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인재의 꿈
미래 인재의 꿈
by 운영자 2012.11.09

추현호 교수
중소기업진흥공단
호남연수원
수학능력시험이 끝나고 주말부터 대형입시학원들이 주관하는 대입입시 설명회가 열린다고 한다. 학부모들은 벌써부터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하여 예약과 상담을 시작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 부모들이 대학입시에 이토록 집착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최근 방영된 ‘SBS 세대공감 퀴즈쇼’에서 초등학교 학생들의 꿈을 묻는 질문이 있었다. 초등학교 학생들이 꿈꾸는 장래희망 1순위는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공무원’ 이 차지했다.
명예퇴직이다, 청년취업 대란이다 불안한 현실 속에서, 많은 부모들이 자식들이 안정된 공무원이 되기를 희망하고, 이러한 가치관이 어린 아이들에게까지 전파되고 있는 것이다.
미래에 대한 부푼 꿈을 안고 자라나야 할 우리 아이들의 머리와 가슴속에 어른들의 가치관이 자리 잡혀 버린 것이다.
모 CF에 나온 문구처럼 우리는 부모인가, 학부모인가를 생각해봐야 한다. 부모들이 자녀들의 대학에 집착하는 이유와 취업을 앞 둔 학생들이 공무원이나 대기업에 집착하는 이유는 서로 비슷하다.
자녀들이 좋은 대학을 나와서 전문직이 되거나 대기업 직원, 공무원이 되기를 바라는 이유는, 해당 직업이 비록 자녀들의 적성과 흥미와 다르다 할지라도 그 직업이 가져다주는 사회적 보상(연봉, 지위 등)이 우리 자녀들의 적성과 흥미의 부재라는 단점을 상쇄하고도 남을 것이라는 판단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는 더 불안하고 불확실하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전문직이 되거나 대기업에 취직했다고 해서,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다고 해서 내 아이의 인생이 다른 아이들의 인생보다 빛이 나고 멋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오산이다.
이미 우리는 공급과잉의 시대를 맞고 있다. 대기업들은 신규투자를 통한 성장보다는 M&A를 통한 성장을 선호하고 있으며, 이러한 추이는 국내 대기업은 물론 글로벌 기업도 예외일 수 없다. 웅진 코웨이 매각문제, 글로벌 기업인 야후의 한국지사 철수 등이 좋은 예라고 하겠다.
또한, 전문직 역시 이러한 불확실성의 흐름에서 예외일 수 없다. 의사들은 여전히 높은 지위를 누리고 있지만, 은행에서 항상 VIP대우를 받았지만 지금은 대출한도금액이 점점 줄고 있으며, 변호사들 역시 로스쿨을 졸업하는 전문변호사들과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한다.
전문직들의 지식을 결코 낮게 보는 것이 아니라, 시대의 흐름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식의 입시전략과 취업전략은 미래에 그 직장이 가져다주는 사회적 보상이 자신과 부모의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할 경우,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공무원이라고 해서 무조건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 없다. 유럽 발 금융위로 인해 많은 유럽 국가들이 국가공무원의 인력감축과 임금감축에 대한 논의를 활발히 진행 중에 있다. 우리에게도 그러한 사태가 오지 않으라는 법은 없다.
버스나 기차를 타고 장시간의 여행을 가다보면, 이따금 멀미를 하게 된다. 멀미는 귀 안쪽에 있는 평형을 담당하는 기관인 전정기관의 림프액 때문에 발생한다.
하지만 주목할 점은 운전을 하는 사람은 멀미를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유는 내가 언제 멈추고 언제 출발할지를 알기 때문이다. 내 몸이 언제 움직이고 언제 멈추는 것을 모르는 승객들을 자연스럽게 멀미를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진정한 미래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미래 사회의 변화 속에서 멀미를 하지 말아야 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중심축, 즉 가치관이 반영된 적성과 흥미를 고려하여 학과와 직장을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적성과 흥미를 고려하지 않고 연봉, 복지, 그리고 주변의 시선 등과 같은 소유 중심의 가치관을 통한 직장 선택은 미래에 그 소유라는 가치가 무너질 때, 오히려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대학이나 직장은 내 모든 가치를 고려하고 만족시켜주는 부모와 같은 존재가 아니다. 대기업과 같이 소유의 가치를 만족시켜주는 곳은 직원에게 존재의 가치를 만족시켜주지 않는다.
수천, 수만의 종업원들 속에서의 나의 존재가치가 높지 않음은 당연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기업은 직원들이 느낄 수 있는 존재의 가치 부족을 소유의 가치로 만족시켜 주는 것이다.
반면에, 작지만 강한 벤처기업들은 직원들이 느끼는 소유에 대한 가치 부족을 존재의 가치로 채워주고 있다. 개별 직원의 성장이 곧 회사의 성장과 직결되기 때문에 직원에 대한 투자와 직무능력 개발에 대한 아낌없는 지원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중소기업들이 앞을 다투어 해외연수, 대학과 대학원 진학, 자격증 지원 등 직원들의 존재가치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대학과 직장 선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나의 가치관’이다. 미래 사회의 변화 속에서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는 나의 적성과 흥미를 고려한 학과, 직장선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 자신의 발견은 세상의 발견보다 중요하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영 사상가 중의 한 명인 찰스 핸디의 말이다. 그렇다. 세상의 그 어떤 발견보다 소중한 것은 자신이 누구이고 내 적성과 흥미가 무엇인지 아는 것이다. 진정한 미래 인재가 되는 일은 바로 나를 발견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