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성인과 악인의 차이

성인과 악인의 차이

by 운영자 2013.08.13

다음은 실제 있었던 이야기다. 수십여 년 전 베트남 전쟁이 일어났을 때, 우리나라에서도 군대를 파병하였다. 파병된 어느 부대가 밀림지대를 행군할 때의 일이었다.

각 군인들마다 식량과 취사도구, 침낭 등이 담긴 무거운 배낭과 총기를 들고 밀림을 지나고 있었다. 군인들은 각자 총 60kg 이상 되는 무게의 배낭을 짊어지고 있는데다 물도 제대로 먹지 못해 군인들은 걸음도 제대로 걸을 수 없을 정도로 지쳐 있었다.

이 때 갑자기 어디선가 베트콩의 총알이 날아오기 시작했다. 베트콩의 갑작스런 습격에 놀란 장병들은 훨훨 날 듯 사방으로 도망쳤다.

총알이 날아오기 전에는 한 발짝도 뗄 수 없을 만큼 몸이 천근만근이었던 군인들이 갑자기 총알이 날아오는 순간에 어떻게 솜털처럼 가볍게 몸을 날릴 수 있었는지 독자들은 이해가 가는가? 혹 이들이 신통술을 부린 것인가? 잠시 생각해보았으면 한다.

인간에게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마음속에 무한한 힘을 가지고 있다. 인간의 마음은 한없이 나약하다가도 강인한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곧 잠재된 의식(무의식) 속에 또 하나의 자아(自我)가 들어있는 것이다.

우리가 그 잠재된 마음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위대한 성인도 될 수 있음이요, 아주 못된 악인도 될 수 있다.

그 마음에 대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과 비교해 보자. 두 가지 경우가 있다. 요즘이 휴가철이니 바닷가에서 하루를 보낸다고 생각해보자.

첫째는 자신이 사랑하는 이성 친구와 해변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하루를 보내는 경우이고, 둘째는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과 같은 장소에서 하루를 보냈다고 해보자.

전자와 후자가 느끼는 그 ‘하루’라는 물리적 시간이 같겠는가? 전자는 하루가 한 시간으로 느껴졌을 것이요, 후자는 하루가 마치 한 달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전자와 후자가 똑같이 물리적인 하루를 보냈지만, 그들이 느끼는 하루는 마음가짐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는 것이다.

총알을 피해 달아나는 군인이 생명의 위급함을 느낀 때의 절박함과 그렇지 못할 때의 몸의 움직임이 다른 것은 순전히 마음의 작용 때문이다.

그래서 ‘여자는 나약한 존재이지만 어머니로서는 강인하다’는 말이 맞는 말이다.

불교에서 이런 마음(心)을 강조하는 사상과 학문이 발달했는데, 유식(唯識)이라고 한다.

우리의 마음은 이렇게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무한한 가능성이 있기에 부처님은 인간으로 태어났지만 성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이요, 공자나 예수님 또한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받는 성인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 반대로 마음을 잘 못 활용하면 히틀러 같은 사람도 될 수 있음이요, 위안부라는 명목으로 여성의 인권을 함부로 유린하고도 오리발 내미는 일본군인도 될 수 있다.

이 세상에 태어나 한번 밖에 없는 인생이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진 한 번의 인생을 이왕이면 마음을 잘 써서 악인보다는 성인으로 살다가는 것이 더 멋지지 않을까?

<정운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