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시정잡배만도 못한 청와대 고위 공직자들의 윤리관

시정잡배만도 못한 청와대 고위 공직자들의 윤리관

by 운영자 2013.05.23








<강석태>
광양국제문화교류회장

# 어물전 망신 꼴뚜기가 시키고 박근혜정부 망신은 윤창중이 시켰다.

동방 예의의 나라라는 전통과 함께 남존여비라는 전근대적 사고에서 완전 탈피하지 못한 나라에서 여성 대통령을 배출했다.

그 여성 대통령이 민주주의 종주국을 자랑하는 미국 방문 중 대통령의 입이라 할 청와대 대변인이 방문국의 수도에서 성추행을 저질러 임무 수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중간에 야반도주하다시피 아무도 모르게 귀국한 사건이 나라 안팎을 떠들썩하게 했다. 가라사대 ‘윤창중 성추행’ 사건이다.

박근혜정부(‘박근혜 정부’로 띄어쓰기가 옳은 줄 알지만 청와대식 한글 표기법에 따랐다)는 출발에서부터 이와 같은 스캔들을 일으킬 위험인물들을 잉태하고서도 그것의 위험성을 알지 못 했다.

그것은 오로지 박근혜 대통령 자신의 몫일 것이다. 이 윤창중 성추행 사건은 박정부의 약점 분출의 신호탄이다.

그나저나 왜 거리의 일개 필부라도 낯부끄러운 행동을 청와대의 고위 공직자가 저질렀을까? 아무튼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킨다더니 박근혜정부 망신은 박근혜가 가장 아낀 윤창중이 시켰다.

# 왜 사내들은 다른 여자에게 미치는가?

필자는 결코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추행을 옹호하는 입장이 아니란 것을 미리 말하고서, 다음과 같은 하나의 에피소드를 소개하려고 한다.

그것은 동물(식물까지도 포함)이 자웅(암수) 양성으로 나뉘어져서 종을 번식 시키도록 진화하게 된 자연의 섭리일지 모르겠다는 의미에서 윤창중의 망동을 조금은 이해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거듭 말하거니와 결코 용서하자는 건 아니다.

뉴질랜드 남쪽 약 5000km 태평양 한 복판에 피토케안이라는 작은 섬이 있다. 영국 영토이다. 현재의 주민은 약 5000명이다.

지금으로부터 200여 년 전인 1790년의 일이다. 그때는 아직 사람이 살지 않는 이 섬을 점거해 새로운 삶을 개척하려는 15명의 남성과 13명의 여성이 태평양을 떠돌다가 그 섬을 발견했다.

사내들 중 9명은 지난날 브라이 선장이 거느린 바운티호에서 반란을 일으킨 사람들이고 나머지는 폴리네시아 여인들과 그들의 남편들이었다.

이 일행을 통솔한 자는 프레쳐 크리스천인데 과거엔 브라이 선장의 신임이 두터운 좋은 친구였다.

배에서 반란이 일어난 이후 9개월 간 그는 빼앗은 배와 날로 더해 가는 선원들의 불만을 잠재울 수 있는 곳을 찾아 바다를 표류했다, 그러다가 피토케안 섬에 다다랐다.

섬은 땅이 비옥하고 기후도 온난한데다 해안선이 울퉁불퉁 들쭉날쭉해서 외부 세력이 쳐들어올 염려도 없어 보였다. 일행은 의기 양양하게 섬에 상륙했다.

섬에는 초목이 무성하고 기후도 온난해 살기 좋은 조건은 모두 갖췄다. 크리스천 일행은 흐뭇해했다.

여자도 있고, 지도에 실려 있지 않는 바다 한 가운데 있는 에덴의 동산이 바로 여기인 것 같았다. 그들은 마치 저들이 지상에 처음 나타난 최초의 인류라도 된 것 같은 생각에 빠졌다.

이 에덴동산이면 종교나 정부의 간섭도 받지 않고 저들 마음대로 새 세계를 이룩할 수 있고, 거친 사내들마다 집이 생기고 여자도 주어지고 밭이 주어진다는 생각에 몹시 들떴다.

더구나 법률 따위에 속박 당하지도 않을 것이며, 욕망을 억지로 누를 필요도 없지 않는가. 누구나 제 멋대로 행동할 수 있다.

그리고 실제로 그들은 그렇게 했다. 사나이들은 서로 다투고 싸우고 서로를 죽였다. 그래서 남자의 숫자가 점점 줄어들고 나머지 사내들이 여자를 나눠 가지게 됐다.

최초에 문제를 일으킨 이는 바운티호의 대장장이 출신인 윌리엄이었다. 새알을 주워 모으려다가 언덕바위에서 바다로 빠져 죽은 아내를 대신해 폴리네시아인 타라로의 애인을 빼앗았다.

그러자 이것을 막으려고 폴리네시아인 사나이 6명이 반격을 가했다. 최초의 반격에서 폴리네시아인 둘이 죽었다.

그러나 두 번째 반격에서는 폴리네시아인들이 선원 4명의 머리 가죽을 벗겨서 죽이고 그들의 아내들을 빼앗았다.

그러나 그 폴리네시아인들끼리 테라우라라는 여자를 서로 가지려고 싸워 두 명이 죽었다. 남은 두 명 중 하나가 죽은 브라운이라는 자의 미망인과 잠자리에 들어가려다가 도끼로 머리를 맞아 죽고 또 한 놈은 에드워드 영이라는 자에게 쫓겨서 붙들려 죽임을 당했다.

그러자 4명의 옛 선원들이 서로 의논해 공평하게 여자들을 나눠 가졌으나, 이 섬 생활에 염증을 느낀 쿠인탓이라는 사내가 술친구인 마코이가 언덕에서 바다로 투신자살한 것에 상심한 나머지 에드워드 영의 두 번째 아내를 빼앗으려고 하자, 영이 생존자 아담스와 짜고 쿠인탓에게 곤드레만드레가 되도록 술을 먹여 도끼로 찍어 죽였다.

이래서 결국 1800년을 맞이했을 때에 사내는 2명이 남았다. 그러다가 곧 영이 천식으로 죽고 마지막으로 남은 아담스가 살아남은 10명의 여자와 20명의 아이들을 돌보면서 섬을 지켰다.

(* 주: 이 이야기는 사이먼 안드레아가 지은‘욕망의 해부’라는 책에서 따온 것이다. 인간의, 특히 사내의 이성에 대한 욕망의 끝이 어떤 것인가를 말해주고 있어 흥미롭다. 책의 내용에 따라 조금 각색해서 책이름을 바꾸면 ‘왜 사내들은 다른 여자에게 미치는가?’ 쯤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