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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순천시의회 행정사무감사, 흉내만 낸 낙제점

[기자수첩] 순천시의회 행정사무감사, 흉내만 낸 낙제점

by 운영자 2015.12.10

순천시의회 행정사무감사가 ‘알맹이 없는 맹탕’으로 막을 내렸다. 지난 2일부터 시작된 행감은 오늘(10일) 강평을 남겨 두고 있다.지난해 행정모니터연대와 방청권 다툼으로 파행을 겪은 터라 이번 행감을 통해 시민들은 집행부 견제와 감시 역할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결과는 대실망이다. 본연의 역할인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면서 의회 무용론에 종지부를 찍었다.

행감은 시정 전반에 대한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어내고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의원들의 고유 권한 가운데 가장 큰 업무이다. 그래서 의정활동의 꽃이라고도 한다.

이런 이유로 의원들의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시민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때문에 행감에 앞서 의원들은 집행부 사업에 대해 분석하고 전문성을 강화한다.

반면 집행부는 의원들의 송곳 같은 날카로운 질문에 답변하기 위해 그동안 진행한 사업에 대한 자료를 철저하게 준비한다.

그러나 송곳 같은 질의와 대안은 찾아볼 수 없었을 뿐더러 특별한 쟁점도 이끌어 내지 못했다는 것이 의회 안팎의 목소리다.

무의미하게 따라 하는 재탕 삼탕의 질의와 시간 때우기는 다반사였고, 몇몇 의원들의 감정적 접근이 행감의 본질마저 훼손시켰다.

또 충분한 사전준비로 관련 사안에 대해 정확히 인지한 후 논리적인 질의를 쏟아내기는커녕 이리저리 헤매는 모양새였다.

무엇보다 표를 의식한 듯 자신의 지역구 현안 문제를 들고 나와 집행부를 다그치는 등 지켜보는 이로 하여금 시의원의 자질을 의심하게 만들기도 했다.

그 때문에 인터넷으로 생중계되던 행감은 ‘맥 빠진 행감’으로 낙제점을 면치 못했다는 평가다.

흉내만 내는 수준에 머무르면서 의원들의 자질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이러다 보니 의회 무용론이 나올 수밖에 없다.

행감은 의정활동 평가뿐만 아니라 의원 개개인의 능력과 의회의 역할에 대한 냉정한 척도가 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오늘 순천시의회 행감에 대한 강평의 결과가 주목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