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청년은 우리의 미래다

청년은 우리의 미래다

by 운영자 2015.03.17

‘88만 원 세대’라는 용어가 유행이었던 적이 있었다. 이는 당시 저임금 노동으로 착취를 당하며 비정규직으로 떠돌아다니던 20~30대의 젊은 세대를 일컫는 말이었다.최근에는 불안정한 일자리와 치솟는 집값, 자녀교육문제 등 경제적인 이유로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20~30대의 젊은 세대들을 ‘삼포세대’라 부르고 여기에 내 집 마련과 인간관계까지 더 해 ‘오포세대’라는 말까지 나돌아 다닌다.

이에 대해 기성세대들의 시선은 따갑다. 많은 사람들이 요즘 젊은이들은 편안함에 안주하고 패기도 없고 도전할 줄 모른다고 꾸짖는다. 하지만 젊은이들은 이러한 지적에 동의하지 않는다.

베스트셀러가 되었던 서울대 모 교수의 청춘 시절엔 아프고 힘든 게 당연하다는 논리의 저서가 정작 청년들에겐 거센 비판을 받기도 했다. 현실을 전혀 감안하지 못한 내용과 주장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달 25일, 미국의 퓨리서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6월 한국 성인남녀 1009명 등 44개국 4만 864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의 ‘젊은층’(18∼33세, 21세기 들어 성인이 된 세대)이 다른 나라에 비해 미래를 더 비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퓨리서치는 이 연령대 한국인 응답자 중 ‘현재의 자식 세대가 부모 세대보다 미래에 경제적으로 더 윤택할 것으로 보는가’라는 질문에 43%만이 ‘그렇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 연령대에서 ‘그렇다’의 비율이 50세 이상 계층(61%)보다 적게 나온 나라는 조사대상 44개국 중 한국이 유일했다며 “미래를 밝게 전망하는 것이 특징인 미국, 유럽의 젊은이와 달리 한국의 젊은 세대는 낙관적인 사람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연령대 계층 응답자 중 ‘교육이 성공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 사람이 32%, ‘열심히 일하는 것이 성공에 매우 중요하다’고 답한 사람이 22%에 불과했다. 이와 함께 자국 사회 전반에 대한 젊은이들의 만족도를 보면, 독일은 70%, 영국은 53%, 미국은 43%인 반면 우리나라는 겨우 20%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이를 두고 “한국 학생의 수학, 과학, 읽기 실력은 세계 최상위이지만 교육과 근면한 노동이 성공으로 이어진다고 보는 세대는 거의 없다”고 꼬집었다.

여기서 눈여겨 볼 대목은 우리의 젊은 세대들이 미래를 예측하는 지표로 제시된 사회현상 전 분야에 대해 매우 비관적이며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는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젊은 세대들이 기성세대들에 비해 보다 더 진취적이고, 긍정적이며, 희망적인 경향이 있다.

그들에게는 상대적으로 더 많은 시간, 더 많은 기회가 남아 있으며, 더 많은 관용과 관심과 배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러한 조사결과가 나온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해 우리나라 통계청이 발표한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는 청년층 고용이 얼마나 불안정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졸업 후 첫 일자리 고용 형태가 임금근로자인 경우 취업하는데 평균 12개월이나 걸렸지만 첫 직장에서 근속한 평균 기간은 1년 7개월에 불과하고, 첫 일자리의 고용 형태 중 38%가 계약직이나 임시직이었다.

청년층의 한숨은 부모 세대의 불행으로 이어진다. 대한민국 경제 기적의 주인공들인 5060세대는 편안한 노후는커녕 장기 무직 상태에 있는 자녀의 짐까지 떠안으며 중산층에서 빈곤층으로 추락하고 있다.

자녀와 부모 세대 간에 이어지는 불행의 고리를 못 끊으면 국민 행복을 논할 수 없다. 자녀가 경제적으로 홀로 서야 부모는 비로소 웃을 수 있다.

최고의 해결책은 경제가 좋아져 좋은 일자리가 많이 생기는 것이지만 최근 국내외 경제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며, 일자리 창출을 위한 규제 개혁과 노동시장 구조 개혁도 지지부진하다. 양질의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다고 비관적으로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정부와 기업은 이들을 위한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 보급하고 기존 정책들에 대해서는 보다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한다.

또한 기성세대는 젊은 세대와 가치관의 차이가 있음을 인정하고, 젊은 세대의 입장을 이해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기성세대는 젊은 세대의 거울이다. 사회지도층 인사들은 자신의 위치에 걸맞은 역할을 해내는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몸소 실천함으로써 젊은 세대들에게 자긍심과 희망을 심어 주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시급한 국가적과제는 우리나라가 고도성장 과정에서 축적된 온갖 부정적이고 비합리적인 사회현상을 바로잡는 일이다. 기본이 바로 서고 노력한 만큼 성취하는 사회가 성숙한 사회이다.

박근혜정부의 국정기조인 ‘비정상의 정상화’와 ‘국가개조’ 철학이 구호에만 그치지 않고 국가정책에 스며들어 국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잘못된 부분을 과감하게 바꿔 나가야 한다. 더 이상 지체할 겨를이 없다. 청년은 우리의 미래이자 희망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아름다운 청년들이 좌절의 수렁에서 벗어나 거침없는 도전정신으로 꿈과 희망을 성취해 가는 역동적이고 진취적인 대한민국을 꿈꿔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