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정원박람회, 주인은 누구일까

정원박람회, 주인은 누구일까

by 운영자 2012.07.25

■ 주인은 누구일까

정원박람회 준비가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정원을 만들고, 방문객 유치를 위한 방법을 마련하고, 박람회 기간 중 벌일 여러 가지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중요한 질문을 하나 던져봐야 한다. 이 정원박람회의 주인은 누구일까, 방문객일까, 공무원일까, 시공자일까, 조직위원회 위원들일까.

엑스포가 진행 중인 여수에서는 시민들이 서운하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손님들은 손님들대로 바가지요금과 불편을 호소한다고 한다. 매스컴의 그와 같은 보도를 접하면서, 그 원인이 무엇일까를 생각해보게 된다. 만일 엑스포의 주인이 주인노릇을 제대로 했다면 저런 일이 벌어졌을까.

어떤 사람이 과수원을 만든다고 하자. 과수원을 만들기 위해서는 묘목을 키운 사람, 밭을 다듬는 사람, 나무를 심는 사람, 퇴비를 만들어 넣는 사람 등 여러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다.

이 사람들 중에서 주인은 누구일까? 판단기준은 보상시점이다. 즉시 보상을 받은 사람들은 주인이 아니다. 당장 아무런 대가도 받지 못하고 미래의 보상만을 위하여 모든 비용을 감당한 사람이 주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박람회의 주인은 명확해진다.

입장료를 내고 박람회를 즐기는 관람객, 월급을 받는 공무원, 공사대금을 받는 시공자, 회의비를 받는 조직위원 누구도 주인이 아니다. 묵묵히 그 비용(세금)을 내고 대신에 미래에 그 가치를 누리게 되는 사람 즉 시민이 주인이다.

■ 당신은 박람회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다

외지에서 정원박람회를 찾아온 사람들은 정원의 초목만을 보지 않을 것이다. 이곳의 강, 건물, 도로, 들판, 사람 등 생태를 보려 할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어우러져 사는 모습을 보고 돌아가서 자칭 생태수도라고 말하는 순천에 대해서 이야기할 것이다. 주로 그 땅의 주인 순천사람들에 대해서 이야기 할 것이다.

우리가 아무리 비켜선다고 해도 우리는 정원 박람회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다. 박람회가 열리는 9개월 동안 우리가 들판에서 농사일을 하든지, 길을 걷든지, 운동을 하든지, 식당에서 밥을 먹든지, 시장에서 물건을 살 때도 우리는 외지인에게 관심의 대상이고 관람의 대상이 되어 있을 것이다.

어쩌면 우리의 의식구조까지도 방문자들의 오감에 노출되어 있을지 모른다. 그리고 이 노출기간에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순천의 미래는 달라질 것이다.

■ 주인의 손님맞이의식(意識)

박람회의 주인이 시민이라면, 박람회 준비 막바지에 있는 이 시점에서 시민은 과연 주인으로서 그 몫을 제대로 하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정원박람회범시민회의는 정원박람회 잔치를 벌이는 주인으로서, 시민이 가져야 할 <손님맞이의식> 다섯 가지를 추천하고 있다. ①박람회 자랑하기, ②정주고 마음주기, ③방문객 불편덜어주기, ④바가지요금 안 부르기, ⑤다시 찾을 상품 만들기 등이 그것이다.

박람회의 주인은 박람회의 자랑거리가 무엇인지 먼저 알아야 하고 그것을 널리 알려야 한다. 또 손님을 맞는 주인으로서 말과 표정과 씀씀이가 넉넉하고 포근해야 한다. 실제로 방문객의 입장에서 불편을 덜어줄 수 있어야 한다.

바가지요금으로 얻는 이익보다 주인노릇이라는 책임감을 앞세워야 한다. 방문객에게 팔 상품은 제대로 만들어 다시 주문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

정원뿐만 아니라, 그 주인도 아름다워야 사람들은 생태수도 순천을 다시 찾으려 하고, 순천사람들의 정을 그리워 할 것이다.







유상철
고려대 경영학과 석사
농협중앙회 중앙연수원 교수
순천만 생태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