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람회 흥행과 시민참여
박람회 흥행과 시민참여
by 운영자 2013.05.08
정원박람회가 성공했다고 기뻐하고 있다. 개막 16일에 60만 관람객을 돌파했다고 한다.
작은 지방자치단체가 주관하는 박람회로서 이만큼 흥행을 거두게 된 것은 대단한 성공이라고 들떠 있는 분위기다.
박람회를 흠집내는 말도 많았고, 예산확보도 어려운 가운데 개막일에 맞추어 행사장을 준비하느라 조직위원회 직원과 순천시 공무원들이 너무나 수고를 많이 한 것이 사실이다.
관람객 숫자가 성공의 기준이 될까
그러나 이 시점에서 우리는 겸허히 이 박람회를 돌아봐야 한다.
박람회의 진정한 성공은 관람객 수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시민의 참여와 보람이 없이는 반쪽 성공일 뿐이다’ 라는 이야기를 주최 측은 공공연히 해왔다. 그런데 지금 박람회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지난 4월 19일 개막 전날 열린 개막식에 대해 말이 많다. 전 시민의 축제 분위기를 고조해야 할 개막식을 마치 대통령 취임식과 비슷하게 미리 정한 초청자에 한하여만 참석하도록 하여 축제분위기에 들떠있던 시민들을 크게 실망시켰을 뿐만 아니라 정작 행사장은 텅 빈 좌석이 현장중계 화면에 비춰지기도 했다.
자원봉사자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자원봉사를 지원했던 사람들이 막상 참여하다보니 긍지를 갖기는커녕 무시당했다는 느낌을 갖게 되어 도중 하차를 많이 해버렸다고도 한다.
그 바람에 안내자가 적어 관람객들이 불평을 호소해오는 결과를 초래했다.
황전면의 한 노인은 수목원을 올라가다 넘어져 안면을 다쳐 여섯 바늘이나 꿰맸는데 응급조치 해주는 곳을 못 찾아 헤매다가 구급차를 불러 병원에 가서야 지혈할 수 있었다고 한다.
간호원 출신이나 수지침 봉사와 같은 재능을 기부받아 여러곳에 응급의료 봉사장소를 운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관련 시민단체나 종교단체별로 코너를 정해서 운영하도록 한다면 시민참여도를 훨씬 더 높일 수 있었을 것이다.
특산품은 어디서 찾을 것인가
어느 시민은 잘 조성된 주차 시설과 진출입 도로, 깨끗한 행사장 안을 보면서 ‘둘러보고 떠나기 좋은 박람회’라고 꼬집었다. 지역 특산품 하나 살 곳이 눈에 띄지 않고, 차 안에서나마 시내 구경할 수 있는 도로 안내표지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조직위원회는 인정상품납품업자라는 이름으로 지역특산품 생산자 70여명을 선발하여 일 년 전부터 반복교육을 하며 기대에 부풀게 하더니 45만평 박람회장 안에 겨우 30평 좁은 공간의 특산품 판매장 1개만을 만들어 창고처럼 진열해놓고, 납품자는 판매에 참여 못하도록 했다. 참고로 순천만 생태공원이 특산품매장이 80평이다.
잘 팔릴 수가 없다. 이러니 관람객이 순천 특산품을 어떻게 찾을 수 있겠는가? 이것이 지자체가 만든 박람회장이다. 어느 시의원은 주차장에서 박람회장에 이르는 긴 동선 양쪽에 지역특산품을 생산자가 팔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순천에서 자고 싶고 순천 사람을 만나고 싶다
지자체가 주관하는 축제장은 축제기간 중에 대부분 빈방을 활용한 민박을 인정하고 있다. 강원도 화천의 경우에는 산천어축제 기간에 민박용 쿠폰을 발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순천시의 경우 빈방을 활용한 민박을 추진하는 시민단체에 ‘1000만 원 이하의 벌금, 1년 이하의 징역’을 강조하는 전화를 하기도 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조직위원회 홈페이지에 숙박(민박, 펜션, 기타)을 소개하는 난이다.
총 91개를 소개한 숙박업소 중 순천의 숙박업소는 불과 38개이고 나머지 53개는 인근 타 시군의 것이다. 참고로 순천의 민박 펜션 업체는 270개에 이른다고 한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 있는 순천의 업체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시민의 참여와 지역경제를 염려하는 담당자라면 문제의식을 가져볼 만도 하지 않은가.
<유상철>
순천만 생태위원장
작은 지방자치단체가 주관하는 박람회로서 이만큼 흥행을 거두게 된 것은 대단한 성공이라고 들떠 있는 분위기다.
박람회를 흠집내는 말도 많았고, 예산확보도 어려운 가운데 개막일에 맞추어 행사장을 준비하느라 조직위원회 직원과 순천시 공무원들이 너무나 수고를 많이 한 것이 사실이다.
관람객 숫자가 성공의 기준이 될까
그러나 이 시점에서 우리는 겸허히 이 박람회를 돌아봐야 한다.
박람회의 진정한 성공은 관람객 수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시민의 참여와 보람이 없이는 반쪽 성공일 뿐이다’ 라는 이야기를 주최 측은 공공연히 해왔다. 그런데 지금 박람회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지난 4월 19일 개막 전날 열린 개막식에 대해 말이 많다. 전 시민의 축제 분위기를 고조해야 할 개막식을 마치 대통령 취임식과 비슷하게 미리 정한 초청자에 한하여만 참석하도록 하여 축제분위기에 들떠있던 시민들을 크게 실망시켰을 뿐만 아니라 정작 행사장은 텅 빈 좌석이 현장중계 화면에 비춰지기도 했다.
자원봉사자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자원봉사를 지원했던 사람들이 막상 참여하다보니 긍지를 갖기는커녕 무시당했다는 느낌을 갖게 되어 도중 하차를 많이 해버렸다고도 한다.
그 바람에 안내자가 적어 관람객들이 불평을 호소해오는 결과를 초래했다.
황전면의 한 노인은 수목원을 올라가다 넘어져 안면을 다쳐 여섯 바늘이나 꿰맸는데 응급조치 해주는 곳을 못 찾아 헤매다가 구급차를 불러 병원에 가서야 지혈할 수 있었다고 한다.
간호원 출신이나 수지침 봉사와 같은 재능을 기부받아 여러곳에 응급의료 봉사장소를 운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관련 시민단체나 종교단체별로 코너를 정해서 운영하도록 한다면 시민참여도를 훨씬 더 높일 수 있었을 것이다.
특산품은 어디서 찾을 것인가
어느 시민은 잘 조성된 주차 시설과 진출입 도로, 깨끗한 행사장 안을 보면서 ‘둘러보고 떠나기 좋은 박람회’라고 꼬집었다. 지역 특산품 하나 살 곳이 눈에 띄지 않고, 차 안에서나마 시내 구경할 수 있는 도로 안내표지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조직위원회는 인정상품납품업자라는 이름으로 지역특산품 생산자 70여명을 선발하여 일 년 전부터 반복교육을 하며 기대에 부풀게 하더니 45만평 박람회장 안에 겨우 30평 좁은 공간의 특산품 판매장 1개만을 만들어 창고처럼 진열해놓고, 납품자는 판매에 참여 못하도록 했다. 참고로 순천만 생태공원이 특산품매장이 80평이다.
잘 팔릴 수가 없다. 이러니 관람객이 순천 특산품을 어떻게 찾을 수 있겠는가? 이것이 지자체가 만든 박람회장이다. 어느 시의원은 주차장에서 박람회장에 이르는 긴 동선 양쪽에 지역특산품을 생산자가 팔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순천에서 자고 싶고 순천 사람을 만나고 싶다
지자체가 주관하는 축제장은 축제기간 중에 대부분 빈방을 활용한 민박을 인정하고 있다. 강원도 화천의 경우에는 산천어축제 기간에 민박용 쿠폰을 발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순천시의 경우 빈방을 활용한 민박을 추진하는 시민단체에 ‘1000만 원 이하의 벌금, 1년 이하의 징역’을 강조하는 전화를 하기도 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조직위원회 홈페이지에 숙박(민박, 펜션, 기타)을 소개하는 난이다.
총 91개를 소개한 숙박업소 중 순천의 숙박업소는 불과 38개이고 나머지 53개는 인근 타 시군의 것이다. 참고로 순천의 민박 펜션 업체는 270개에 이른다고 한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 있는 순천의 업체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시민의 참여와 지역경제를 염려하는 담당자라면 문제의식을 가져볼 만도 하지 않은가.
<유상철>
순천만 생태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