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공감의 불씨

공감의 불씨

by 운영자 2013.06.19

<유상철>
·고려대 경영학과 석사
·농협중앙회 중앙연수원 교수
·순천만 생태위원장

경제활동에는 수요와 공급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거래가 이루어진다. 교차로신문은 바로 이 수요와 공급의 교차점을 제공하여 이 지역 서민의 경제적 욕구를 해결해 왔었다.

1년 전 이 지역 두 개 주간지 신문이 모두 문을 닫고 말았을 때 교차로신문은 본래의 수요 공급의 교차로 역할 외에 지역 언론지로서 역할을 자임하고 나섰다.

그 뒤 교차로신문은 좁은 지면의 어려움 속에서도 시민이 궁금하게 여기는 지역 정보와 여론 제공의 장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잘 감당해 왔다.

앞뒤를 가늠해보면 순천시를 중심으로 한 전남동부 지역은 지금 매우 중요한 시점에 서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지역은 최근 여수엑스포,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고흥우주항공센터 등으로 전국적인 각광을 받게 되었다.

특히 지난해 개최된 여수엑스포를 통한 철로, 육로 교통인프라 확보는 이 지역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제 전남 동부지역은 산업과 관광의 기반을 확보한 셈이다.

특히 순천이 이 지역에 감당할 역할은 매우 크다고 본다. 세계에서 가장 살기좋은 도시 2위로 UNEP 공인 평가를 받은 순천은 산업인력의 베드타운으로서 생활, 교육, 문화의 중심 역할을 하게 되었다.

또한 정원박람회장과 순천만은 이 지역으로 수도권과 영남권의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동력 역할을 하게 되었다.

순천이 이러한 역할을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

첫째로 시민의 의식이다.

성공이 성공을 낳는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눈 앞에 보이는 것이 있어야 믿고 움직이게 된다는 것을 말한다.

순천의 국제정원박람회는 작은 지방자치단체가 주관한 박람회가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킨 좋은 사례를 남겼다. 더욱이 시대의 화두인 환경과 생태를 주제로 앞으로 많은 가능성과 비전을 실현할 수 있게 되었다.

‘생태수도 순천’이라는 정체성을 확보하게 된 셈이다.

과거 새마을운동이 한강의 기적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새마을교육을 통하여 우리 민족이 식민지 시대를 겪으면서 갖게 된 패배의식을 씻어내고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함으로써 가능해졌다는 분석이 있다.

정원박람회를 통해서 우리의 의식 속에 도사리고 있는 한반도 남쪽 소도시민이라는 변두리의식이 사라지고,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싹트게 되었다. 이 자신감이야말로 너무나 소중하고 잘 가꾸어내야 할 자산이다.

이 자신감을 시민 모두가 공감하면서, 동시에 이 자신감을 새로운 움직임의 추진력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둘째는 민과 관의 협조체제이다.

새마을운동의 성공요인 중의 또 하나가 관과 민이 한 덩어리가 되어 추진했다는 분석이다. 요즘 말로 거버넌스 체제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것이다.

일시적인 이벤트나 공사는 행정력과 예산만으로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지역이 생명력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다양하게 발전해 나가려면 관과 민의 협조체제가 이뤄져야 한다.

최근 인근 지역에서 4대 시민실천운동이 헛바퀴를 도는 예로 공무원이 근무시간에 쓰레기 줍고 다니는 광경을 TV에 보여준 바가 있다. 정원박람회 추진 과정에서도 주민이 소외됐다는 일부 비판이 있다.

이 부분의 반성과 보완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본다. 공무원만으로 다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버리고 다소 더디고 불편하더라도 시민을 앞세우는 자세가 필요하다. 멀리 가려면 같이 가야 한다.

세 번째는 건강한 리더십이다.

지역발전의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는 건강한 리더십이다. 지역의 진로를 책임 맡은 리더십이 지역의 미래를 바르게 내다보는 안목으로 바른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실현시킬 수 있는 인격과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어느 한쪽에 편향된 리더십이라든가 판단의 기준이 흔들리거나 개인적인 것에 머무는 리더십은 위험하다.

선거를 통해서 순천시민이 건강한 리더십을 선택할 수 있도록 공감시켜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지도자의 영향력은 워낙 커서 지역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순천과 전남 동부지역의 미래를 볼 때에, 매우 주요한 이 시점에서 누가 이러한 중요한 과제를 일깨우고 하나의 흐름으로 형상화시켜 나갈 것인가?

그것은 언론이 우선 앞장서야 한다고 본다. 교차로신문은 이 지역을 중심으로 한 유일한 종합일간지이다. 또 시민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배포망을 가지고 있다.

교차로신문은 이와 같은 일에 대해 시민의 여론을 형성시켜가는 <공감의 불씨>가 되어 순천과 나아가서 전남 동부지역 발전에 크게 이바지해 주었으면 하는 것이 소박한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