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예된 행복’의 올가미
‘유예된 행복’의 올가미
by 운영자 2013.06.14
성공은 과연 행복의 지름길인가?. 성공이란 무엇인가? 성공을 위해 성적을 올리라고 다그치는 게 교육현장이고 부모의 욕망이다.
미적분은 풀지 못해 끙끙대도 영어 회화는 술술 잘하고, 과학의 원리는 이해하기 어려워도 예체능에 소질이 빼어난 학생도 있다.
재능과 특기는 누구에게나 한 가지씩 있기 마련이다. 성적을 올리려고 모든 과목에 올인 하다보면 잠재능력을 계발하기 어렵다.
9월부터 시범운영하는 중학생의 ‘자유학기제’는 한 학기 동안 아이들이 시험부담 없이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해 진로 탐색의 기회를 갖게 하자는 취지다.
학부모들은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뭔가 불안하다. 학령기 때는 공부에만 매진해야 ‘유예된 행복’이 보장 된다는 뿌리 깊은 인식 탓이다. ‘자유학기제’가 성공하려면 학부모들의 불안을 덜어주는 방안을 마련하는 게 해법이다.
개성을 무시하는 획일적인 교육을 풍자한 우화가 미국의 교육학자 리브스의 ‘동물 학교’다.
동물학교에서는 다양한 능력을 갖도록 동물들에게 달리기, 오르기, 수영, 날기를 가르친다. 두더지는 왜 땅파기 과목이 없느냐고 연일 시위를 하지만 채택되지 않는다.
달리기는 늘 1등이지만 수영을 못하는 토끼는 고민하다 신경쇠약에 걸린다. 땅과 물이 놀이터인 오리는 수영을 잘하고, 날기도 웬만큼 한다.
달리기만 잘하면 우등생이 될 수 있다고 발바닥에 불이 나게 연습하다 물갈퀴가 닳아 수영조차 제대로 못하는 얼간이가 된다. 독수리는 높이 날아오르는 것만 고집하며 학교 밖을 떠돌다가 문제아로 낙인찍힌다.
수석 졸업은 뱀장어가 차지한다. 어느 하나 돋보이는 게 없지만 평균 점수가 가장 높다. 아이들의 꿈과 끼는 도외시 한 채 ‘뱀장어’처럼 평균 성적만 올리면 재능조차 발휘 못한다.
우리나라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는 세계 5위지만 공부에만 전념한 결과 신뢰, 봉사, 나눔 등 사회적인 능력은 떨어진다. 지적 호기심 등 감성의 발달을 요구하는 정서적 능력도 선진국 학생들 보다 쳐지는 이유도 성적위주의 공부에만 치중한 탓이다.
아이들에게 신문을 활용한 NIE 특강을 하면서 정서함양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필요성은 공감하면서도 부모의 과잉기대와 대학의 서열화, 경쟁위주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털어놓는다.
고교생들은 이른 아침 자율학습부터 늦은 시간까지 ‘야자’(야간자율학습)를 하거나 ‘야자’ 대신 학원을 간다. 고3은 토요일에도 논술 등 대입준비 강의를 듣는다. 늘 잠이 부족해 공부시간에 졸기 일쑤다.
스트레스로 짜증을 내거나 집중력이 떨어지고 학교생활에 불성실해지는 요인이다. 심하면 감정 통제에 어려움을 겪거나 우울증에 시달린다.
최근 봉사활동을 나간 고교생들이 병상의 노인에게 패륜적 막말을 한 일탈 행위로 파문을 불러 일으켰다.
학교 측은 “이번 사태를 깊이 반성하고 인성교육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다짐했지만 뒤늦은 후회다. ‘유예된 행복’을 위해 성적을 올리라는 강요보다 정서함양과 소질 개발로 ‘오늘의 행복’을 누리게 해 주는 것이 더 소중하다.
<이규섭 시인>
미적분은 풀지 못해 끙끙대도 영어 회화는 술술 잘하고, 과학의 원리는 이해하기 어려워도 예체능에 소질이 빼어난 학생도 있다.
재능과 특기는 누구에게나 한 가지씩 있기 마련이다. 성적을 올리려고 모든 과목에 올인 하다보면 잠재능력을 계발하기 어렵다.
9월부터 시범운영하는 중학생의 ‘자유학기제’는 한 학기 동안 아이들이 시험부담 없이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해 진로 탐색의 기회를 갖게 하자는 취지다.
학부모들은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뭔가 불안하다. 학령기 때는 공부에만 매진해야 ‘유예된 행복’이 보장 된다는 뿌리 깊은 인식 탓이다. ‘자유학기제’가 성공하려면 학부모들의 불안을 덜어주는 방안을 마련하는 게 해법이다.
개성을 무시하는 획일적인 교육을 풍자한 우화가 미국의 교육학자 리브스의 ‘동물 학교’다.
동물학교에서는 다양한 능력을 갖도록 동물들에게 달리기, 오르기, 수영, 날기를 가르친다. 두더지는 왜 땅파기 과목이 없느냐고 연일 시위를 하지만 채택되지 않는다.
달리기는 늘 1등이지만 수영을 못하는 토끼는 고민하다 신경쇠약에 걸린다. 땅과 물이 놀이터인 오리는 수영을 잘하고, 날기도 웬만큼 한다.
달리기만 잘하면 우등생이 될 수 있다고 발바닥에 불이 나게 연습하다 물갈퀴가 닳아 수영조차 제대로 못하는 얼간이가 된다. 독수리는 높이 날아오르는 것만 고집하며 학교 밖을 떠돌다가 문제아로 낙인찍힌다.
수석 졸업은 뱀장어가 차지한다. 어느 하나 돋보이는 게 없지만 평균 점수가 가장 높다. 아이들의 꿈과 끼는 도외시 한 채 ‘뱀장어’처럼 평균 성적만 올리면 재능조차 발휘 못한다.
우리나라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는 세계 5위지만 공부에만 전념한 결과 신뢰, 봉사, 나눔 등 사회적인 능력은 떨어진다. 지적 호기심 등 감성의 발달을 요구하는 정서적 능력도 선진국 학생들 보다 쳐지는 이유도 성적위주의 공부에만 치중한 탓이다.
아이들에게 신문을 활용한 NIE 특강을 하면서 정서함양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필요성은 공감하면서도 부모의 과잉기대와 대학의 서열화, 경쟁위주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털어놓는다.
고교생들은 이른 아침 자율학습부터 늦은 시간까지 ‘야자’(야간자율학습)를 하거나 ‘야자’ 대신 학원을 간다. 고3은 토요일에도 논술 등 대입준비 강의를 듣는다. 늘 잠이 부족해 공부시간에 졸기 일쑤다.
스트레스로 짜증을 내거나 집중력이 떨어지고 학교생활에 불성실해지는 요인이다. 심하면 감정 통제에 어려움을 겪거나 우울증에 시달린다.
최근 봉사활동을 나간 고교생들이 병상의 노인에게 패륜적 막말을 한 일탈 행위로 파문을 불러 일으켰다.
학교 측은 “이번 사태를 깊이 반성하고 인성교육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다짐했지만 뒤늦은 후회다. ‘유예된 행복’을 위해 성적을 올리라는 강요보다 정서함양과 소질 개발로 ‘오늘의 행복’을 누리게 해 주는 것이 더 소중하다.
<이규섭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