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씨 속의 ‘숟가락’과 창조정신
감씨 속의 ‘숟가락’과 창조정신
by 운영자 2015.02.27
배움의 끝은 없다. 삶 자체가 배움의 과정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과정은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감나무과의 감나무는 많은 사람들에게 달콤한 추억을 안겨준 대표적인 나무이다.
『유양잡조(酉陽雜俎)』에는 감나무 대한 일곱 가지 장점, 즉 칠절(七絶)을 언급하고 있다. ‘첫째 오래 살고, 둘째 좋은 그늘을 만들고, 셋째 새가 집을 짓지 않고, 넷째 벌레가 없으며, 다섯째 단풍이 아름답고, 여섯째 열매가 먹음직스럽고, 일곱째 잎이 크다’라는 내용이다.
물론 『유양잡조』의 저자인 중국 당나라 단성식(段成式)의 주장에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도 없지 않다.
예컨대 오래 살거나, 새가 집을 짓지 않는다거나, 벌레가 없다는 내용은 쉽게 동의하기 어렵다.
나무의 장수는 기준에 따라 다르지만, 감나무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것은 경북 상주시 외남면의 ‘하늘 아래 첫 감나무’이다.
이 감나무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접붙인 나무로 알려졌으며, 나이는 대략 750살이다. 이 감나무에서 열리는 감은 임금님에게 바칠 만큼 유명하지만, 천연기념물로 지정되는 영광은 얻지 못했다.
우리나라의 유일한 천연기념물 감나무는 경상남도 의령군 백곡리의 450살 감나무(제492호)이다.
나는 감나무에 대한 추억이 아주 많지만 얼마 전에서야 감씨 안에 숟가락 모양의 씨방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어린 시절에는 감씨도 허기를 채우는 데 긴요했기 때문에 씨방을 확인할 기회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감씨의 씨방을 기억하지 못했지만, 농촌에서 살았던 주위 사람들 중에는 생생하게 기억하는 자들이 적지 않았다.
그렇다. 같은 감을 통해서 추억을 되새김질하지만, 사람마다 관점이 다를 수밖에 없다.
나는 감씨 속의 숟가락을 확인하기 위해 씨앗을 쪼개보았다. 그런데 감씨는 생각보다 쉽게 열리지 않는다. 칼로 감씨를 쪼개다가 자칫 손을 다칠 가능성이 아주 높아서 어른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며, 어린이는 애초부터 시도하지 않아야 한다.
금방 감을 먹고 난 후의 감씨는 좀 촉촉하기 때문에 씨방을 확인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그러나 시간이 많이 지나 감씨가 말라버리면 씨방을 확인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가능하면 씨방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감을 먹고 난 후 금방 작업하는 것이 좋다. 감씨의 씨방은 대부분 숟가락 모양을 닮았지만, 위치는 감씨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씨방은 갈색의 감씨와 달리 하얀색이기 때문에 아주 선명하게 드러난다.
왜 감씨의 씨방은 숟가락을 닮았을까. 숟가락 모양은 아마도 땅에서 발아하기 좋게 설계되었을 테지만, 숟가락이 갖는 한국인의 이미지 덕분에 보는 순간 허기가 닥쳐온다. 감의 씨방처럼 이미지는 ‘괴물’처럼 무섭다.
만약 한국 사람처럼 숟가락을 모르는 사람이 감씨의 씨방을 보았다면 분명 다른 이미지를 떠올렸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감씨의 씨방에서 숟가락을 떠올린 것은 결코 허상이 아니다. 한 인간의 상상은 언제나 현실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실 속의 상상은 현실이 아니라 또 다른 세계를 이끈다.
그래서 감씨의 씨방 모양은 단순히 숟가락이 아니라 숟가락과 연결된 수많은 이미지를 생성한다. 나는 이러한 과정이 진정 창조 정신이라 믿는다.
『유양잡조(酉陽雜俎)』에는 감나무 대한 일곱 가지 장점, 즉 칠절(七絶)을 언급하고 있다. ‘첫째 오래 살고, 둘째 좋은 그늘을 만들고, 셋째 새가 집을 짓지 않고, 넷째 벌레가 없으며, 다섯째 단풍이 아름답고, 여섯째 열매가 먹음직스럽고, 일곱째 잎이 크다’라는 내용이다.
물론 『유양잡조』의 저자인 중국 당나라 단성식(段成式)의 주장에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도 없지 않다.
예컨대 오래 살거나, 새가 집을 짓지 않는다거나, 벌레가 없다는 내용은 쉽게 동의하기 어렵다.
나무의 장수는 기준에 따라 다르지만, 감나무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것은 경북 상주시 외남면의 ‘하늘 아래 첫 감나무’이다.
이 감나무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접붙인 나무로 알려졌으며, 나이는 대략 750살이다. 이 감나무에서 열리는 감은 임금님에게 바칠 만큼 유명하지만, 천연기념물로 지정되는 영광은 얻지 못했다.
우리나라의 유일한 천연기념물 감나무는 경상남도 의령군 백곡리의 450살 감나무(제492호)이다.
나는 감나무에 대한 추억이 아주 많지만 얼마 전에서야 감씨 안에 숟가락 모양의 씨방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어린 시절에는 감씨도 허기를 채우는 데 긴요했기 때문에 씨방을 확인할 기회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감씨의 씨방을 기억하지 못했지만, 농촌에서 살았던 주위 사람들 중에는 생생하게 기억하는 자들이 적지 않았다.
그렇다. 같은 감을 통해서 추억을 되새김질하지만, 사람마다 관점이 다를 수밖에 없다.
나는 감씨 속의 숟가락을 확인하기 위해 씨앗을 쪼개보았다. 그런데 감씨는 생각보다 쉽게 열리지 않는다. 칼로 감씨를 쪼개다가 자칫 손을 다칠 가능성이 아주 높아서 어른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며, 어린이는 애초부터 시도하지 않아야 한다.
금방 감을 먹고 난 후의 감씨는 좀 촉촉하기 때문에 씨방을 확인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그러나 시간이 많이 지나 감씨가 말라버리면 씨방을 확인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가능하면 씨방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감을 먹고 난 후 금방 작업하는 것이 좋다. 감씨의 씨방은 대부분 숟가락 모양을 닮았지만, 위치는 감씨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씨방은 갈색의 감씨와 달리 하얀색이기 때문에 아주 선명하게 드러난다.
왜 감씨의 씨방은 숟가락을 닮았을까. 숟가락 모양은 아마도 땅에서 발아하기 좋게 설계되었을 테지만, 숟가락이 갖는 한국인의 이미지 덕분에 보는 순간 허기가 닥쳐온다. 감의 씨방처럼 이미지는 ‘괴물’처럼 무섭다.
만약 한국 사람처럼 숟가락을 모르는 사람이 감씨의 씨방을 보았다면 분명 다른 이미지를 떠올렸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감씨의 씨방에서 숟가락을 떠올린 것은 결코 허상이 아니다. 한 인간의 상상은 언제나 현실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실 속의 상상은 현실이 아니라 또 다른 세계를 이끈다.
그래서 감씨의 씨방 모양은 단순히 숟가락이 아니라 숟가락과 연결된 수많은 이미지를 생성한다. 나는 이러한 과정이 진정 창조 정신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