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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는 돌에 새기고 원망은 물에 새기자 (상)

은혜는 돌에 새기고 원망은 물에 새기자 (상)

by 운영자 2013.03.06










<문덕근>
·전라남도자연학습장 관리소장

얼마 전 방영된 다큐멘터리 ‘학교의 눈물’은 보는 이로 하여금 학교와 학생들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 번 되짚어보게 하는 의미 있는 기획이었다.

학교폭력에 끊임없이 노출되어 있는 아이들, 그들 중에는 가해자도 있고 피해자도 있다.

가해자이건 피해자이건 그들은 서로 자신들의 마음을 읽어달라고 끊임없이 온몸으로 표현해내고 있었다.

태어나면서 각자 다른 부모와 다양한 환경에 노출된 아이들은 저마다 다른 성격을 가진 사람으로 성장한다.

성장 과정에서 아이들은 작은 성공과 실패들을 자주 맛보게 되는데 그 때 그 시기마다 가족들과 주변의 성인들에게 적절한 피드백(feedback)을 받았거나 혹은 받지 못했던 소소한 일상들은 아이들의 성격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졸업과 함께 2012학년도가 마무리되어지고 입학과 더불어 2013학년도 새 학기를 맞고 있다. 일선 학교에서는 옮겨가고 오는 교사들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새도 없이 새로운 담임 및 분장업무 배정으로 인해 고민에 휩싸일 시기이다.

불과 몇 해 전만 하더라도 교사들은 저학년보다는 고학년을 선호하였으나 학교폭력이 사회적인 문제로 불거진 현재는 고학년은 물론 그와 관련된 생활이나 학교 체육 관련 업무를 기피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일이든지 사건이 발생하면 그 진원지를 찾아보게 된다. 몇 년 사이에 급증한 학교폭력으로 인해 학생들의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교사들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은 게 사실이다.

언어폭력, 금품갈취, 그리고 신체적인 폭력이나 집단 따돌림 모두가 학교의 책임으로 돌리고 있다.

이러한 일들로 인해 교사들은 자신들이 책임을 져야하는 위치에 있기를 꺼려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병폐는 원망, 불평, 근심, 걱정들이 습관처럼 우리 곁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좋은 일이나 기쁜 일, 현재의 삶에 만족하거나 감사할 줄 모르고, 불평이나 불만의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지 않고 다른 사람의 탓을 하거나 환경의 문제로 돌리는 것이 그것이다.

우리 자녀들이 자신들의 마음을 표현하는 일에 서툴러 어쩌다 잘못 표현한 마음의 엇갈림으로 인해 결국은 폭력이라는 극한 상황에 내어몰리게 된다.

이러한 일이 일어나기까지 우리 어른들이 한 일은 과연 무엇일까? 이미 일어나버린 일에 대한 대처방법을 찾기에 급급하기 보다는 그들이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 놓고 허심탄회하게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줌이 어떨까?

행복의 기준은 우리의 마음과 가치관에 있는 것이다. 50평짜리 아파트나 좋은 대학에 입학하거나 대기업에 취업하는 것만이 우리가 기대하는 진정한 행복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우리를 지배하고 있는 것은 감사보다는 불평일 때가 더 많다. 이러한 우리의 마음을 불평이나 근심, 걱정과 헤어지게 하는 훈련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