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 스트레스
건강검진 스트레스
by 운영자 2012.05.18
2년마다 건강보험공단에서 시행하는 건강검진을 받을 때면 은근히 스트레스를 받는다. 건강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지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은 나이가 들수록 심해진다.
자동차도 오래 굴리고 험하게 사용하면 고장이 잦듯이 인체도 60여년을 사용하며 혹사시켰으니 여기저기서 내구연한을 알리는 신호가 삐걱거린다.
종합병원 건강센터에 들리니 건강진단, 암 검진, 구강검진 등 문진표가 4장이나 돼 작성에 시간이 꽤 걸린다. 1차 검진은 대게 시력과 청력 등 신체계측과 소변검사, 혈액검사, 흉부방사선 쵤영 등이지만 외발로 서서 균형을 잡는 평형성 검사는 처음 받았다.
건강 체크 첫 브레이크가 걸린 곳은 치과다. 치아 뿌리가 드러난 곳이 많다며 레진치료로 떼워야 한다기에 며칠 간 다니는 불편을 겪었다.
평소 담배를 많이 피우고 술을 자주 마시는 편이라 진찰비를 추가로 내고 난생 처음 컴퓨터 단층촬영(CT)도 받았다. 위 내시경 검사는 무료지만 마취를 원하면 추가비용을 내야 한다기에 입 안이 뻐근하고 얼얼한 채 그냥 받았다.
문제는 위 조직을 떼 냈으니 2주 후 결과를 보러 오라고해 겁이 덜컥 났다. 결과를 기다리는 2주 동안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초조하게 2주일을 보낸 뒤 서둘러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붉은 조명이 비치는 동굴 속 같기도 하고, 조개 속 흡사한 위 내시경 사진을 살피더니 위염증세가 심한 편이라며 약을 처방해준다.
검은 바탕에 하얀 실핏줄이 보이는 폐 CT 사진을 보더니 폐렴을 앓은 흔적이 남아 있다는 소견이다. 우려했던 결과가 아니라 다행이지만, 건강 경고등이 깜빡거리는 교차로에 서 있는 느낌이다.
젊은 의사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위에서 위산 분비가 증가 되고, 위 점막을 보호하는 혈류 공급이 떨어지기 때문에 위염을 방치할 경우 위궤양이나 위암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며 “담배는 당장 끊고 술은 줄이라”고 위압적으로 당부한다.
맵고 짠 음식을 줄이라는 것은 조절이 가능하나 스트레스에 대한 내성을 키우라는 것은 복잡하게 얽혀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녹록한 것은 아니다.
의사의 권유를 무기삼아 “담배를 끊고, 위염 약을 복용할 때만이라도 술을 줄이고 커피도 마시지 말라”는 아내의 지청구도 스트레스다.
나이 들면 아픈 곳이 자연히 늘어나기 마련인데 굳이 확인할 필요가 있느냐며 2년마다 받는 정기검진 조차 받지 않는 지인도 있다.
그래도 건강할 때 건강을 체크하는 게 좋지 않으냐고 검진을 받으라고 권유해도 “아프면 병원 대신 시골에 내려가 요양하며 죽음을 맞겠다”며 고집을 부린다.
수명이 늘어난 것은 의료수준의 발전과 함께 치료에서 예방으로 의료개념이 바뀐 영향이 큰 데 그 사람은 요지부동이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4년 간 주요 건강추이 지표 조사결과 음주와 비만은 늘고 걷기는 줄었다고 한다. 섭취량에 비해 기초적인 걷기운동마저 소홀해졌다니 비만이 늘 수밖에 없다.
돈 안들고 쉬운 운동이 걷기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상식이다. 2년 뒤 건강검진 때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면 걷는 운동이라도 열심히 해야 겠다.
이규섭 <시인>
자동차도 오래 굴리고 험하게 사용하면 고장이 잦듯이 인체도 60여년을 사용하며 혹사시켰으니 여기저기서 내구연한을 알리는 신호가 삐걱거린다.
종합병원 건강센터에 들리니 건강진단, 암 검진, 구강검진 등 문진표가 4장이나 돼 작성에 시간이 꽤 걸린다. 1차 검진은 대게 시력과 청력 등 신체계측과 소변검사, 혈액검사, 흉부방사선 쵤영 등이지만 외발로 서서 균형을 잡는 평형성 검사는 처음 받았다.
건강 체크 첫 브레이크가 걸린 곳은 치과다. 치아 뿌리가 드러난 곳이 많다며 레진치료로 떼워야 한다기에 며칠 간 다니는 불편을 겪었다.
평소 담배를 많이 피우고 술을 자주 마시는 편이라 진찰비를 추가로 내고 난생 처음 컴퓨터 단층촬영(CT)도 받았다. 위 내시경 검사는 무료지만 마취를 원하면 추가비용을 내야 한다기에 입 안이 뻐근하고 얼얼한 채 그냥 받았다.
문제는 위 조직을 떼 냈으니 2주 후 결과를 보러 오라고해 겁이 덜컥 났다. 결과를 기다리는 2주 동안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초조하게 2주일을 보낸 뒤 서둘러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붉은 조명이 비치는 동굴 속 같기도 하고, 조개 속 흡사한 위 내시경 사진을 살피더니 위염증세가 심한 편이라며 약을 처방해준다.
검은 바탕에 하얀 실핏줄이 보이는 폐 CT 사진을 보더니 폐렴을 앓은 흔적이 남아 있다는 소견이다. 우려했던 결과가 아니라 다행이지만, 건강 경고등이 깜빡거리는 교차로에 서 있는 느낌이다.
젊은 의사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위에서 위산 분비가 증가 되고, 위 점막을 보호하는 혈류 공급이 떨어지기 때문에 위염을 방치할 경우 위궤양이나 위암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며 “담배는 당장 끊고 술은 줄이라”고 위압적으로 당부한다.
맵고 짠 음식을 줄이라는 것은 조절이 가능하나 스트레스에 대한 내성을 키우라는 것은 복잡하게 얽혀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녹록한 것은 아니다.
의사의 권유를 무기삼아 “담배를 끊고, 위염 약을 복용할 때만이라도 술을 줄이고 커피도 마시지 말라”는 아내의 지청구도 스트레스다.
나이 들면 아픈 곳이 자연히 늘어나기 마련인데 굳이 확인할 필요가 있느냐며 2년마다 받는 정기검진 조차 받지 않는 지인도 있다.
그래도 건강할 때 건강을 체크하는 게 좋지 않으냐고 검진을 받으라고 권유해도 “아프면 병원 대신 시골에 내려가 요양하며 죽음을 맞겠다”며 고집을 부린다.
수명이 늘어난 것은 의료수준의 발전과 함께 치료에서 예방으로 의료개념이 바뀐 영향이 큰 데 그 사람은 요지부동이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4년 간 주요 건강추이 지표 조사결과 음주와 비만은 늘고 걷기는 줄었다고 한다. 섭취량에 비해 기초적인 걷기운동마저 소홀해졌다니 비만이 늘 수밖에 없다.
돈 안들고 쉬운 운동이 걷기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상식이다. 2년 뒤 건강검진 때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면 걷는 운동이라도 열심히 해야 겠다.
이규섭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