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황선미의 순천만 이야기 ⑬ - 하늘을 나는 순천만 숭어

황선미의 순천만 이야기 ⑬ - 하늘을 나는 순천만 숭어

by 운영자 2015.09.18

9월 중순, 이맘때가 되면 순천만 수면 위로 숭어들의 비상이 시작된다. 물반 숭어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숭어들은 가을 하늘을 날고 싶었을까? 하지만 현실은 늘 차가운 벽. 수면을 박차고 뛰어 올라 다시 바다를 향해 돌진해야 할 터인데 어선이나 탐조선의 갑판 위로 떨어질 건 뭐람! 이 황당한 상황에 탐조선 승객들은 그저 박장대소할 뿐이다.
숭어류는 농어목 숭어과에 속하며 우리나라 연안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널리 분포한다. 우리나라에는 3종의 숭어류 즉 숭어, 가숭어 그리고 등줄숭어가 살며 이들은 바다와 강을 오가는 왕복성 어류이다.

개숭어라 불리는 숭어는 순천만처럼 찰지고 고운 갯벌을 좋아한다. 바닷물이 들면 갯벌 표면에 살고 있는 규조류와 같은 식물성 플랑크톤을 먹고 몸집을 키우기 때문에 오염이 심한 연안이나 오염물이 쌓여 있는 바다에서는 살지 못한다.

참숭어라 불리는 가숭어는 숭어와 달리 5~6월 봄에 알을 낳고 펄이 있는 강하구역에서 산다.
겨울철이면 낚시가 금지된 동천하구에 강태공이 출몰하는데 바로 홀치기 낚시로 가숭어를 잡기 위해서다. 이때부터 수달의 중요한 먹이가 되는 숭어를 지키기 위해 순천만 직원들은 낚시꾼들과 날카로운 신경전을 펼친다.

숭어와 가숭어를 구별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숭어는 눈이 흰색이고 겨울철에 기름 눈꺼풀이 덮여 있는 반면, 가숭어는 눈이 노란색이고 기름 눈꺼풀이 없다.

주민들의 말에 따르면 가숭어는 물속에서 의젓하게 놀고 숭어는 까불까불 어린아이처럼 논단다.
요즘 순천만 바닷가에서 춤추고 노는 녀석들은 십중팔구 숭어라는 것이다.

숭어가 수면 위로 뛰어 오르는 이유는 첫째, 신변 보호를 위해서다. 수면 가까이 포식자가 접근해 오면 높이 솟구쳐 포식자로부터 멀리 도망가는 것이다.

둘째, 건강관리를 위해서다. 수면 위로 뛰어 올랐다가 다시 물속으로 들어갈 때 생기는 마찰력을 이용해 몸에 있는 기생충을 떼어 낸다.

셋째, 만족감의 표현이다. 수면 근처에 사는 물고기들은 수중에 산소와 수온이 쾌적할 때 비상한다고 하니 어쩌면 물결의 움직임을 따라 춤을 추고 있는지도 모른다.

<글쓴이 : 순천만보전과 근무 / 황선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