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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들을 어찌할 것인가!

이 아이들을 어찌할 것인가!

by 운영자 2016.05.24

“학생 고막 파열 교사 해임”얼마 전 텔레비전을 시청하다가 자막에서 이런 글귀를 보았다.

그 자막을 본 시청자들은 대부분 분개했을 것이다.

‘학생의 고막을 파열하다니, 선생님이 어찌 그럴 수가 있는가!’그리고 해임 처분을 당연하게 생각했을 것이다.

“잘한 일이야! 그런 폭력교사는 마땅히 교단에서 추방해야 돼!”

하지만 나는 그리 생각할 수가 없었다.

가재는 게 편이라고 할지 몰라도, 필경 거기에는 그럴 만한 사정이 있지 않았을까 싶었던 것이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랴는 말이 있듯이, 어느 교사가 아무 이유도 없이 제자를 때리겠는가.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내 짐작이 맞았다. 수업 방해 학생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그리되었다는 것이다. 수업을 어떻게 방해했는지는 언급이 없지만 그야 빤한 이야기다.

짐작컨대, 학생이 수업에 집중하지 않고 옆 친구와 장난을 쳤다든지 뭔가 학습 분위기를 해치는 행동을 했을 것이 틀림없다. 선생님은 당연히 그 점을 지적했을 터인데, 문제는 그 때 학생의 태도이다. 즉시 잘못을 인정하고 자세를 바로잡는다면 상황은 곧장 종료된다.

그러나 학생의 반응이 불손하다면 그냥 넘어갈 수가 없는 일이다. 곧바로 “너 이리 나와!”의 상황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그 이후에라도 학생은 한 번 더 용서받을 기회가 있다. 앞으로 나간 학생이 고개를 숙이고 잘못을 뉘우치는 태도를 보이면,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좋아! 다음부터는 그러지 마!”하고 자리로 돌려보내기 마련이다.

그런데 앞에 나와서까지 내가 무슨 잘못을 했느냐는 식으로 눈을 치뜨면 선생님도 열을 받지 않을 수가 없게 된다.

선생님은 언성이 높아지고, 그래도 고분고분한 태도를 보이지 않으면 결국 손이 나가고 마는 것이다. 앞의 학생 고막 파열 사건은 십중팔구 이런 과정에서 빚어진 것으로 본다.

교사가 체벌을 해 학생의 신체를 손상시킨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다. 그러나 학생의 문제 행동을 수정하기 위한 훈육의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면 일방적으로 교사에게만 잘못을 물을 수 있을까.

결과적으로 학생이 피해자이지만 그 원인제공자가 또한 학생이 아닌가.

생각해보라! 수업시간에 학습에 열중하지 않는 학생을 교사가 그냥 방치하는 것이 옳은가, 잘못을 지적하는 것이 옳은가? 그리고 잘못을 지적했을 때 학생이 고분고분하지 않을 경우 교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말로만 “그러지 마!” 하고 그 상황을 덮어버리는 것이 옳은가, 아니면 그런 행동이 재발되지 않도록 따지고 질책하는 것이 옳은가?

이는 경찰과 도둑의 관계로 견주어볼 수 있다. 경찰이 순찰 중에 남의 물건을 훔치는 사람을 발견했다고 하자. 경찰은 당연히 그의 절도행위를 제지할 것이다.

그런데 도둑이 순순히 훔치는 일을 멈추고 용서를 빌면 좋은데, 그렇지 않고 경찰에게 반항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냥 묵인하고 놓아주는 것이 옳은가, 아니면 어떤 방식으로든 그 행위를 계속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옳은가? 올바른 경찰이라면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그를 붙잡아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어렵사리 도둑을 체포했는데, 그 과정에서 강제행위를 했다고 경찰에게만 책임을 묻는다면 어떻게 될까? 오늘날 우리 교단의 상황이 바로 이런 꼴이다.

경찰에게 반항한 도둑의 잘못은 따지지 않고, 도둑을 붙잡는 과정에서 강제성을 띤 경찰의 잘못만 추궁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어느 경찰이 위험을 무릅쓰고 도둑을 잡으려고 하겠는가? 이런 상황에서 어느 교사가 책무성을 제대로 발휘하려고 하겠는가?

이제는 체벌금지법이 생겨서 학생 체벌을 할 수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매를 들었다 하면 아동학대라는 명목으로 범죄가 된다.

교사는 지도에 불응하는 학생들에게 말로 타이르는 것 말고는 어떤 제재도 가할 수가 없다.

교칙을 적용하면 되지 않느냐고 하겠지만 도가 넘은 학생들은 교칙 따위는 우습게 안다.

선생님에게 무례한 행동을 해도 자기를 어떻게 하지 못한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선생님 그림자도 안 밟는다는 속담은 까마득한 옛날이야기다. 요즘 아이들은 선생님을 조금도 무서워하지 않고, 선생님이 무슨 말을 하면 “왜요?”하고 눈을 치뜨며 대든다. 지금 교사들은 손발이 꽁꽁 묶인 상황이다.

문제 학생들은 더욱 기승을 부리고, 교사가 설 자리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는 우리의 교단, 아아! 이 아이들을 어찌할 것인가. 아아! 이 선생님들을 어찌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