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진이는 웃고 나는 울었다
세진이는 웃고 나는 울었다
by 운영자 2013.02.08
‘로봇다리’ 수영선수 김세진은 웃고 있는데 나는 울었다. 올해 열다섯인 그는 검정고시로 중고교 과정을 마친 뒤 성균관대 역대 최연소 합격생이 되어 지난 5일 KBS1 TV '아침마당‘에 출연했다.
면접시험 때 교수가 “신체적 장애에도 불구하고 밝은 얼굴로 자신 있고 활발하게 대답하는 모습을 보고 내 인생에 가장 아름답고 감명적인 5분이었다”고 했다는 것.
그 교수는 감명을 받았다지만, 나는 감동을 받았다. 구김살 없이 밝고 맑게 웃는 것이 더 짠하게 눈물샘을 자극했다. 역설의 미학이다.
한쪽 손과 두 다리가 없는 선천성 무형성장애아로 태어난 그는 2009년 영국 런던에서 열린 19세 미만 세계장애인수영선수권대회에서 접영 50m, 자유형 150m, 개인혼영 200m 금메달을 따 3관왕에 오르는 등 한국 장애인 수영의 기대주로 꼽혔다.
9살 때 5㎞ 마라톤 완주와 미국 로키산맥(3870m) 등반에 성공했고 12살에는 10㎞ 마라톤에 출전해 우승한 뒤 부상으로 받은 자동차를 장애인학교에 기증했다고 한다.
세진이의 감동스토리는 그동안 매스컴을 통해 알려졌는데, 나만 처음 알아 울림의 진폭이 컸다.
장애인이라 놀리는 아이들에게 상처 받지 않으려고 누나와 함께 상황극을 펼치며 “너 장애인이지?” 누나가 물으면 “응, 나는 장애인이야”했다며 천연덕스럽게 어린 시절을 들려준다.
그는 수영을 마치고 귀가 중 너무 피곤하여 장애인석에 앉아 눈을 감고 있는 데 어르신이 다가와 “젊은이가 경로석에 앉아 있다”고 나무라자 슬그머니 바지를 올려 로봇다리를 보여줬다는 이야기를 하면서도 여유 있게 웃는다.
어린나이에 고통과 시련, 수모를 딛고 웃음이 묻어나기까지 얼마나 많은 눈물을 안으로 곰삭이며 스스로를 채찍질 했을까.
그에게 도전정신을 키워주고 당당하게 성취할 수 있도록 보살핀 이는 어머니 양정숙씨의 헌신적 사랑이다. 1998년 자원봉사를 하던 보육원에서 생후 6개월 된 세진이를 만난 뒤 이듬해 공개 입양했다.
양씨는 베이비시터, 대리운전, 심리상담 강사 등을 하며 아들에게 긍정의 힘과 도전정신을 심어줬다. “의족을 가린다고 장애인이 아닌 것은 아니다”고 명확하게 인식시켜 주었고, “장애가 있지만 장점도 있으니 장점만 바라보고 가면 된다”며 시련과 편견을 이겨내도록 삶의 의지와 희망을 심어주었다.
“세상 사람들은 피겨여왕 김연아 엄마,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 이희아 엄마, 그리고 자신을 가장 독한 엄마라고 한다”는 말도 했듯이 그녀는 위대하고 뜨거운 모성의 소유자다.
수영을 배우면서 ‘자신감’을 얻었다는 세진이는 “수영을 하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수족관의 금붕어처럼 자유를 느끼고 세상의 바다를 향해가는 꿈을 키운다고 한다.
앞으로 열심히 공부하여 스포츠마케터나 스포츠심리학자가 돼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힌다.
서로에게 삶의 버팀목이 되어주는 ‘엄마와 아들’을 보면서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되새긴다. 흩어졌던 혈육이 만나는 설을 맞아 가족의 소중함을 확인하는 뜻 깊은 명절이 되기를 바란다.
<이규섭 시인>
면접시험 때 교수가 “신체적 장애에도 불구하고 밝은 얼굴로 자신 있고 활발하게 대답하는 모습을 보고 내 인생에 가장 아름답고 감명적인 5분이었다”고 했다는 것.
그 교수는 감명을 받았다지만, 나는 감동을 받았다. 구김살 없이 밝고 맑게 웃는 것이 더 짠하게 눈물샘을 자극했다. 역설의 미학이다.
한쪽 손과 두 다리가 없는 선천성 무형성장애아로 태어난 그는 2009년 영국 런던에서 열린 19세 미만 세계장애인수영선수권대회에서 접영 50m, 자유형 150m, 개인혼영 200m 금메달을 따 3관왕에 오르는 등 한국 장애인 수영의 기대주로 꼽혔다.
9살 때 5㎞ 마라톤 완주와 미국 로키산맥(3870m) 등반에 성공했고 12살에는 10㎞ 마라톤에 출전해 우승한 뒤 부상으로 받은 자동차를 장애인학교에 기증했다고 한다.
세진이의 감동스토리는 그동안 매스컴을 통해 알려졌는데, 나만 처음 알아 울림의 진폭이 컸다.
장애인이라 놀리는 아이들에게 상처 받지 않으려고 누나와 함께 상황극을 펼치며 “너 장애인이지?” 누나가 물으면 “응, 나는 장애인이야”했다며 천연덕스럽게 어린 시절을 들려준다.
그는 수영을 마치고 귀가 중 너무 피곤하여 장애인석에 앉아 눈을 감고 있는 데 어르신이 다가와 “젊은이가 경로석에 앉아 있다”고 나무라자 슬그머니 바지를 올려 로봇다리를 보여줬다는 이야기를 하면서도 여유 있게 웃는다.
어린나이에 고통과 시련, 수모를 딛고 웃음이 묻어나기까지 얼마나 많은 눈물을 안으로 곰삭이며 스스로를 채찍질 했을까.
그에게 도전정신을 키워주고 당당하게 성취할 수 있도록 보살핀 이는 어머니 양정숙씨의 헌신적 사랑이다. 1998년 자원봉사를 하던 보육원에서 생후 6개월 된 세진이를 만난 뒤 이듬해 공개 입양했다.
양씨는 베이비시터, 대리운전, 심리상담 강사 등을 하며 아들에게 긍정의 힘과 도전정신을 심어줬다. “의족을 가린다고 장애인이 아닌 것은 아니다”고 명확하게 인식시켜 주었고, “장애가 있지만 장점도 있으니 장점만 바라보고 가면 된다”며 시련과 편견을 이겨내도록 삶의 의지와 희망을 심어주었다.
“세상 사람들은 피겨여왕 김연아 엄마,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 이희아 엄마, 그리고 자신을 가장 독한 엄마라고 한다”는 말도 했듯이 그녀는 위대하고 뜨거운 모성의 소유자다.
수영을 배우면서 ‘자신감’을 얻었다는 세진이는 “수영을 하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수족관의 금붕어처럼 자유를 느끼고 세상의 바다를 향해가는 꿈을 키운다고 한다.
앞으로 열심히 공부하여 스포츠마케터나 스포츠심리학자가 돼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힌다.
서로에게 삶의 버팀목이 되어주는 ‘엄마와 아들’을 보면서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되새긴다. 흩어졌던 혈육이 만나는 설을 맞아 가족의 소중함을 확인하는 뜻 깊은 명절이 되기를 바란다.
<이규섭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