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여왕은 없다
계절의 여왕은 없다
by 운영자 2013.06.03
봄의 끝자락이다. 그러나 요즘의 봄은 예전과 달리 봄기운을 완연하게 느낄 수 없다. 기후의 변화가 심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봄을 즐기면서도 유독 5월을 강조한다.
흔히 5월을 ‘계절의 여왕’이라고 부른다.
사람들이 이렇게 부르는 것은 5월이 바깥 활동에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계절에 대한 인식은 사람마다, 나라마다 다를 수 있다.
영국의 시인 T.S.엘리엇(Thomas Stearns Eliot, 1888-1965)은 <황무지-죽은 자의 매장>에서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읊었다. 그는 ‘차라리 겨울에 우리는 따뜻했다’고 말했다.
계절에는 각각 특징이 있다. 그래서 계절에 여왕의 타이틀을 붙일 수 없다.
특히 5월을 계절의 여왕으로 부를 수도 없다. 5월을 계절의 여왕으로 부르는 순간, 다른 계절은 신하로 전락한다. 5월을 강조하기 위해서 다른 계절을 죽이는 것만큼 어리석은 짓도 없다.
나의 이러한 생각에 대해 웃자고 한 말에 대해 죽기 살기로 덤빈다고 핀잔할지도 모른다. 물론 계절에 여왕을 붙이건 왕자를 붙이건 상관 않고 그냥 웃어넘기면 그만이다.
그러나 일상에서 만나는 각종 개념은 그냥 생긴 것이 아니라 ‘생각의 습관’에서 탄생한 것이고, 생각의 습관이 사회의 문화를 형성한다는 점에서 그냥 지나칠 수 없다.
5월을 계절의 여왕으로 부르는 것은 일종의 계절에 대한 차별이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성 차별을 인권차원에서 다루고 있듯이, 계절에 대한 차별도 한국인들의 심각한 의식구조를 반영하고 있다.
의식구조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지금도 성 차별 문제를 중요한 사회문제로 여긴다는 것은 신석기시대 이후 남성이 지배한 사회에 대한 일종의 반성이다.
그런데 성 차별 문제를 해결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생각하면 실로 엄청나다. 계절에 대한 차별도 인간의 의식구조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면, 계절을 공평하게 인식하기까지 걸릴 시간도 실로 엄청날 것이다.
5월은 아름답다. 5월 이전의 4월도 아름답다. 5월 이후에 다가올 6월도 아름답다. 5월에 피는 찔레와 장미도 아름답고, 4월에 핀 모과나무 꽃과 6월에 필 모감주나무 꽃도 아름답다.
따뜻한 봄도 아름답고, 더운 여름도 아름답고, 서늘한 가을과 추운 겨울도 아름답다. 5월을 계절의 여왕이라 부를 수 없는 것은 각각 특성을 가지고 있는 계절은 비교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비교할 수 없는 것을 비교한다.
많은 사람들이 쉽게 대상을 비교하는 것은 아마도 경쟁사회의 산물일지도 모르지만, 비교할 수 없는 대상을 비교하는데 빠지면 오히려 경쟁력을 잃어버린다. 진정한 의미의 경쟁력은 한 생명체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비교하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은 정말 행복하다. 나는 권하고 싶다.
단 하루만이라도 비교하지 않고 살아보길. 처음에는 쉽지 않지만 한번 익숙하면 결코 어렵지 않다.
비교하지 않고 살아가면 평소 내가 몰랐던 것을 엄청 많이 발견한다. 일상에서 자신이 미처 몰랐던 사실을 발견하는 순간, 세상은 온 통 낮과 밤 없이 별이 빛난다. 낮에 별을 볼 수 있는 사람은 자신이 별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빛나는 별이지만, 스스로 깨닫는 사람이 드물 뿐이다.
<강판권 교수>
흔히 5월을 ‘계절의 여왕’이라고 부른다.
사람들이 이렇게 부르는 것은 5월이 바깥 활동에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계절에 대한 인식은 사람마다, 나라마다 다를 수 있다.
영국의 시인 T.S.엘리엇(Thomas Stearns Eliot, 1888-1965)은 <황무지-죽은 자의 매장>에서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읊었다. 그는 ‘차라리 겨울에 우리는 따뜻했다’고 말했다.
계절에는 각각 특징이 있다. 그래서 계절에 여왕의 타이틀을 붙일 수 없다.
특히 5월을 계절의 여왕으로 부를 수도 없다. 5월을 계절의 여왕으로 부르는 순간, 다른 계절은 신하로 전락한다. 5월을 강조하기 위해서 다른 계절을 죽이는 것만큼 어리석은 짓도 없다.
나의 이러한 생각에 대해 웃자고 한 말에 대해 죽기 살기로 덤빈다고 핀잔할지도 모른다. 물론 계절에 여왕을 붙이건 왕자를 붙이건 상관 않고 그냥 웃어넘기면 그만이다.
그러나 일상에서 만나는 각종 개념은 그냥 생긴 것이 아니라 ‘생각의 습관’에서 탄생한 것이고, 생각의 습관이 사회의 문화를 형성한다는 점에서 그냥 지나칠 수 없다.
5월을 계절의 여왕으로 부르는 것은 일종의 계절에 대한 차별이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성 차별을 인권차원에서 다루고 있듯이, 계절에 대한 차별도 한국인들의 심각한 의식구조를 반영하고 있다.
의식구조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지금도 성 차별 문제를 중요한 사회문제로 여긴다는 것은 신석기시대 이후 남성이 지배한 사회에 대한 일종의 반성이다.
그런데 성 차별 문제를 해결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생각하면 실로 엄청나다. 계절에 대한 차별도 인간의 의식구조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면, 계절을 공평하게 인식하기까지 걸릴 시간도 실로 엄청날 것이다.
5월은 아름답다. 5월 이전의 4월도 아름답다. 5월 이후에 다가올 6월도 아름답다. 5월에 피는 찔레와 장미도 아름답고, 4월에 핀 모과나무 꽃과 6월에 필 모감주나무 꽃도 아름답다.
따뜻한 봄도 아름답고, 더운 여름도 아름답고, 서늘한 가을과 추운 겨울도 아름답다. 5월을 계절의 여왕이라 부를 수 없는 것은 각각 특성을 가지고 있는 계절은 비교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비교할 수 없는 것을 비교한다.
많은 사람들이 쉽게 대상을 비교하는 것은 아마도 경쟁사회의 산물일지도 모르지만, 비교할 수 없는 대상을 비교하는데 빠지면 오히려 경쟁력을 잃어버린다. 진정한 의미의 경쟁력은 한 생명체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비교하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은 정말 행복하다. 나는 권하고 싶다.
단 하루만이라도 비교하지 않고 살아보길. 처음에는 쉽지 않지만 한번 익숙하면 결코 어렵지 않다.
비교하지 않고 살아가면 평소 내가 몰랐던 것을 엄청 많이 발견한다. 일상에서 자신이 미처 몰랐던 사실을 발견하는 순간, 세상은 온 통 낮과 밤 없이 별이 빛난다. 낮에 별을 볼 수 있는 사람은 자신이 별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빛나는 별이지만, 스스로 깨닫는 사람이 드물 뿐이다.
<강판권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