오늘날 우리 어른들의 일그러진 초상일지도 모른다.
어른들이 만드는 세상이란 늘 이렇다. 경주 리조트 참변을 두 달 전에 보았으면서 또 이러는 게 잘난 어른들이 만드는 우리들이 사는 세상이다. 남이야 어떻게 되든 저들 지갑속의 ‘젖은 돈’을 지키려는 것이 어른들이다. 어른인 나는 그게 부끄럽다.
“어른들 세상 추위로 풀렸으면 해/ 얼었던 사랑이 이젠 주위로 흘렀으면 해.”
악동뮤지션의 목소리가 나를 점점 아프게 한다. 아니 내 마음에 섬처럼 차갑게 떠도는 얼음장을 찾아 녹이라 한다. 그래서 세상을 사랑으로 좀 따뜻하게 만들어 보라 한다.
어른들만 살겠다고 성을 쌓지 말고, 젊은이들을 위해 좀 양보해 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