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서양의 명상 열풍

서양의 명상 열풍

by 정운스님 2018.08.28

문명이 최고도로 발달해도 인간의 삶은 여전히 고통스럽고, 고독한 존재이다.20세기 중반 이후 경제 부흥과 민주화로 삶은 윤택해졌지만, 인간의 정신세계는 더 곤핍해졌다.

나라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어느 나라나 우울증 환자가 급증하고, 스트레스로 인한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인들은 삶의 본질을 찾고자 고대 불교 명상에서 답을 찾고 있다.

곧 명상의 시작은 동양이지만, 서양에서 크게 발전되고 실천되고 있는 상황이다.

아놀드 토인비(Arnold Toynbee, 1889~1975)는 “20세기의 가장 획기적인 사건은 불교가 서양에 전해진 것이다”라고 하였다.

근 현대 동양의 불교가 서양에 전파됨으로써 세계 문화의 기류를 변형시켰다고 해도 맞을 듯하다. 그러면 미국에서 명상이 어떻게 시작되고, 보급되었겠는가?

1960년대 이래로 명상은 차츰 미국 대중 속으로 스며들었다. 반전反戰 운동과 더불어 젊은이들이 자유를 찾는다는 명목 아래 히피족이 늘었고, 요가를 배우거나 방랑하며 인도로 떠나는 이들이 많았다.

명상은 서양인들에게 무력한 존재가 아니라 삶의 본질을 찾도록 해주는 구원이나 다름없었다.

이후 미국에서는 명상이 철학·심리학·과학·의학·스포츠 등에 영향을 미치어 운동선수·의사·심리학자·정신분석학자들이 명상을 하며 연구하였다.

운동선수 명상자로는 마이클 조던·필 잭슨·타이거 우즈 등이고, 리차드 기어·오프라 윈프리 등 많은 배우와 가수들이 명상을 하고 있다.

기업인으로서 명상하는 대표가 애플의 창업자인 스티브잡스(1955~2011)이다. 그는 명상을 통해 제품 창안에 도움을 얻었다.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브리지워터(Bridgewater) 창립자 레이 달리오(Ray Dalio)는 “내 인생에서 성공의 가장 큰 영양분을 들자면 단연 명상이다”라고 하였다.

구글(Google)의 사원인 토마스 캔턴(Thomas Kenton)은 “명상이 인간관계를 개선하는데 도움이 되었고, 어떤 일의 실마리를 찾는 데도 큰 힘이 되었다”고 하였다.

또한 의사들은 명상을 환자들에게 적용시켜 치료에도 활용하고 있다. 한편 명상이 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서도 연구되고 있다.

명상 수업하는 중고등학교가 점점 늘고 있으며, 교도소에서도 교화용으로 명상을 활용하고 있다. 명상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명상은 대중문화의 한 일부분이 되었다.

미국의 명상 마스터 루이스 리치몬드(Lewis Richmond)는 이런 말을 하였다. “나는 가끔씩 학생들에게 서양 불교는 1천년 프로젝트라고 이야기한다.

우리가 할 일은 땅을 갈고 씨를 뿌리고, 배울 수 있는 교훈을 배우는 것이다. … 불교는 완벽하게 인간적이다.

바로 그 때문에, 인내심만 있다면, 우리에게 더없이 좋은 약이 될 수 있다.” 미국인들의 명상에 대한 관심도의 한 단면이다.

올해 이른 초봄, 어느 프로그램에서 고등학생 김하온이 명상을 주제로 하여 그를 ‘명상 래퍼’라고 한다니 우리나라도 명상에 대한 인식이 되어 있는 것 같다.

진리와 사상은 어느 특정 종교인의 전유물이 아니라고 본다. 어느 누구에게나 희망이 되고, 구원이 된다면 수용해 실천해보면 어떨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