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by 운영자 2013.09.05

“해바라기야, 요즘 새로운 일 시작해서 신나고 바쁘지. 주위에서는 걱정을 많이 하지만 너는 가능성을 보며 도전했으니까 마치 날개를 단 것 같을 거야. 괜찮아, 괜찮아. 걱정 말고 앞만 보며 달려가자. 해바라기, 사랑한다.”

“기쁨아, 그동안 회사일이며 집안일에 눌려 힘들었지. 그래도 요즘은 한숨 돌리게 됐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 여태까지 어려운 고비를 수없이 넘겨왔잖니. 괜찮아, 괜찮아. 그런데 이제는 힘들면 조금 쉬었다 가자. 그래야 잘 걸어갈 수 있어. 나는 네가 자랑스러워.”

“초록아, 30개월짜리 아들 기르면서 이번에 둘째를 가지게 돼서 많이 힘들지. 집에서 아이를 기르다보니 영영 직장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 같은 기분이 들 때도 있지. 그렇지만 지금은 최선을 다해 아이들을 기르자. 그러고 나면 분명 기회가 올 거야. 괜찮아, 괜찮아. 두 아이를 기르고 있는 너, 정말 장하다!”

숲속의 밤이 깊어갑니다. 열두 명이 둥그렇게 둘러앉아 요즘의 자기 마음을 그림이나 색깔로 표현한 종이를 앞에 두고, 한 사람씩 돌아가며 자기 이름을 부르고는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자기한테 꼭 해주고 싶은 이야기, 괜찮다고 다독이며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조용조용 털어놓습니다.

누군가 울컥하며 목소리가 떨리는가 싶더니, 누군가는 갑작스레 눈물이 터져 말을 잇지 못합니다. 그 마음이 그대로 전해지면서 모여 앉은 모두의 눈가가 촉촉해집니다.

조용한 음악에 몸을 맡긴 채 차분하게 기다리니, 눈물을 닦으며 스스로를 추스르고는 따뜻하게 자신을 위로하며 괜찮다고 토닥입니다.

직장 일에 학업에 집안일에 육아에 간병에, 어느 한 사람 여유 있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래도 한 달에 한 번씩 공부모임에서 만나고 있고, 1년에 딱 한 번 1박2일을 함께 보냅니다.

올해는 충남 아산시에 있는 영인산자연휴양림의 통나무집에서 하룻밤을 묵었는데, 맛있는 밥을 먹고 푹 쉬는 것도 좋겠지만 짧게나마 자신을 들여다보고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습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가 우리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 또 꼭 해주어야 할 이야기는 괜찮다고, 너는 지금 충분히 잘 해내고 있다는 위로와 격려인지도 모릅니다.

이날 임상미술심리상담사의 지도로 함께한 프로그램의 제목은 ‘미술치료기법을 통한 집단 힐링 : 괜찮아, 괜찮아’였습니다.

[교차로신문사/ 유경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