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세요! 지금 하세요!
오늘 하세요! 지금 하세요!
by 운영자 2011.11.24
대학 1학년, 정말 저래도 될까 싶을 정도로 아이는 게으름을 피웠고 아예 책 근처에는 가지도 않았습니다. 고등학교 3년 내내 입시의 중압감에 오죽이나 시달렸을까 동정도 했고 이해가 가지 않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어느 덧 두 번째 학기가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는 데도 변하지 않는 아이의 나태함과 무력감을 지켜보려니 딱하다 못해 화가 났습니다. 아무래도 한 마디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있는데 아이도 제 생활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깨닫긴 했던 모양입니다.
“일을 뒤로 미루는 습관, 삶을 뒤로 미룬다!” 아이가 참여한 소집단 프로그램의 제목입니다. 교정 게시판에 나붙은 포스터를 보고 신청을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첫 회 참여하고 아이가 받아온 자료에는 ‘미루는 습관이란 시기에 맞춰 반드시 처리해야 할 업무에 전념하지 못하고 회피하는 습관’이라고 적혀있었습니다. 솔직히 아이에게만 해당되는 게 아니라 제게도 딱 들어맞는 표현이었습니다.
저야말로 정말 중요하고 시급한 일을 하지 않고 덜 중요한 용건을 처리하기 일쑤입니다. 책상 정리, 받은 메일에 답장하기, 안부전화 하기, 세탁물 맡기기, 머리 자르러 가기. 이것이 최근 제가 메모해 놓고도 매일같이 미루고 있는 일들입니다.
원고를 마감일까지 미루고 미루다가 급기야 편집 담당자가 다음날 아침 출근해서 볼 수 있는 최후 시점에 가서야 쓰는 일도 적지 않습니다. 어차피 해야 할 일, 얼른 처리하고 잊어버리는 편이 정신건강에도 훨씬 좋을 것 같은데 도대체 왜 이렇게 습관적으로, 별다른 이유도 없이 미루는 것일까요?
미루기의 원인으로 실패나 성공에 대한 불안, 완벽주의, 분노, 부끄러움, 의존심, 무력감, 열등감을 꼽고 있는데, 저의 경우는 시간 관리를 제대로 잘 하지 못하는데다가 집중력이 떨어진 것이 그 원인인 것 같습니다.
제 자신이 이렇게 미루는 습관을 가지고 있으면서 아이를 야단치는 일이 우스웠습니다. 또한 죽음준비교육 현장에서 어르신들을 만나 뭐든지 미루지 말고 지금 하시라고 말씀을 드리니 왠지 앞뒤가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반복하는 이유는 우리에게 더 이상 내일이 없을 수 있다는 것만은 분명히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순간에 이르러 깨달으면 이미 늦습니다.
만나지 못해 전하지 못할 수도 있고, 시시각각 다가오는 이별의 순간을 느끼면서도 입을 열고 목소리를 내 나의 마음을 전달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중요한 일을 더 이상 미룰 일이 아닙니다.
다시 한 번 스스로 반성을 하며 오늘도 저는 수업 시간에 어르신들을 만나면 말씀드릴 겁니다.
“자녀들에게 화목해라, 건강해라, 행복해라, 하는 말씀 하고 싶으시죠? 이다음에 하지 말고 오늘하세요! 지금 하세요! 이다음에 못할 수 있으니까요.”
작가 유경
그러나 어느 덧 두 번째 학기가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는 데도 변하지 않는 아이의 나태함과 무력감을 지켜보려니 딱하다 못해 화가 났습니다. 아무래도 한 마디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있는데 아이도 제 생활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깨닫긴 했던 모양입니다.
“일을 뒤로 미루는 습관, 삶을 뒤로 미룬다!” 아이가 참여한 소집단 프로그램의 제목입니다. 교정 게시판에 나붙은 포스터를 보고 신청을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첫 회 참여하고 아이가 받아온 자료에는 ‘미루는 습관이란 시기에 맞춰 반드시 처리해야 할 업무에 전념하지 못하고 회피하는 습관’이라고 적혀있었습니다. 솔직히 아이에게만 해당되는 게 아니라 제게도 딱 들어맞는 표현이었습니다.
저야말로 정말 중요하고 시급한 일을 하지 않고 덜 중요한 용건을 처리하기 일쑤입니다. 책상 정리, 받은 메일에 답장하기, 안부전화 하기, 세탁물 맡기기, 머리 자르러 가기. 이것이 최근 제가 메모해 놓고도 매일같이 미루고 있는 일들입니다.
원고를 마감일까지 미루고 미루다가 급기야 편집 담당자가 다음날 아침 출근해서 볼 수 있는 최후 시점에 가서야 쓰는 일도 적지 않습니다. 어차피 해야 할 일, 얼른 처리하고 잊어버리는 편이 정신건강에도 훨씬 좋을 것 같은데 도대체 왜 이렇게 습관적으로, 별다른 이유도 없이 미루는 것일까요?
미루기의 원인으로 실패나 성공에 대한 불안, 완벽주의, 분노, 부끄러움, 의존심, 무력감, 열등감을 꼽고 있는데, 저의 경우는 시간 관리를 제대로 잘 하지 못하는데다가 집중력이 떨어진 것이 그 원인인 것 같습니다.
제 자신이 이렇게 미루는 습관을 가지고 있으면서 아이를 야단치는 일이 우스웠습니다. 또한 죽음준비교육 현장에서 어르신들을 만나 뭐든지 미루지 말고 지금 하시라고 말씀을 드리니 왠지 앞뒤가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반복하는 이유는 우리에게 더 이상 내일이 없을 수 있다는 것만은 분명히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순간에 이르러 깨달으면 이미 늦습니다.
만나지 못해 전하지 못할 수도 있고, 시시각각 다가오는 이별의 순간을 느끼면서도 입을 열고 목소리를 내 나의 마음을 전달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중요한 일을 더 이상 미룰 일이 아닙니다.
다시 한 번 스스로 반성을 하며 오늘도 저는 수업 시간에 어르신들을 만나면 말씀드릴 겁니다.
“자녀들에게 화목해라, 건강해라, 행복해라, 하는 말씀 하고 싶으시죠? 이다음에 하지 말고 오늘하세요! 지금 하세요! 이다음에 못할 수 있으니까요.”
작가 유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