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온전함에 대하여

온전함에 대하여

by 김재은 대표 2018.05.29

연두의 봄이 녹색으로 짙어갈 무렵 여름이 고개를 내밀고 우리 곁으로 온다.거기에 동행하는 친구가 있으니 장미이다. 작열하는 태양의 도움을 받아 만물의 생장이 극에 달하는 여름을 이끌어내는 것이 장미이다. 그래서 장미의 꽃말이 열정이고 사랑인지도 모르겠다.

신이 처음에 장미를 만들었을 때, 사랑의 사자 큐피드는 그 장미꽃을 보자마자 너무나 사랑스럽고 아름다워서 키스를 하려고 입술을 내밀었다고 한다.

그러자 꽃 속에 있던 벌이 깜짝 놀라 침으로 큐피드의 입술을 톡 쏘고 말았다.

이것을 지켜보고 있던 여신 비너스는 큐피드가 안쓰러워 벌을 잡아서 침을 빼내버렸다.

그리고 그 침을 장미 줄기에 꽃아 두었다. 장미에 가시가 있는 이유이다.

그런데 그 후에도 큐피드는 가시에 찔리는 아픔을 마다 않고 여전히 장미꽃을 사랑했다고 한다. 큐피드의 사랑은 가시에 아랑곳하지 않는 온전함이 깃든 진심의 그것이었다.

장미를 꺼낸 든 이유는 이렇듯 온전함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함이다.

아니 온전함이 희미해진 세상이 안타깝게 다가왔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온전하다’를 사전에서 찾아보았다.

1. 본바탕 그대로 고스란하다.

2. 잘못된 것이 없이 바르거나 옳다.

영어로는 integrity이다.

그런데 어려운 뜻이 아님에도 온전함이 쉽게 다가오지 않는다. 아니 그 뜻이 이해된다 해도 삶 속에 온전함이 어떤 모습으로 녹아들어야 하는지 막연하고 낯설기 짝이 없다.

온전함이란 나의 진심을 그대로 전하는 것이다.

어디에도 남겨짐이 없이 그대로 나의 속마음을 표현하고 드러내는 것이다.

우리는 형식과 체면, 거절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온전함이 깃든 삶에서 떨어져 살아왔다.

그러다 보니 부부, 부모와 자식, 직장 동료, 친구 등 수많은 관계가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크고 작은 수많은 갈등과 감정의 편린들로 인해 불편한 삶을 살아간다.

온전함의 부족은 진정한 소통의 장애가 되어 그대로 스트레스로 이어진다. 자유로운 삶에서 멀어지고 불행의 늪이 나의 삶터가 되는 것이다.

갈등 공화국이라 불리는 이 시대, 소통의 첫걸음은 온전함의 회복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거기에서 교감과 공감이 시작되고, 거기에 자유가 깃들고 행복한 삶으로 이어진다.

진심은 통하게 되어있다. 일시적으로 상대방이 싫어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내가 어찌할 수가 없다. 대충 참고 넘어가거나 일시적 모면은 또 다른 갈등의 씨앗이 될 뿐이다.

그러기에 나는 나의 진심을 그대로 드러내면 된다. 다만 상대에 대한 배려와 관대함이 함께 해야 한다.

온전함은 내 마음대로의 감정 표출은 아니며 사랑이 깃들 때 온전함은 완성되는 것이기에.
가정의 달, 5월이 저물어간다.

이해와 사랑이 가득해도 험하고 각박한 세상살이가 만만치 않은데 갈등과 상처내기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장미 가시에도 기꺼이 선택한 큐피드의 사랑처럼 온전함이 깃든 삶과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최대의 수혜자는 당연히 자기 자신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