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나와 너, 모두의 행복을 기원하는 상징물 연등

나와 너, 모두의 행복을 기원하는 상징물 연등

by 운영자 2013.05.21

우리나라에서는 부처님 오신날, 수많은 모양과 다양한 색깔의 등을 만들어 각 사찰과 길거리에 연등을 단다. 역사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연등 행사가 불교만의 행사가 아닌 온 나라의 문화 축제였다.

초파일 무렵, 불교의 상징물과 연등을 들고 거리를 행진하는 제등행렬은 작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이러다보니 올해는 외국인들도 참여하였고, 아시아 불교 국가에서도 한국의 연등 행사를 부러워하고 있다.

앞으로 연등 행사가 단순한 불교 행사가 아닌 문화적인 국가 브랜드로 발돋움하기를 소망한다.

그렇다면 부처님께서 탄생하신 날, 사찰에서 연등을 다는 기원이 무엇일까?

부처님 재세시, 마가다국의 아사세 왕이 아버지인 빔비사라를 죽이고 왕이 되었다.

아사세왕은 자신의 죄를 참회하면서 부처님께 귀의하였다. 어느 날 부처님께서 사위국으로 떠나려는데, 왕은 부처님께 감사한 마음으로 마가다국에서 사위국까지 기름 등불을 밝혔다.

이때 대신들과 주변 사람들이 왕과 뜻을 같이 하여 기름을 켜 등불을 밝히고자 하였다.

마침 난타라는 가난한 여인이 이 소식을 듣고, 자신도 부처님이 가시는 길에 불을 밝히고 싶었다. 왕은 수백여 곳에 기름 등을 켰고, 모였던 사람들도 각각 등을 밝혔다.

그런데 난타 여인은 너무 가난하여 부처님께 등을 밝히고 싶었으나 가진 것이 없어 기름을 살 수가 없었다. 결국 여인은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 기름 한 되를 샀다.

그 기름으로는 두어 시간도 안되어 등불이 꺼질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여인은 정성스런 마음으로 부처님이 지나는 길에 등불을 올렸다.

그 다음날, 아침이 되어 대부분의 등불이 꺼졌지만 난타의 등불만이 휘황찬란하게 타고 있었다. 부처님의 제자인 아난 존자와 목련 존자가 그 광경을 목격하고, 부처님께 그 사실을 고하였다.

부처님께서 제자들의 말을 듣고 말씀하셨다.

“그 가난한 여인이 올린 등불이 꺼지지 않고, 밝게 타고 있는 것은 여인의 지극한 정성 때문이다. 진실한 마음으로 등을 켜고, 불을 밝혔기 때문에 여인의 등불은 앞으로도 수여일 꺼지지 않을 것이다.”

잠시 후, 가난한 난타 여인이 부처님 앞으로 와서 예배를 하자, 부처님께서 여인을 칭찬하고 위로해주었다.

여인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제자가 되기를 청하여 비구니 스님이 되었다. 현 시대는 모든 종교가 자본주의화 되어 경제와 관련된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사찰이나 교회가 대형화되고, 내 종교가 아니면 배척하는 불신이 팽배하다.

그러니 난타 여인처럼 가난하지만 진심어린 정성으로 부처님께 공양 올렸던 마음을 어찌 가벼이 볼 수 있을 것인가?

연등(燃燈)이란 바로 ‘등을 켜 불을 밝힌다’라는 뜻이다. 불교에서 단순히 복을 빌고자 연등을 다는 것이 아니다. 어리석음(無明)을 없애고, 지혜를 밝히고자 함이요, 나만의 이기심이 아닌 모두를 상생코자 하는 자비의 등불이다.

그래서 옛날에는 사찰만이 아닌 집집마다 연등을 달았고, 거리에도 다양 각색의 연등을 달아 나와 너, 모두의 행복을 갈구하는 마음으로 등불을 밝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