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배움이란 배우는 자세를 익히는 것

배움이란 배우는 자세를 익히는 것

by 운영자 2012.12.03

문 덕 근
전남교원단체총연합회장
순천이수초등학교장
교육학박사

사람들은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것’이 곧 자신이라는 착각을 한다. ‘불우 이웃에 대해 사랑을 느끼고 부자들보다는 소외된 사람들 편에 서야 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만으로 자신은 이미 바르고 떳떳한 사람이라고 착각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음은 옛날과 같은데 요사이 몸이 말을 안 들어’라는 말을 자주 듣곤 한다. 이 말은 마음이 나이를 말해주는 것이 아니라 몸이 말해주는 것이라는 것을 웅변하고 있는 것이다. 몸으로 체화되어 구현되지 않았다면 아직 진실이 아닌 것이고 학습되었다고 할 수도 없다. 따라서 관념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과 실제의 자아를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공부에 대한 개념을 명확히 해야 한다. ‘공부’란 시험 성적, 학벌, 자격증, 토일 점수 등이 아니라 배우고 익히고 생각하고 실천함으로써 완성되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배우는 것’, 누군가가 가르치는 내용을 무조건 흡수하는 것을 공부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공부는 배운 다음에 반드시 익힌다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

스승이나 부모님께 ‘존경합니다.’, ‘사랑합니다.’를 입에 달고 다니면서 자주 찾아뵙지 못하거나 고향민들에게 ‘기회가 된다면 봉사하겠다.’고 말하면서 고향을 찾지 않는다면 그 진의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훌륭한 제자도 자식도 고향민도 아닌 것이다.

커뮤니케이션 이론 중 말 자체에 의한 전달은 7%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나머지를 비언어적 메시지라고 하는데, 이것 중 대부분이 몸과 동작을 통하여 전달되는 것이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있다.

이는 단순한 습관이나 버릇이 아닌 사물에 대한 태도에 대한 이야기다. 실제 모든 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그 일에 대한 자세 혹은 태도이다. 학생들의 실력 차이도 능력의 차이가 아니라 태도, 즉 집중력의 차이인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직장에서 일을 하면서 문제가 발생하면 몸이 불편해지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고 한다. 또한 문제를 해결하면 몸 또한 편해지기도 한다. 영어에 'Gut Feeling'이라고 하는 말이 있는데 이는 몸으로 말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는 행복감이나 비애감은 내장에 연결되어 있고 마음이나 근육과 통하게 되어 있으니 결국 몸과 마음은 하나라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결국 말이 아니라 실천인 것이다. 어떤 계획과 목표도 실천의 뒷받침이 없이는 무의미한 말장난에 불과하다.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제시되는 처음 과제가 하루 일과표 작성하기이다. 선생님은 아이들의 계획표에 ‘참 잘했어요.’하고 도장을 찍어주지만 학생들이 계획표대로 실천했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어차피 지키지 못할 것이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사회에 가장 많이 쓰여지는 말들 중에 ‘나중에’, ‘이제부터’, ‘다음부터’라는 말이 있는데, 그 말들이 어느 정도 후에 실천할 것인지는 미지수다. 이러한 어리석은 말들은 평생 동안 계속된다. 지키지 못할 약속과 다짐, 목표를 내세워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자신과 끊임없이 수다를 떨지만 하나의 거대한 위선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우리의 다음 세대에 시켜줄 가장 중요한 교육은 고난을 이겨낼 수 있는 삶의 자세와 힘, 즉 역경지수를 키워주는 일일 것이다. 쇠가 달구어져 있을 때에만 두들기는 것이 아니라 달구어질 때까지 열심히 두들겨야 하는 것이다. 명심하자.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 걷는 것도 처음에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