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나무와 한국축구

나무와 한국축구

by 운영자 2014.07.14

이번 브라질 월드컵은 시간차 때문에 국민들의 열광적인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지만, 관심부족은 무엇보다도 한국 축구에 대한 기대가 낮기 때문이다.한국의 축구가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크게 달라지지 못한 것은 여전히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축구의 가장 큰 문제는 낮은 기본기이다.

나무가 수 천 년 동안 살아갈 수 있는 것은 뿌리가 튼튼하기 때문이다. 뿌리가 약하면 바람에 넘어지기 십상이다.

한국축구는 뿌리가 약하다. 가장 기본적인 체력은 물론 기술이 취약하다.

그래서 골 결정력의 문제는 단골지적사항이다. 축구선진국의 선수들을 보면 뛰어난 체력에 탁월한 골 결정력을 갖추고 있다.

한국의 손흥민이 칭찬받고 있는 것도 그의 체력과 골 결정력 때문이다. 손흥민이 지금처럼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어린 시절부터 다른 선수와 달리 체계적인 체력 훈련에 기초한 기술을 연마했기 때문이다.

한국축구의 또 다른 문제는 감독의 자질이다. 홍명보 국가대표를 비롯한 한국축구의 감독들은 기초훈련에 심혈을 기울이지 않는다.

히딩크가 짧은 시간에 한국의 축구를 월드컵에서 4강에 올릴 수 있었던 것은 기초훈련을 통해서였다. 그러나 그 이후 한국의 축구감독은 히딩크의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 단시간에 올릴 수 있는 성과에 매달리고 있다.

나무가 존경받는 이유는 변화 때문이다. 그러나 한구의 축구감독은 변하지 않는다. 그래서 한국의 축구도 크게 바뀌지 않는다. 능력이 부족한 사람은 언제나 핑계를 댄다.

한국의 축구가 안고 있는 문제를 지적하면 언제나 이런 저런 조건을 달아 변명한다. 변명하는 지도자는 조직을 바꿀 수 없다.

위대한 지도자는 문제를 알고 있으면 핑계대지 않고 바로 문제 해결에 필요한 조치를 취한다. 그러면 얼마 후 좋은 성과가 나타난다.

홍명보 감독의 안일한 전략전술도 변화에 둔감한 탓이다. 한국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소나무는 사람들이 눈치 채지 못할 만큼의 빠른 변화를 통해 늘 푸른 모습을 보여준다. 과감한 인식의 전환 없이는 한국 축구의 미래는 밝지 않다.

과감한 선수선발과 기용 없이는 새로운 인물을 만들 수 없다. 소나무는 한국인들에게 아주 익숙하지만 언제나 새롭다. 감독이 익숙한 방법으로 선수를 지도하면 한국 축구의 미래는 없다.

하루 빨리 익숙한 방법에서 벗어나야 한다. 익숙한 방법에서 벗어나는 지름길은 자신이 바뀌는 것이다.

감독이 바뀌지 않은 채 선수들에게 변화를 요구하면 성공할 수 없다. 솔선수범이 제일 중요하다.

공도 둥글고 나무도 둥글다. 둥근 공을 다루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러나 둥글기 때문에 누구나 잘 다룰 수 있다. 국민들이 한국 축구를 볼 때마다 답답한 마음을 버릴 수 없는 것은 언제나 같은 문제를 목격해야하기 때문이다.

오랜 세월동안 같은 문제를 지적하고 있는 데도 크게 개선되지 않으니, 이 만큼 답답한 일이 또 있을까. 국민들은 중간 수준에서 아주 높은 단계로 올라가는 과정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도 잘 안다.

그러나 지금까지 한국 축구가 높은 수준으로 오르지 못하는 것은 결코 그 과정이 어렵기 때문만이 아니다. 문제의 본질을 알고 끊임없이 변화하려는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월드컵이 끝나면 지난번처럼 똑 같은 지적이 쏟아질 것이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4년 뒤 똑 같은 결과를 지켜봐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