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의 즐거움’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데 남자 아이라 그런지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더군다나 학년이 올라가니까 시간도 없네요. 이번 방학에는 꼭 3세트를 읽힐 참이에요.”

언제부터인가 책을 읽는다는 것이 아이들에게 남는 시간을 보내는 즐거움을 위한 놀이가 아닌 학습의 한 방법이 되고 말았다.

더욱이 입학사정관제니 독서이력제니 하는 말들은 입시에 있어서는 항상 약자일 수밖에 없는 학부모들과 아이들을 한없이 활자가 주는 고통 속에서 헤매게 한다.

물론 독서에는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의미를 해석하고 이해하며 나아가 읽는 이의 지식이나 경험까지 부여하는 의미 구성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독서과정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에 좀 더 적극적인 독서지도의 전략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읽는다는 즐거움 위에서 시작해야 한다. 책읽기의 즐거움을 깨닫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독서지도의 시작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부모 자신이 읽는 것이 왜 중요한 것인지를 인지하고 실천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먼저 그 즐거움에 몰입해야 한다.

책 읽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뜻이다. 그렇게 되면 아이는 자연스레 당신을 따라 책을 읽게 될 것이다.

아울러 아이에게 조금은 만만한 상대를 골라 주기를 부탁한다. 너무 어려운 상대는 싸우기도 전에 전투 의지를 상실하게 만든다. 아이에게는 아이 자신의 흥미와 발달에 맞는 놀잇감같은 책을 본인 스스로 선택하게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읽고 난 후에는 검사받는 기분이 들게 하는 줄거리를 묻는 질문보다는 서로 생각을 주고받는다는 개념의 질문을 하는 것이 좋다.

“콩쥐는 자기를 구박한 새엄마를 용서해줬대. 나 같으면 절대 안 해. 넌 용서해 줄 거야?”

부모의 적절한 관심은 아이의 흥미를 유발하는 가장 좋은 촉매제가 되는 것은 물론 이러한 질문은 아이의 사고력을 향상 시키는데도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