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황선미의 순천만 이야기 ⑧ - 갈대꽃

황선미의 순천만 이야기 ⑧ - 갈대꽃

by 운영자 2015.08.13

순천만 갈대꽃이 피었습니다
본격적인 휴가시즌을 맞아 폭염주의보 속에서도 순천만을 찾는 탐방객은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 5월에 순천만과 순천만정원이 ‘2015 대한민국 경관대상’에서 최고의 경관으로 선정되고 도심이 습지로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조성한 순천만정원은 9월 5일 대한민국 국가정원 1호 등록을 앞두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우리지역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듯하다.

순천만 탐방객의 관심을 끄는 것은 단연 갈대군락이다. 순천만 갈대군락은 우리나라에서 자취를 감춘 자연하구에 형성되어 있어 그 자연성과 원시성은 탐방객의 재방문을 유도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갈대처럼 염분 농도가 높은 토양에 잘 적응하여 생육하고 이와 관련된 형태적 특성과 체내 염분을 제거하기 위한 작용을 하는 식물을 염생식물(Halophyte)이라고 하는데 염생식물이 자라는 곳, 즉 주기적으로 해수의 영향을 받으면서 식물이 분포하는 곳을 염습지라고 한다.

염습지는 육상과 해양생태계를 연결해 주는 매우 중요한 생태계로서 육지로부터 유입되는 각종 오염물질의 정화기능을 갖고 다양한 생물의 서식처를 제공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염습지 식물종은 물리적 환경에 매우 취약한 생태계에서 생육하며 종다양성은 낮지만 강한 일조량에도 견딜 수 있는 생존전략을 통하여 특수하게 적응된 염습지 식물군락을 형성한다.

순천만에 분포하는 염생식물은 16과 25속 33종이며, 이 중 갈대는 동천과 이사천이 만나는 지점에서 시작되어 순천만에 이르기까지 10리길에 이른다.

벼과의 다년생식물 갈대는 강과 바다가 만나는 기수역에서 가장 왕성한 번식력을 보인다. 원래 풀 이름인 ‘갈’과 풀의 줄기를 뜻하는‘대’가 합쳐져 만든 이름으로 지붕재료, 갈대발, 갈대빗자루로 이용된다. 순천만 갈대군락은 누군가 만들어 놓은 것처럼 동그란 원형군락을 형성하고 있다.

갈대는 주로 씨앗보다 잘려진 뿌리에 의해 번식 한다. 과거 하천정비 사업을 하며 캐어진 갈대뿌리가 지금의 갯벌에 정착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갯벌에 정착 후 원형모양으로 자기영역을 확장해 가다 다른 군락과 만나면 넓은 갈대군락을 형성하는 것이다. 지난 장마는 갈대에게 고난의 시간이었다. 강한 비바람과 포개져 갯벌에 누웠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일어서기를 반복하더니 지난 7월 22일 드디어 갈대꽃 개화 소식을 전해주었다. 갈대꽃이 피었다는 소식에 갈대빗자루를 만드는 마을주민들의 발걸음이 분주해졌다.

갈대꽃이 완전히 피기 전인 8월초부터 중순까지 갈대꽃을 빼서 말려야 빗자루를 만들었을 때 꽃이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아낌없이 모든 것을 내어주는 순천만 갈대는 뜨거운 태양을 머금고 화려한 순천만의 가을을 준비하고 있다.

[·순천만보전과 근무 / 황선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