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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몸을 아끼고 사랑하듯

제 몸을 아끼고 사랑하듯

by 운영자 2013.06.25

옛날 인도 코살라국이라는 나라에 파사익왕이 살았다. 이 왕에게는 매우 사랑하는 왕비 말리부인이 있었다. 어느 해 봄날, 따스한 햇볕 아래 앉아있던 왕은 왕비에게 물었다.

“그대는 이 세상에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입니까?”

“대왕이시여! 제게는 저 이상으로 소중한 것이 이 세상에 아무것도 없습니다.”

다음 날 왕은 부처님이 머물고 있는 사찰로 직접 찾아가 왕비와의 대화를 말하자, 부처님께서 왕에게 다음과 같은 말씀을 해주었다.“마음 속, 어느 곳을 찾아보아도 자신보다 더 소중한 것은 이 세상에 없다. 내가 이러하듯 다른 사람도 똑같은 생각을 할 것이다. 제 몸을 아끼고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은 절대 남을 해쳐서는 안 된다.”

요즘 인터넷 세상이다 보니, 악플이 극성을 부린다. 실명을 쓰지 않다 보니, 다른 사람에게 심한 욕설을 하고 거짓 소문을 마치 진실인 것처럼 퍼뜨린다.

신상 털기를 하는 등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다. 또 어떤 이들은 자신이 신앙하는 종교와 다르다고 타 종교를 비방하거나 사찰의 기물을 파손하는 행위를 일삼는다.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비방하는 일은 칼과 창만 들지 않았을 뿐이지 매우 잔인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암에 걸린 사람의 고통보다 내 손톱 밑에 가시가 더 아픈 법이다.

그만큼 인간은 타인의 고통에 대해 하나 된 의식으로 전환되지 못한다는 의미이다. 나는 행복을 원하면서 다른 사람이 고통받는 것을 즐기는 것은 아닌지,

나는 존중받기를 원하면서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시키는 것은 아닌지 곰곰이 자신을 들여다보자. 피해자 입장에서, 왕따 당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계약 관계상 을(乙)의 입장에서 역지사지(易地思之)해보라.

또 내 종교가 소중하면 타인의 종교도 소중한 법이요, 내 인격이 소중하면 타인의 인격도 소중한 법이다. 내 자식이 소중하면, 남의 자식도 소중한 법이요, 내 물건이 소중하면 타인의 물건도 소중한 법이다. 이 세상에 나 자신만큼 소중한 사람은 없다. 그대 자신만큼 소중한 사람이 없듯이 이 세상 모든 존재가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을 잊지 말라.

<정운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