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 미제라블’ 왜 뜨는가
‘레 미제라블’ 왜 뜨는가
by 운영자 2013.01.11
뮤지컬 영화 ‘레 미제라블(Les Miserables·톰 후퍼 감독)’은 ‘불쌍한 자들’ ‘비참한 자들’의 이야기다. 빅토르 위고의 소설이 처음 이 땅에 번역된 100년 전에도 ‘너 참 불쌍타’ ‘애사’, ‘장 발장의 설움’등으로 수난 받는 자들의 설움과 슬픔으로 수용되었다.
영화는 장 발장이 빵 한 조각을 훔친 죄로 19년 동안 감옥에서 혹독한 노역을 하는 스펙터클한 장면으로 시작된다. 가석방으로 풀려난 장 발장(휴 잭맨)은 잠자리조차 구할 수 없이 비참했으나 미리엘 신부의 배려로 음식과 잠자리를 대접 받는다.
그날 밤, 장 발장은 성당의 은식기를 훔쳐 달아나다 경찰에 붙잡혀온다. 신부는 능청스럽게 “은촛대도 줬는데 왜 가져가지 않았느냐”고 은촛대까지 내주어 풀려난다는 스토리는 영화 시작 15분에 모두 담아낸다.
러닝 타임 158분의 나머지 시간은 굴곡 많고 고통스런 장 발장의 개인사와 혁명의 사회사가 날줄과 씨줄로 엮어 감동의 드라마를 엮어낸다.
감동의 동맥을 관통하는 것은 장 발장의 삶에 용해된 사랑과 관용, 그리고 구원이다.
‘비참한 자’의 상징은 장 발장 보다 ‘판틴’(앤 해서웨이)이다. 아이가 있다는 사실을 숨겨왔다는 이유로 공장에서 부당하게 해고된다.
딸 코제트의 양육비를 벌기 위해 사창가에 팔려가 생 어금니를 빼고 치렁치렁한 머리카락을 잘리며 몸도 망가지는 가련한 미혼모다.
“삶은 내가 꿈꾸어 왔던 꿈을 죽이고 말았지…” ‘난 꿈을 꾸었었네(I dreamed a dream)’를 애절하게 부르며 죽어가는 장면은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장 발장은 판틴의 딸을 자식처럼 키우며 공장 사장이자 한 도시의 시장이 되는 성공적인 삶을 이루지만 집요하게 뒤쫓는 경찰관 자베르(러셀 크로우)와의 대척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장 발장은 요즘 용어로 보호관찰 대상자이고, 자베르 형사는 법과 질서에 충직한 정의의 화신으로 법의 굴레에 스스로가 갇힌 ‘법의 노예’같은 인물이다. 시민 혁명대에 위장 잠입했다가 들통 난 자베르는 죽음의 위기에 처한다.
장 발장은 “내 손으로 죽이겠다”며 은밀한 곳으로 대려가 허공에 총을 쏘고 살려 준다.
“그가 내 목숨을 살려 줌으로써 내 영혼까지 죽였다”며 자베르는 추적을 포기하고 회개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사랑의 힘이 ‘법의 노예’를 해방시킨다.
영화 후반부에 울려 퍼지는 ‘민중의 노래가 들립니까(Do you hear the people sing)’는 정치적 메시지를 정서적 감성으로 변환시킨다. 대선의 좌절과 상처를 위로 받았다는 관객들도 있다지만, ‘비참한 자들’의 삶은 달라지지 않았다.
현실에 분노한 청년들이 바스티유 광장에 바리게이트를 치고 변화의 열망을 외쳤으나 시민들은 창문을 닫았고 신분사회의 벽은 허물지 못했다.
피를 흘리며 쓰러진 시위대 청년 마리우스를 악취 나는 하수구에서 구출하면서 장 발장의 숭엄한 인간미는 정점을 찍는다. 원작이 지닌 스토리의 힘, 할리우드 톱스타들의 가창력과 예술적 완성도가 ‘레 미제라블’의 흥행 비결이다.
<이규섭시인>
영화는 장 발장이 빵 한 조각을 훔친 죄로 19년 동안 감옥에서 혹독한 노역을 하는 스펙터클한 장면으로 시작된다. 가석방으로 풀려난 장 발장(휴 잭맨)은 잠자리조차 구할 수 없이 비참했으나 미리엘 신부의 배려로 음식과 잠자리를 대접 받는다.
그날 밤, 장 발장은 성당의 은식기를 훔쳐 달아나다 경찰에 붙잡혀온다. 신부는 능청스럽게 “은촛대도 줬는데 왜 가져가지 않았느냐”고 은촛대까지 내주어 풀려난다는 스토리는 영화 시작 15분에 모두 담아낸다.
러닝 타임 158분의 나머지 시간은 굴곡 많고 고통스런 장 발장의 개인사와 혁명의 사회사가 날줄과 씨줄로 엮어 감동의 드라마를 엮어낸다.
감동의 동맥을 관통하는 것은 장 발장의 삶에 용해된 사랑과 관용, 그리고 구원이다.
‘비참한 자’의 상징은 장 발장 보다 ‘판틴’(앤 해서웨이)이다. 아이가 있다는 사실을 숨겨왔다는 이유로 공장에서 부당하게 해고된다.
딸 코제트의 양육비를 벌기 위해 사창가에 팔려가 생 어금니를 빼고 치렁치렁한 머리카락을 잘리며 몸도 망가지는 가련한 미혼모다.
“삶은 내가 꿈꾸어 왔던 꿈을 죽이고 말았지…” ‘난 꿈을 꾸었었네(I dreamed a dream)’를 애절하게 부르며 죽어가는 장면은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장 발장은 판틴의 딸을 자식처럼 키우며 공장 사장이자 한 도시의 시장이 되는 성공적인 삶을 이루지만 집요하게 뒤쫓는 경찰관 자베르(러셀 크로우)와의 대척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장 발장은 요즘 용어로 보호관찰 대상자이고, 자베르 형사는 법과 질서에 충직한 정의의 화신으로 법의 굴레에 스스로가 갇힌 ‘법의 노예’같은 인물이다. 시민 혁명대에 위장 잠입했다가 들통 난 자베르는 죽음의 위기에 처한다.
장 발장은 “내 손으로 죽이겠다”며 은밀한 곳으로 대려가 허공에 총을 쏘고 살려 준다.
“그가 내 목숨을 살려 줌으로써 내 영혼까지 죽였다”며 자베르는 추적을 포기하고 회개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사랑의 힘이 ‘법의 노예’를 해방시킨다.
영화 후반부에 울려 퍼지는 ‘민중의 노래가 들립니까(Do you hear the people sing)’는 정치적 메시지를 정서적 감성으로 변환시킨다. 대선의 좌절과 상처를 위로 받았다는 관객들도 있다지만, ‘비참한 자들’의 삶은 달라지지 않았다.
현실에 분노한 청년들이 바스티유 광장에 바리게이트를 치고 변화의 열망을 외쳤으나 시민들은 창문을 닫았고 신분사회의 벽은 허물지 못했다.
피를 흘리며 쓰러진 시위대 청년 마리우스를 악취 나는 하수구에서 구출하면서 장 발장의 숭엄한 인간미는 정점을 찍는다. 원작이 지닌 스토리의 힘, 할리우드 톱스타들의 가창력과 예술적 완성도가 ‘레 미제라블’의 흥행 비결이다.
<이규섭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