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엉뚱한 질문이 세상을 바꾼다

엉뚱한 질문이 세상을 바꾼다

by 운영자 2014.12.26

“지금 행복하냐?” “아니요, 사는 게 너무 힘들어요” 삶이 버거운 어른의 푸념이 아니다.초등학교 5학년 어린이의 호소다. “무엇 때문에 힘든가?” “공부 때문에 힘들어요”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전국에서 모집한 23명의 어린이연구원들이 설문조사한 보고서 내용이어서 더욱 생생하다.

초등학교 5∼6학년 1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2명(92.7%)이 정규교육 외에 학원, 학습지, 과외 등 사교육을 받는다고 응답했다.

서울 강남의 한 초등학교 6학년생의 일과는 취업준비생 만큼이나 빡빡하다. 오전 2시 30분 취침, 오전 7시 기상, 오후 3시 하교, 오후 6시까지 영어학원, 오후 10시까지 수학학원, 이후 피아노 교습, 한자와 중국어 공부를 한 뒤 숙제를 하고 잠자리에 든다.

놀 시간이 없고, 잠이 부족하니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 시험결과가 안 좋거나 성적이 떨어지면 부모님께 혼날까봐 두려움을 느낀다고 한다. 아이의 적성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성적 올리기 전쟁터에 내몰고 있다.

사교육에 지친 아이들은 자신만의 생각을 키울 여유조차 없다. 베이컨은 ‘아는 것이 힘’라고 했지만, 이제는 생각이 힘이고 경쟁력이다. 획일적 지식습득시대는 끝났다. 흥미를 가지는 분야를 찾아 스스로 도전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왕성한 호기심은 엉뚱한 행동을 낳기도 하지만 새로운 생각을 만들어 내는 힘이다.

전국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엉뚱하고 기발한 질문을 자유롭게 유도하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발상대회’ 결선이 27일 단국대 죽전캠퍼스에서 열린다고 한다.

노벨상 수상 후보 발굴과 창조적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사단법인 녹색삶지식경제연구원이 3년째 펼치는 이색 행사이다. 대회 관계자는 “어릴 때의 엉뚱한 생각과 엉뚱한 질문이 세상을 바꾸고 노벨상을 수상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라고 강조한다.

올해는 2008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하랄트 추어하우젠 박사가 시상식에 참여하여 미래의 노벨상후보를 격려할 것이라고 한다.

질문은 창의적 사고력 확장의 중요 요소다. 대입시험과 대기업 취업시험도 단순한 지식보다 상상력과 창의력을 요구한다. ‘세종대왕과 외계인이 2040년에 만났다고 가정하고 둘 사이에 어떤 대화가 이뤄질지 서술하시오’ 연세대학교 수시 창의에세이 문항으로 독창적인 상상력을 요구한다.

올 봄에 치른 삼성 입사시험엔 ‘토르, 슈퍼맨, 울버린, 아이언맨 중 성격이 다른 슈퍼히어로는 누구인가?’ 할리우드 영화주인공이 등장했다. 선천적 능력, 비행(飛行) 여부, 활동무대, 만화원작사 소속 등 관점에 따라 넷 모두 답이 될 수 있는 만큼 독창적 창의성이 키포인트다.

NIE(신문활용교육) 강의를 하면서 신문을 읽을 때도 ‘Why?, 즉, 의문을 가지라고 강조한다.

공무원연급개혁 기사가 나오면 무엇이 문제인가?(문제 제기), 어떤 영향이 있는가?(국가와 사회), 비슷한 사례는 있는가?(과거와 외국), 앞으로 어떻게 될까?(결과 예측 및 전망),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해결 방안), 스스로의 생각(주장)을 정리하면 사고력과 비판력, 창의력이 쑥쑥 늘게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