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여행, 아름다운 여생
행복한 여행, 아름다운 여생
by 운영자 2012.03.14
지난 화요일, 강화 교동에서 열리는 노인학교에 다녀왔습니다. 올해로 다섯 번째 열리는 노인학교가 그동안의 모든 과정을 마치고 졸업을 하는 날이었습니다.
졸업식을 하기 전 특강을 부탁받았는데, 올해 노인학교의 주제는 ‘아름다운 황혼, 사랑하기 좋은 시기’였습니다. 아침 일찍 길을 나섰습니다. 강화라면 몰라도 교동은 창후리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합니다.
물때가 어떻게 되는지, 배가 언제 뜨는지를 짐작할 수가 없으니 서두를 수밖에요. 창후리에 도착을 하니 서두르기를 잘했다 싶습니다. 수심이 얕은 때여서 9시가 지나면 오후가 되도록 배가 다닐 수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배에는 사람도 많았고 자동차도 많았습니다. 기다렸던 순서를 따라 차를 거꾸로 후진을 하여 배를 타니 자동차 문을 여는 것조차 불편할 만큼 배에 탄 자동차들이 많았습니다.
천상 자동차 안에서 바다를 건너야 했습니다. 배가 움직이자 지금 내가 자동차를 타고 가는 것인지 배를 타는 것인지, 느낌이 새로웠습니다.
노인학교가 열리는 교동면 사무소 강당에 도착을 하니 한 시간 여 여유가 있었습니다. 바람도 제법 쌀쌀했고 시간도 일렀지만 적지 않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벌써부터 오셔서 서로들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그런 모습 속에는 설렘이 담겨 있었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이 시간을 좋아하시는구나, 대뜸 그런 마음이 전해졌습니다.
학생은 무려 160여 명, 처음 60명으로 시작한 학교가 5년이 되면서 160명으로 늘어났다고 합니다.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약 파는 곳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아주 없지 않았다는데, 모임의 성격을 알게 되자 많은 어르신들이 참석을 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시인 고은의 ‘그 꽃’이란 시로 이야기를 시작하였습니다. 일제, 보릿고개를 넘으며 자식들 키우느라 따로 챙겨볼 겨를이 없었던 주변의 꽃을 이제는 가만 바라보시라고, 가까이 다가가 향내도 맡아보며 이름도 불러주며 작은 것 하나 하나까지 사랑하시라 말씀을 드렸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주름진 얼굴들이었지만 더없이 진지한 그분들 눈빛을 대하자 마음이 숙연해졌습니다.
강의를 마치고 열린 졸업식, 저는 뒷자리에 앉아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졸업식을 지켜보는 즐거움을 누렸습니다. 11주 과정을 모두 마치고 갖는 졸업식, 다 굽은 허리로 가슴에 손을 얹어 태극기를 향해 예를 표하는 모습엔 얼마나 큰 정성이 느껴지던지요.
면장님을 대신한 부면장님의 인사말도 있었고, 개근상에 대한 시상도 있었습니다. 의외로 개근상을 받는 분들이 많았는데, 상품으로는 화분이 전해졌습니다. 참 좋은 상품이다 싶었습니다.
순서 중에는 학생을 대표하여 인사말을 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마침 순서를 맡은 학생 대표가 몸이 아파 오지를 못한 탓에 누구든 원하는 분이 나와 인사를 하기로 했는데, 한 어르신이 나오셔서 갑작스런 인사말을 하였습니다.
노인대학이 열리는 목요일이 되면 전날부터 마음이 설레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로 시작된 인사말은 내년에도 한 사람도 빼놓지 말고 다 참석하자는 이야기로 끝났습니다. 내년에도 다 같이 만나자는 인사가 왜 그렇게 뭉클하게 와닿던지요.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다음 주 목요일 이른 아침에 모여 졸업여행을 가신다 합니다. 부디 아름다운 여행이 되시기를, 더욱 아름다운 여생이 되시기를 비는 마음이 내내 간절했습니다.
한희철 <목사>
졸업식을 하기 전 특강을 부탁받았는데, 올해 노인학교의 주제는 ‘아름다운 황혼, 사랑하기 좋은 시기’였습니다. 아침 일찍 길을 나섰습니다. 강화라면 몰라도 교동은 창후리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합니다.
물때가 어떻게 되는지, 배가 언제 뜨는지를 짐작할 수가 없으니 서두를 수밖에요. 창후리에 도착을 하니 서두르기를 잘했다 싶습니다. 수심이 얕은 때여서 9시가 지나면 오후가 되도록 배가 다닐 수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배에는 사람도 많았고 자동차도 많았습니다. 기다렸던 순서를 따라 차를 거꾸로 후진을 하여 배를 타니 자동차 문을 여는 것조차 불편할 만큼 배에 탄 자동차들이 많았습니다.
천상 자동차 안에서 바다를 건너야 했습니다. 배가 움직이자 지금 내가 자동차를 타고 가는 것인지 배를 타는 것인지, 느낌이 새로웠습니다.
노인학교가 열리는 교동면 사무소 강당에 도착을 하니 한 시간 여 여유가 있었습니다. 바람도 제법 쌀쌀했고 시간도 일렀지만 적지 않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벌써부터 오셔서 서로들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그런 모습 속에는 설렘이 담겨 있었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이 시간을 좋아하시는구나, 대뜸 그런 마음이 전해졌습니다.
학생은 무려 160여 명, 처음 60명으로 시작한 학교가 5년이 되면서 160명으로 늘어났다고 합니다.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약 파는 곳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아주 없지 않았다는데, 모임의 성격을 알게 되자 많은 어르신들이 참석을 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시인 고은의 ‘그 꽃’이란 시로 이야기를 시작하였습니다. 일제, 보릿고개를 넘으며 자식들 키우느라 따로 챙겨볼 겨를이 없었던 주변의 꽃을 이제는 가만 바라보시라고, 가까이 다가가 향내도 맡아보며 이름도 불러주며 작은 것 하나 하나까지 사랑하시라 말씀을 드렸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주름진 얼굴들이었지만 더없이 진지한 그분들 눈빛을 대하자 마음이 숙연해졌습니다.
강의를 마치고 열린 졸업식, 저는 뒷자리에 앉아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졸업식을 지켜보는 즐거움을 누렸습니다. 11주 과정을 모두 마치고 갖는 졸업식, 다 굽은 허리로 가슴에 손을 얹어 태극기를 향해 예를 표하는 모습엔 얼마나 큰 정성이 느껴지던지요.
면장님을 대신한 부면장님의 인사말도 있었고, 개근상에 대한 시상도 있었습니다. 의외로 개근상을 받는 분들이 많았는데, 상품으로는 화분이 전해졌습니다. 참 좋은 상품이다 싶었습니다.
순서 중에는 학생을 대표하여 인사말을 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마침 순서를 맡은 학생 대표가 몸이 아파 오지를 못한 탓에 누구든 원하는 분이 나와 인사를 하기로 했는데, 한 어르신이 나오셔서 갑작스런 인사말을 하였습니다.
노인대학이 열리는 목요일이 되면 전날부터 마음이 설레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로 시작된 인사말은 내년에도 한 사람도 빼놓지 말고 다 참석하자는 이야기로 끝났습니다. 내년에도 다 같이 만나자는 인사가 왜 그렇게 뭉클하게 와닿던지요.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다음 주 목요일 이른 아침에 모여 졸업여행을 가신다 합니다. 부디 아름다운 여행이 되시기를, 더욱 아름다운 여생이 되시기를 비는 마음이 내내 간절했습니다.
한희철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