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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의 자랑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순천의 자랑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by 운영자 2013.05.02









<장병호>
-교육학박사
-순천문인협회 고문
-전남교육청 장학관

“저 울타리 너머에 어떤 풍경이 꾸며지고 있을까?”
그동안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 앞 남승룡로를 지날 때마다 궁금증이 일었다.

마침내 개막일, 신록을 재촉하는 보슬비가 내리는 가운데 박람회장에 갔다. 바깥에서는 몰랐는데, 이런 걸 언제 다 만들었나 싶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경관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관람객이 많이 들어와 있었지만 워낙 공간이 넓은지라 통행에는 지장이 없었다. 무엇보다 다행스러운 것은 관람하느라 줄을 서서 기다릴 필요가 없는 점이었다.

지난해의 여수세계박람회를 생각하면 전시관 입장을 기다리느라 얼마나 지루하고 짜증스러웠던가. 정원박람회는 폐쇄된 공간이 아니고 열린 공간이기 때문에 자유롭게 거닐며 자연 경관을 보고 즐기면 그만이다.

요즘 느림을 표방하는 슬로시티가 각광을 받고 있는데, 이 정원박람회야말로 느림의 정신을 구현하는 행사가 아닌가 싶다.

여러 구경거리 가운데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이 ‘꿈의 다리’였다. 컨테이너를 활용한 다리인데, 세계 각국 어린이들이 손수 그린 수십만 점의 그림들이 천진난만한 동심의 세계를 한껏 보여주고 있었다.

호수정원 또한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연못 가운데의 동산에 오르는 길이 소라고둥 모양으로 나 있어서 그 길을 따라 동산을 빙빙 돌아 오르는 것이 색다른 재미와 흥겨움을 주었다.

세계 각국의 정원들을 구경할 수 있는 것도 뜻 깊었다.

중국과 프랑스, 독일, 태국 등 여러 나라의 색다른 문화와 풍습의 일면을 느껴볼 수 있었다. 기왕이면 그 나라 사람들이 전통복장을 입고 나와 관람객을 맞아준다면 더 어울리지 않을까 생각도 해보았다.

정원박람회를 구경하면서 느낀 것은 그동안 박람회 준비한 분들이 참 고생을 많이 했구나 하는 것이었다.

그리 길지 않은 기간에 이렇게 멋진 경관을 만들어내기까지는 얼마나 많은 분들이 땀을 흘렸겠는가. 몇 해 전만 하더라도 이곳은 아무도 눈길 한 번 주지 않던 논밭이 아니었던가.

역시 우리 한국인은 대단한 민족이다. 보잘 것 없던 들판을 단시일에 이렇게 훌륭한 자연생태공원으로 탈바꿈시켰다는 것이 놀랍기 그지없다.

이제 순천은 국내 최고의 생태도시로서 흑두루미 날아드는 순천만 갈대숲과 함께 또 하나의 자랑거리를 내세울 수 있게 되었다. 박람회장을 돌아보며 뿌듯한 자긍심을 느낀 것은 비단 나 혼자만이 아니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