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과 겸손
오만과 겸손
by 운영자 2013.06.04
2500여 년 전 인도, 그 옛날 석가모니 부처님이 살던 시대에도 아픈 사람들이 많았다.
부처님의 제자 가운데 한 스님이 병이 들었다. 그 스님은 식사를 할 수도 없었고, 옷에 오물까지 묻힐 정도로 거동할 수 없었다.
본인의 의지대로 움직일 수 없었던 스님은 매우 힘겨운 시간을 보내며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다.
병든 스님이 아무도 찾아주지 않는 방에서 혼자 앓고 있을 때, 부처님께서 그 사실을 알고 그 병자를 찾아와 목욕시키고 옷을 갈아입히며, 죽을 준비해 병자에게 먹였다.
다른 제자들이 그 사실을 알고 부끄러움을 느꼈는데, 부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다.
“함께 수행하는 도반(道伴)끼리 서로 도와주며, 보살펴 주어라.”
경전에서 이 부분을 읽고 난 후 나는 병자에 관한 내용보다 부처님의 겸손과 자비심에 감동을 받았다.
세계 4대 성인 중의 한 분이요, 위대한 성자였던 부처님도 오물이 묻은 제자의 옷을 빨아주고 보살펴 주는 장면은 늘 마음 한구석에 추억의 영상처럼 담겨져 있다.
미얀마(Myanmar) 불교에 관한 글에서 자비심이 담긴 수행자를 또 만나게 되었다. 미얀마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한 큰 스님이 있는데, 삼장법사인 밍곤 스님이다.
밍곤 스님이 머물고 있는 인근 지역에 연세가 많은 노스님 한 분이 한밤중에 배탈이 나서 고생하고 있는데, 밍곤 스님이 그 사실을 알고 직접 오물을 치우고 배탈 난 노스님을 씻겨드린 뒤 가사를 깨끗이 빨아주었다.
노스님이 밍곤 스님께 인사를 하며 말했다.
“자네 같은 위치의 인물이 어찌 자신을 낮추어 교만심이 없는가? 하심(下心)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자네를 통해서 오늘에서야 배운 것 같네.”
부처님과 미얀마 스님의 자비와 겸손이 내 마음에 각인된 것은 근래 내 마음과 비추어 생각할 겨를이 많았기 때문이다. 솔직히 나는 아직 젊은 승려인데도 겸손하지 못하다.
내가 강의하는 대학은 학생들의 교수 평가가 엄격하다. 몇 년 전 교수 평가가 그런대로 괜찮아서 Best Lecturer상을 두어 번 받은 적이 있다.
이 상을 받기 전에도 강의평가가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상을 받을 때는 당연한 것처럼 여길 만큼 나는 매우 건방졌던 것 같다.
작년 겨울학기, 좋지 않은 평가를 받고서야 정신이 바짝 들었다. 아무리 어린 학생들 앞이지만 겸손하지 못했다는 자괴감, 철없는 나의 어리석음을 반성하며 며칠간 쉬이 잠들지 못했다.
부처님이나 큰 스님께서도 중생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겸손한 마음으로 대했건만 나는 아직 그런 경지도 가보지 못한 처지인데도 자만심에 가득하고 겸손하지 못했으니.....
어찌 보면 우리 인간들은 별거 아닌 것 같고, 자만심을 세우고 아만심을 드러내는 것이 아닌가 싶다. 똑같이 존엄한 인간이것만, 타인의 존엄을 망각하고 자기 기만에 빠져 있다.
겸손하지 못하고 오만한 태도는 결국 자신의 손해로 돌아온다. 아니 부끄러운 자화상인 줄 알면서도 오만함을 가지고 편견을 부리는 인간의 만용인지도 모른다.
그러니 인간이 얼마나 어리석은 존재인가! 불에 달궈진 쇠를 수십 번 두들겨야 제대로 된 칼이 나오듯이 끊임없는 자각을 통해 자신을 다듬어야 하리라.
<정운스님>
부처님의 제자 가운데 한 스님이 병이 들었다. 그 스님은 식사를 할 수도 없었고, 옷에 오물까지 묻힐 정도로 거동할 수 없었다.
본인의 의지대로 움직일 수 없었던 스님은 매우 힘겨운 시간을 보내며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다.
병든 스님이 아무도 찾아주지 않는 방에서 혼자 앓고 있을 때, 부처님께서 그 사실을 알고 그 병자를 찾아와 목욕시키고 옷을 갈아입히며, 죽을 준비해 병자에게 먹였다.
다른 제자들이 그 사실을 알고 부끄러움을 느꼈는데, 부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다.
“함께 수행하는 도반(道伴)끼리 서로 도와주며, 보살펴 주어라.”
경전에서 이 부분을 읽고 난 후 나는 병자에 관한 내용보다 부처님의 겸손과 자비심에 감동을 받았다.
세계 4대 성인 중의 한 분이요, 위대한 성자였던 부처님도 오물이 묻은 제자의 옷을 빨아주고 보살펴 주는 장면은 늘 마음 한구석에 추억의 영상처럼 담겨져 있다.
미얀마(Myanmar) 불교에 관한 글에서 자비심이 담긴 수행자를 또 만나게 되었다. 미얀마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한 큰 스님이 있는데, 삼장법사인 밍곤 스님이다.
밍곤 스님이 머물고 있는 인근 지역에 연세가 많은 노스님 한 분이 한밤중에 배탈이 나서 고생하고 있는데, 밍곤 스님이 그 사실을 알고 직접 오물을 치우고 배탈 난 노스님을 씻겨드린 뒤 가사를 깨끗이 빨아주었다.
노스님이 밍곤 스님께 인사를 하며 말했다.
“자네 같은 위치의 인물이 어찌 자신을 낮추어 교만심이 없는가? 하심(下心)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자네를 통해서 오늘에서야 배운 것 같네.”
부처님과 미얀마 스님의 자비와 겸손이 내 마음에 각인된 것은 근래 내 마음과 비추어 생각할 겨를이 많았기 때문이다. 솔직히 나는 아직 젊은 승려인데도 겸손하지 못하다.
내가 강의하는 대학은 학생들의 교수 평가가 엄격하다. 몇 년 전 교수 평가가 그런대로 괜찮아서 Best Lecturer상을 두어 번 받은 적이 있다.
이 상을 받기 전에도 강의평가가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상을 받을 때는 당연한 것처럼 여길 만큼 나는 매우 건방졌던 것 같다.
작년 겨울학기, 좋지 않은 평가를 받고서야 정신이 바짝 들었다. 아무리 어린 학생들 앞이지만 겸손하지 못했다는 자괴감, 철없는 나의 어리석음을 반성하며 며칠간 쉬이 잠들지 못했다.
부처님이나 큰 스님께서도 중생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겸손한 마음으로 대했건만 나는 아직 그런 경지도 가보지 못한 처지인데도 자만심에 가득하고 겸손하지 못했으니.....
어찌 보면 우리 인간들은 별거 아닌 것 같고, 자만심을 세우고 아만심을 드러내는 것이 아닌가 싶다. 똑같이 존엄한 인간이것만, 타인의 존엄을 망각하고 자기 기만에 빠져 있다.
겸손하지 못하고 오만한 태도는 결국 자신의 손해로 돌아온다. 아니 부끄러운 자화상인 줄 알면서도 오만함을 가지고 편견을 부리는 인간의 만용인지도 모른다.
그러니 인간이 얼마나 어리석은 존재인가! 불에 달궈진 쇠를 수십 번 두들겨야 제대로 된 칼이 나오듯이 끊임없는 자각을 통해 자신을 다듬어야 하리라.
<정운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