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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미의 순천만 이야기 ⑦ - 짱뚱어

황선미의 순천만 이야기 ⑦ - 짱뚱어

by 운영자 2015.07.31

펄 같은 꿈을 간직한 ‘짱뚱어’
갯벌에 바닷물이 빠지는 썰물시간에 맞춰 굴 밖으로 나와 먹이를 찾거나 짝을 찾는 저서동물(갯벌 밑바닥에 붙어 사는 동물)이 쉽게 관찰된다.이중 수륙양생형 어류가 있는데 바로 짱뚱어다. 성체 크기로 성장하면 물속보다 물밖에서 생활하는 것을 좋아하는 특이한 녀석이다.

한국에 서식하는 짱뚱어류는 남방짱뚱어와 짱뚱어 두 종으로 남방짱뚱어는 한국과 중국의 조간대 하부의 갯벌에 한정적으로 분포하고 짱뚱어는 한국, 일본, 중국, 대만, 말레이 제도 연안에 분포한다.

짱뚱어는 농어목 망둑어과에 속하며 오염에 민감한 환경지표종이다.

가무잡잡한 피부에 푸른 형광색 무늬가 있어 ‘비단짱뚱어’라 부르기도 하고 겨울잠을 자기 때문에 ‘잠둥어’라 부르기도 한다.

생김새는 머리는 크고 위아래로 납작하며 머리의 너비가 몸의 너비에 비해 크다. 머리 꼭대기 양옆에 있는 눈은 작고 눈 사이는 좁다.
순천만 짱뚱어의 산란기는 5월 하순부터 8월 중순으로 한 마리당 알을 낳는 개수는 2917 ~ 5만 2581립 정도로 평균 2만 2820립을 낳는다.부화 직후 3.0~3.4mm까지 바다 속에서 생활을 하며 16mm부터 갯벌 속에 구멍을 뚫고 저서생활을 하고 부화 후 2년이 되면 성어로 생활한다.

진흙이 많은 갯벌에 사는 대표적인 저서동물로 염분이 낮은(9~11‰) 갯벌 속에 Y자 모양이나 L자모양으로 서식굴을 파고 생활한다. 간조시 순천만 갯벌 바닥 위를 기어다니며 머리를 좌우로 휘저어 갯벌을 긁어 먹고 만조시 굴 속에 숨어 있는다.

짱뚱어의 소화관 내용물을 확인해 보면 갯벌표면에 사는 식물성플랑크톤인 규조류가 대부분이고 가끔 작은 게도 관찰된다.

연안개발과 환경오염으로 국내 짱뚱어 서식지 감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서식지는 점점 감소되는데 자연산 스태미너 음식재료로 알려지면서 수요가 증가해 포획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와 가까운 일본은 환경성에서 2003년 짱뚱어를 멸종위기 2급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1970년대부터 폐수가 연안으로 유출되면서 서식지가 오염되어 어획량과 개체수가 급감했다. 특히 나가사키 현에 위치한 서식지의 90%가 사라졌는데 이중 이사하야만 지역은 간척으로 인해 짱뚱어가 멸종위기에 처하자 짱뚱어를 소송당사자로 내세워 갯벌 복원을 위한 법정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중국 역시 남획과 연안의 오염으로 짱뚱어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뜨거운 햇살이 반사되어 검은 흑진주처럼 빛나는 순천만 갯벌, 오늘도 수컷 짱뚱어는 암컷의 사랑을 받기 위해 고난도 점프를 선보이며 순천만의 천연성에 기대어 살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