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순천의 미래, 교육에서 희망을 보다

순천의 미래, 교육에서 희망을 보다

by 운영자 2012.06.21


희망이란 절대로 쓰러지지 않는다고 한다. 저녁에 닭을 잡으러 마을에 내려 온 살쾡이(쌀가지)를 본 개만이, 토끼를 발견한 사냥개만이 끝까지 추적을 한다는 옛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즉 미래를 예측하고 내다볼 수 있는 혜안을 지닌 사람만이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는 교훈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으며, 희망을 품은 사람은 어떤 난관에도 중도에 쓰러짐이 없다는 말이다.

런던의 길 한 모퉁이에서 구두를 닦는 소년이 있었다. 그 소년은 매일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행인들의 구두를 닦았는데, 한 번도 인상을 찌푸린 일이 없었다. 늘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밝게 웃는 모습이었다. 한 사람이 소년에게 물었다. ‘구두 닦는 일이 뭐가 그렇게 좋으니?’ 그 때마다 소년의 대답은 한결 같았다.

‘당연히 즐겁지요. 지금 저는 구두를 닦는 게 아니라 희망을 닦고 있거든요.’ 이 소년이 바로 ‘올리버 트위스트’를 쓴 세계적인 천재 작가 찰스 디킨스다. 이처럼 모든 것을 잃었다 하여도 희망만 남아 있다면, 거기에서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 희망은 항상 출발이자 영원한 시작인 것이다.

요즈음 TV를 보면 평범한 우리 이웃들의 가능성을 소재로 한 광고가 눈에 자주 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가능성이 모여 학교와 지역사회의 가능성이 되고, 그러한 가능성이 우리나라를 이끌어가는 목표가 된다는 이야기다. 순천이수초등학교에 부임한 지 4개월째로 접어드는 요즘, 나는 우리 학생들과 교직원들이 보여주는 가능성에서 순천의 희망을 본다.

그러나 최근 우리 사회에서 교육은 지역과 부모를 떠나는 즉, 탈 양친·탈 지역교육으로 채워지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 가슴이 아프다. 그러나 가슴 아파하는 것에 머물러서는 순천이 발전할 수가 없다. 공부를 하기 위해 부모 곁을 떠나고, 순천을 떠나도록 하는 것은 부모를 공경하고 순천을 사랑하는 사람을 만들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리하여 부모와 자식 간, 선배와 후배 간 대화가 끊어지고, 공부를 잘하고 많이 한 사람일수록 부모와 지역을 떠나는 현실을 보고만 있어야 하는가?

학교에서 선생님에게 버림받은 학생이나 운동 경기에서 감독이 가능성이 없다고 하여 벤치를 지키게 한 선수는 재기를 못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마찬가지로 직장이나 사회에서 무시를 당하거나 쓸모없는 인간으로 분류되는 사람은 실패자로 묻혀버리기 쉽다. 그 지역 사람들이 성공해야 그 지역이 발전하는 것이다. 그러나 ‘쓸모없는 인간’으로 분류되었던 사람도 그렇게 생각한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고 대응 방법이 바뀌면 ‘쓸모 있는 인간’으로 바뀔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본다.

그럼, 사람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보통은 자기 자신의 태도와 문제점은 그대로 접어두고 아랫사람들만 가르치려고 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몸으로 가르치면 말없이 쫓아오지만 말로만 가르치면 말로만 따르기 마련인 것이다. 역사는 인간을 앞으로 맞이하지만 뒤로 평가하는 것처럼, 아랫사람들은 지역민들의 치장한 모습이 아니라 평상시의 뒷모습을 보고 평가하며 배운다. 그러므로 우리 지역 어른들이 자신의 뒷모습을 가다듬는 것에서 시작해야 할 것이다.

역사 속 역경을 이겨낸 많은 이들에게서 꿈과 희망을 지니고 포기하지 않을 때 그것을 이룰 수 있음을 우리는 배웠다. 인내로 내공을 쌓아 마지막 망치질까지 박차를 가하자. 어려울 때 우리를 지켜줄 마지막 사람은 가족이고 지역민이다. 그것은 가족과 지역민에게는 조건 없는 사랑이 있기 때문이다. ‘삶의 무게와 고통에서 자유롭게 해 주는 한 마디의 말, 그것은 사람이다.’라는 소포클레스의 말처럼, 조건 없이 순천 후학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확산되기를 기대해 본다.








문덕근
순천이수초등학교장
전남교원단체총연합회장
교육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