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포를 오르는 망둑어처럼
폭포를 오르는 망둑어처럼
by 운영자 2013.01.16
삶이 고달프다 여겨질 때가 있습니다. 내가 힘들어서 그렇기도 하거니와 주변에서 힘들어 하는 이들을 볼 때, 바라볼 뿐 딱히 도울 길이 없을 때 삶의 무게는 한없이 무겁게만 느껴집니다.
생각지 않은 순간에 어떻게 이겨내야 할지 막막한 고난이 찾아와 마음과 걸음을 무겁게 합니다. 아무 문제없이 잘 걷던 길이 갑자기 뚝 끊기는 듯한 당황스러움을 삶 속에서 경험하게 됩니다.
생각해보면 우리의 앞길을 가로막는 것은 태산이나 절벽만이 아니어서 눈물과 탄식, 실망과 아픔이 앞을 가로막기도 합니다.
우연히 폭포를 오른다는 망둑어 이야기를 대하게 되었습니다.
하와이에 사는 고유종 망둑어는 높이 100미터가 넘는 폭포를 기어 올라간다는 것이었습니다.
세상에, 물고기가 폭포를 오른다니 그 자체도 신기했지만, 작은 크기의 물고기가 100미터가 넘는 폭포를 기어 올라간다는 말은 쉽게 믿어지지가 않는 이야기였습니다.
하와이 고유종인 이 망둑어는 개울 바위에 알을 낳지만 새끼는 급류에 휩쓸려 바다로 떠내려가게 됩니다.
그랬던 새끼가 다시 산골짜기 고향으로 돌아가려면 폭포를 올라야 하는 것인데, 도대체 작은 크기의 물고기가 어떻게 그 엄청난 폭포를 기어오를 수가 있는 것일까, 아무리 생각해도 잘 상상이 되지 않는 일입니다.
평소에 전혀 관심을 갖지 않았던 일이지만, 일반적으로 망둑어과 어류는 두 개의 배지느러미가 맞붙어 만들어진 빨판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바로 배 중앙에 있는 그 빨판으로 돌이나 바위 등에 몸을 고정하여 물살에 쓸려가지 않게 되는 것이지요.
타일에 흡착판을 이용하여 빨래 건조대 등을 붙이는 것처럼 물고기가 배에 있는 빨판으로 자신의 몸을 고정하여 물살을 이긴다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런데 이 하와이 망둑어는 다른 망둑어와 한 가지 다른 점이 있었습니다. 다른 망둑어가 돌에 몸을 고정시키는 빨판을 배에 가지고 있는 것에 비해 하와이 망둑어는 배뿐 아니라 입에도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앞으로 튀어나온 위턱을 바위 표면에 붙이고 먹이인 부착조류를 떼어 먹으면서 턱걸이를 하듯 몸을 밀어 올리며 위로 올라가는데, 배와 턱의 두 빨판을 교대로 바위에서 떼었다 붙였다 하면서 나아가는 것이었습니다.
거센 물살이 쉴 새 없이 쏟아져 내리는 폭포 속을 배를 바위에 붙이고 턱을 이용하여 조금씩 조금씩 올라가는 하와이 망둑어, 그 걸음이 얼마나 위태롭고 더딘 걸음일까 어렵지 않게 짐작이 됩니다.
그래도 그것이 폭포를 오르는 길이기에 포기하지 않고 배로 입으로 폭포를 오르는 모습에는 마음이 숙연해집니다.
어쩌면 생의 폭포를 오르는 것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 아닐까요? 단번에 뛰어넘을 수 없는 절벽 앞에 낙심하고 절망하는 것이 아니라, 그럴 때일수록 가슴으로 한 걸음 한 걸음 헤쳐 가는 것, 그것만이 고난의 절벽을 오를 수 있는 길이라 여겨집니다.
뛰어넘을 수 없는 생의 위기를 만날 때면 가슴으로 입으로 폭포를 기어오르는 망둑어를 떠올리면 좋겠습니다.
<한희철 목사>
생각지 않은 순간에 어떻게 이겨내야 할지 막막한 고난이 찾아와 마음과 걸음을 무겁게 합니다. 아무 문제없이 잘 걷던 길이 갑자기 뚝 끊기는 듯한 당황스러움을 삶 속에서 경험하게 됩니다.
생각해보면 우리의 앞길을 가로막는 것은 태산이나 절벽만이 아니어서 눈물과 탄식, 실망과 아픔이 앞을 가로막기도 합니다.
우연히 폭포를 오른다는 망둑어 이야기를 대하게 되었습니다.
하와이에 사는 고유종 망둑어는 높이 100미터가 넘는 폭포를 기어 올라간다는 것이었습니다.
세상에, 물고기가 폭포를 오른다니 그 자체도 신기했지만, 작은 크기의 물고기가 100미터가 넘는 폭포를 기어 올라간다는 말은 쉽게 믿어지지가 않는 이야기였습니다.
하와이 고유종인 이 망둑어는 개울 바위에 알을 낳지만 새끼는 급류에 휩쓸려 바다로 떠내려가게 됩니다.
그랬던 새끼가 다시 산골짜기 고향으로 돌아가려면 폭포를 올라야 하는 것인데, 도대체 작은 크기의 물고기가 어떻게 그 엄청난 폭포를 기어오를 수가 있는 것일까, 아무리 생각해도 잘 상상이 되지 않는 일입니다.
평소에 전혀 관심을 갖지 않았던 일이지만, 일반적으로 망둑어과 어류는 두 개의 배지느러미가 맞붙어 만들어진 빨판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바로 배 중앙에 있는 그 빨판으로 돌이나 바위 등에 몸을 고정하여 물살에 쓸려가지 않게 되는 것이지요.
타일에 흡착판을 이용하여 빨래 건조대 등을 붙이는 것처럼 물고기가 배에 있는 빨판으로 자신의 몸을 고정하여 물살을 이긴다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런데 이 하와이 망둑어는 다른 망둑어와 한 가지 다른 점이 있었습니다. 다른 망둑어가 돌에 몸을 고정시키는 빨판을 배에 가지고 있는 것에 비해 하와이 망둑어는 배뿐 아니라 입에도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앞으로 튀어나온 위턱을 바위 표면에 붙이고 먹이인 부착조류를 떼어 먹으면서 턱걸이를 하듯 몸을 밀어 올리며 위로 올라가는데, 배와 턱의 두 빨판을 교대로 바위에서 떼었다 붙였다 하면서 나아가는 것이었습니다.
거센 물살이 쉴 새 없이 쏟아져 내리는 폭포 속을 배를 바위에 붙이고 턱을 이용하여 조금씩 조금씩 올라가는 하와이 망둑어, 그 걸음이 얼마나 위태롭고 더딘 걸음일까 어렵지 않게 짐작이 됩니다.
그래도 그것이 폭포를 오르는 길이기에 포기하지 않고 배로 입으로 폭포를 오르는 모습에는 마음이 숙연해집니다.
어쩌면 생의 폭포를 오르는 것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 아닐까요? 단번에 뛰어넘을 수 없는 절벽 앞에 낙심하고 절망하는 것이 아니라, 그럴 때일수록 가슴으로 한 걸음 한 걸음 헤쳐 가는 것, 그것만이 고난의 절벽을 오를 수 있는 길이라 여겨집니다.
뛰어넘을 수 없는 생의 위기를 만날 때면 가슴으로 입으로 폭포를 기어오르는 망둑어를 떠올리면 좋겠습니다.
<한희철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