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백의 영혼으로 피어나라
순백의 영혼으로 피어나라
by 운영자 2014.05.02
‘잭슨 목련(Jackson Magnolia)’ 묘목을 경기도 안산시 단원고등학교 교정에 심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세월호 사고에 대한 위로의 의미로 기증한 나무다.숭고한 정신, 우애라는 꽃말처럼 동맹국의 우정과 애도의 뜻이 담겼다. 앤드류 잭슨(1767. 3∼1845. 6)은 미국 7대 대통령에 당선 됐으나 취임하기 직전인 1828년 12월, 부인 레이첼이 세상을 떠났다.
평소 아내가 좋아했던 목련 나무를 백악관으로 가져와 심었다. 봄이면 흐드러지게 피는 목련꽃을 바라보며 그를 기렸다.
180년 넘게 꽃을 피우는 잭슨 목련은 ‘사랑하는 이를 잃은 사람에 대한 위로’와 봄마다 다시 피어나는 ‘부활’의 의미로 가슴에 새긴다.
잭슨은 대통령 취임 후 재혼하지 않고 자신의 머리맡에 레이첼의 초상화를 걸어두었다. 임종을 맞으며 “만약 레이첼이 천국에 없다면 천국은 천국이 아닐꺼야”라고 말했다니 천국에서 다시 만날 것을 굳게 믿을 정도로 사랑했는가 보다.
앤드류 잭슨의 공과는 많다. ‘관직순환제’를 도입하여 근무연한이 오래된 공무원을 해임한 뒤 평민들도 공무원이 될 수 있도록 길을 터 줘 관리의 부패를 막은 건 높이 평가할만하다.
일반 대중의 정치참여 폭을 넓힌 이른바 ‘잭슨 민주주의’는 20세기 초반까지 영향력을 미쳤다.
하지만 인디언과 맺은 협정을 어기고 ‘인디언 보호구역’으로 강제 이주시킨 뒤 그 땅을 차지한 정책은 오점으로 남는다.
미시시피 강 동쪽에 살던 인디언들이 아칸소와 오클라호마의 보호구역으로 4만 5000여 명을 강제 이주시켰던 ‘눈물의 길’과 인디언 유적지를 오래 전에 둘러보며 눈시울을 적셨다.
삶의 터전을 빼앗긴 인디언들은 미시시피 강을 건너다 물결에 휩쓸려 수장되기도 했다.
목련은 봄꽃의 백미다. 탐스럽고 고결하다. 고교시절 교정에 핀 백목련을 황홀하게 바라보던 기억이 새롭다.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는 박목월의 시구를 읊으며 무지개 꿈을 꾸던 그 시절이 아련한 추억으로 일렁인다. 목련은 쪽빛 하늘을 배경으로 우윳빛 꽃망울이 봉긋이 솟을 때 가장 아름답다.
까르르 해맑게 웃는 아기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하얀 무명 옷섶을 헤치고 아이에게 젖을 물리는 어머니의 모습같이 숭고하다. 목련의 화려한 자태는 봄 꿈 만큼 짧다. 봄 햇살에 솜이불을 걷어 제치듯 솜털 옷을 벗고 활짝 피자마자 봄바람에 하염없이 진다.
4월은 잔인했다. 가슴 먹먹하고 비통하다. 실낱같던 기대와 희망, 안전과 신뢰도 세월호와 함께 침몰했다.
아이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조차 부끄럽다. 총체적 불신의 늪에서 우왕좌왕 허우적거린 우리는 모두 죄인이 된 듯 하다.
사랑하는 이들을 잃어버린 이별과 상실의 고통을 치유할 위로의 말을 찾을 수 없어 고통스럽다.
통곡의 바다에 슬픔과 분노를 쏟아내야 한다. 그래야 산자들은 살 수 있다. 잘 가라, 아이들아! 해마다 4월이면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피어내듯’ 잭슨목련에 순백의 영혼으로 피어나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 사회, 상식이 통하는 세상, 비정상이 정상인 나라에 다시 태어나 못다 피운 꿈을 펼쳐라.
평소 아내가 좋아했던 목련 나무를 백악관으로 가져와 심었다. 봄이면 흐드러지게 피는 목련꽃을 바라보며 그를 기렸다.
180년 넘게 꽃을 피우는 잭슨 목련은 ‘사랑하는 이를 잃은 사람에 대한 위로’와 봄마다 다시 피어나는 ‘부활’의 의미로 가슴에 새긴다.
잭슨은 대통령 취임 후 재혼하지 않고 자신의 머리맡에 레이첼의 초상화를 걸어두었다. 임종을 맞으며 “만약 레이첼이 천국에 없다면 천국은 천국이 아닐꺼야”라고 말했다니 천국에서 다시 만날 것을 굳게 믿을 정도로 사랑했는가 보다.
앤드류 잭슨의 공과는 많다. ‘관직순환제’를 도입하여 근무연한이 오래된 공무원을 해임한 뒤 평민들도 공무원이 될 수 있도록 길을 터 줘 관리의 부패를 막은 건 높이 평가할만하다.
일반 대중의 정치참여 폭을 넓힌 이른바 ‘잭슨 민주주의’는 20세기 초반까지 영향력을 미쳤다.
하지만 인디언과 맺은 협정을 어기고 ‘인디언 보호구역’으로 강제 이주시킨 뒤 그 땅을 차지한 정책은 오점으로 남는다.
미시시피 강 동쪽에 살던 인디언들이 아칸소와 오클라호마의 보호구역으로 4만 5000여 명을 강제 이주시켰던 ‘눈물의 길’과 인디언 유적지를 오래 전에 둘러보며 눈시울을 적셨다.
삶의 터전을 빼앗긴 인디언들은 미시시피 강을 건너다 물결에 휩쓸려 수장되기도 했다.
목련은 봄꽃의 백미다. 탐스럽고 고결하다. 고교시절 교정에 핀 백목련을 황홀하게 바라보던 기억이 새롭다.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는 박목월의 시구를 읊으며 무지개 꿈을 꾸던 그 시절이 아련한 추억으로 일렁인다. 목련은 쪽빛 하늘을 배경으로 우윳빛 꽃망울이 봉긋이 솟을 때 가장 아름답다.
까르르 해맑게 웃는 아기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하얀 무명 옷섶을 헤치고 아이에게 젖을 물리는 어머니의 모습같이 숭고하다. 목련의 화려한 자태는 봄 꿈 만큼 짧다. 봄 햇살에 솜이불을 걷어 제치듯 솜털 옷을 벗고 활짝 피자마자 봄바람에 하염없이 진다.
4월은 잔인했다. 가슴 먹먹하고 비통하다. 실낱같던 기대와 희망, 안전과 신뢰도 세월호와 함께 침몰했다.
아이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조차 부끄럽다. 총체적 불신의 늪에서 우왕좌왕 허우적거린 우리는 모두 죄인이 된 듯 하다.
사랑하는 이들을 잃어버린 이별과 상실의 고통을 치유할 위로의 말을 찾을 수 없어 고통스럽다.
통곡의 바다에 슬픔과 분노를 쏟아내야 한다. 그래야 산자들은 살 수 있다. 잘 가라, 아이들아! 해마다 4월이면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피어내듯’ 잭슨목련에 순백의 영혼으로 피어나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 사회, 상식이 통하는 세상, 비정상이 정상인 나라에 다시 태어나 못다 피운 꿈을 펼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