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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꽃과 가시

장미꽃과 가시

by 운영자 2011.12.13

어느 날 공자가 조카 공멸을 만나 물었다. “네가 그 자리를 맡아 일하면서 얻은 것은 무엇이며 잃은 것은 무엇이냐?”

공멸은 공자의 갑작스런 질문에 표정이 어두워졌고, 자신이 느낀 대로 공자에게 말했다.

“예, 저는 얻은 것은 하나도 없고, 잃은 것만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일이 너무 많아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둘째는 보수가 너무 적어 부모님과 친척들을 제대로 봉양하지 못하고 있고, 셋째는 일에 시달리다보니 시간이 없어 친구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며칠 후, 공자는 조카 공멸과 같은 직위에서 일을 하고 있는 자천을 만나 똑같은 질문을 했다. 자천은 공자의 말이 떨어지기 전에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저는 일하면서 잃은 것은 하나도 없고, 단 세 가지만을 얻었습니다. 첫째는 책을 통해 익혔던 이론적인 것을 실천함으로서 진정으로 깨닫게 되었으며, 둘째는 월급은 얼마 되지 않지만 적당한 보수이기에 근검절약을 몸에 익힐 수 있었고, 셋째는 함께 일을 하는 친구들을 만나면서 새로운 친구를 사귈 수 있었습니다.”

며칠 전 대학 교내에서 어느 선생님과 대화를 나누면서 공자 이야기를 떠올렸다. 그 선생님은 박사학위까지 10여년이 걸렸지만 막상 현재 살아가는데 있어 경제적으로나 사회적 위치에서 힘들어했다.

그는 ‘전공분야에 박사학위를 갖기 위해 노력한 그 시간에 차라리 다른 일을 했다면 더 나은 삶을 살았을 것’이라며 현재의 상황을 비관하고 있었다. 선생님 말을 들으면서 착잡했다. 이해는 하면서도 ‘만약 이 선생님이 다른 일을 했다면 그 상황에 만족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공멸과 자천은 똑같은 입장이 주어졌지만, 하고 있는 일에 있어 받아들이는 자세가 다르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현재 주어진 상황에서 부정마인드를 갖느냐, 긍정마인드를 갖느냐에 따라 차이가 난다.

법정스님 글 속에도 이런 내용이 있다. “ 장미꽃에 하필이면 가시가 돋쳤을까 생각하면 속이 상한다. 하지만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가시에서 저토록 아름다운 꽃이 피었을까를 생각하면 오히려 감사하고 싶어진다.”

똑같은 장미를 보면서 꽃의 아름다움을 보느냐, 가시를 보느냐는 자신의 마인드(마음)에 달려 있다. 함민복님의 시에 이런 내용이 있다.

“시詩 한 편에 삼만 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 똑같은 물리적인 경제와 시간을 가지고도 마음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지고 행복해질 수 있다.

그렇다면 자신이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는지 자신에 대해 객관적으로 평가해보자.

첫째, 공멸과 같이 현재 상황에 비관적인가?, 장미를 보면서 가시만 보는가?, 절망이라는 단어가 더 친숙한가?, 부정이라는 단어가 익숙한가?

둘째, 자천과 같이 현재 상황에 만족하고 발전적으로 생각하는가?, 장미를 보면서 꽃의 아름다움만 감상하는가?, 희망이라는 단어가 친숙한가? 긍정이라는 단어가 익숙한가?

지금 두 가지 가운데 첫째가 가까운지 둘째가 가까운지 자신에 대해 곰곰이 살펴보라. 선택(긍정/부정)은 누가 해야 하는가?

바로 자신이 해야 한다. 선택하는데 있어 신이 도와주고 부모가 도와주지 못한다. 자신이 현재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미래의 자신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아무런 노고 없이 성장하는 것은 사람의 손톱뿐이다. 힘들지 않는 인생은 없는 법이요, 노력 없는 성공은 없다. 자신에 불만을 가지고 있으면 현재의 문제점을 타개하지 못한다.

현 상황이 힘들더라도 개척하고 발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 노력에 기름을 부어주는 것이 바로 긍정마인드요, 그 긍정은 성공하는 인생을 만들어준다.

정운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