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들녘과 생명
황금들녘과 생명
by 운영자 2013.10.07
전국의 들판이 황금색으로 변했다.
벼가 누렇게 익어가는 황금들판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풍성할 뿐 아니라 감동의 눈물까지도 흐른다.
나처럼 들판의 황금물결을 바라보면서 눈물짓는 사람은 농촌을 고향으로 둔 사람만의 특권이다.
도시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에게 황금들녘은 결코 황금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가을철 벼는 황금색으로 변하지만 이제 벼는 한국 사람에게 황금대우를 받지 못한다. 쌀 소비가 날로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쌀 소비가 줄어드는 것도 쌀을 주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점차 줄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농민 단체에서는 쌀 소비 감소에 대해 다양한 소비 장려 정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전망은 결코 밝지 않다. 정부와 농민 단체의 노력만으로는 쌀 소비 감소를 막을 수 없을 만큼 쌀 이외의 식품이 날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쌀 소비 감소는 적지 않은 문제를 낳지만, 이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정부조차도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날로 낮아지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오히려 벼 재배지역을 다른 용도로 전환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그래서 해마다 벼 경작지가 급격하게 줄고 있다. 그러나 벼 경작지가 급격하게 줄어들어도 당장 쌀 생산과 소비의 균형에는 큰 문제가 없다. 그래서 정부도 해마다 줄어드는 경작지 감소에 둔감하다.
그러나 해마다 경작지가 줄어들면 한국의 미래는 그 만큼 어둡다.
해마다 경작지가 줄어들면 황금들녘을 볼 면적도 줄어든다. 그런데 황금들녘만 줄어들면 얼마나 다행일까.
문제는 황금들녘과 함께 습지가 살아진다는 점이다. 논은 람사협약에 규정한 습지에 해당한다.
습지는 물 깊이가 6미터 이하의 경우를 말한다. 한국의 논은 여름철 물을 저장하는 습지이다.
만약 해마다 벼 경작지가 사라지만 물을 담을 습지가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을 저장하는 습지가 사라지면 홍수의 발생도 비례한다. 람사협약에서 세계의 습지를 보존하는 이유는 습지가 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습지는 사람의 장기에 비유하면‘허파’이다. 허파는 호흡을 담당하는 주요 기관이다. 따라서 허파에 문제가 생기면 사람은 제대로 숨을 쉴 수 없다. 따라서 습지가 사라지면 인간은 숨을 제대로 쉴 수 없다.
황금들녘은 단순히 벼가 누렇게 익어가기 때문에 붙인 이름이 아니다.
황금들녘이 곧 사람을 숨 쉬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마다 다른 용도로 사라지는 황금들녘이 사람의 호흡을 거칠게 만들지만 심각성을 알리는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다른 용도로 사라진, 특히 혁신도시로 사라진 황금들녘은 다시 되돌릴 수 없다는 사실이다.
경제 활성화를 위해‘과감하게’ 황금들녘을 걷어치우는 정책이 과연 인간의 미래를 밝게 할지 의문이다.
황금들녘이 지금처럼 사라지면 머지않아 대한민국은 주식마저 스스로 해결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국가가 주식을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면 국민의 목숨을 지킬 수 없다. 내가 황금들녘을 바라보면서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 것은 단순히 농촌 출신의 향수 때문이 아니라 한국인에게 들판이 생명의 습지이기 때문이다.
논을 생명의 땅으로 인식하는 사람은 어린 시절을 농촌에서 보내지 않았더라도 황금들녘을 바라보면서 눈물 흘릴 수 있다. 생명만큼 감동을 주는 대상이 없기 때문이다.
<강판권 교수>
벼가 누렇게 익어가는 황금들판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풍성할 뿐 아니라 감동의 눈물까지도 흐른다.
나처럼 들판의 황금물결을 바라보면서 눈물짓는 사람은 농촌을 고향으로 둔 사람만의 특권이다.
도시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에게 황금들녘은 결코 황금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가을철 벼는 황금색으로 변하지만 이제 벼는 한국 사람에게 황금대우를 받지 못한다. 쌀 소비가 날로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쌀 소비가 줄어드는 것도 쌀을 주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점차 줄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농민 단체에서는 쌀 소비 감소에 대해 다양한 소비 장려 정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전망은 결코 밝지 않다. 정부와 농민 단체의 노력만으로는 쌀 소비 감소를 막을 수 없을 만큼 쌀 이외의 식품이 날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쌀 소비 감소는 적지 않은 문제를 낳지만, 이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정부조차도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날로 낮아지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오히려 벼 재배지역을 다른 용도로 전환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그래서 해마다 벼 경작지가 급격하게 줄고 있다. 그러나 벼 경작지가 급격하게 줄어들어도 당장 쌀 생산과 소비의 균형에는 큰 문제가 없다. 그래서 정부도 해마다 줄어드는 경작지 감소에 둔감하다.
그러나 해마다 경작지가 줄어들면 한국의 미래는 그 만큼 어둡다.
해마다 경작지가 줄어들면 황금들녘을 볼 면적도 줄어든다. 그런데 황금들녘만 줄어들면 얼마나 다행일까.
문제는 황금들녘과 함께 습지가 살아진다는 점이다. 논은 람사협약에 규정한 습지에 해당한다.
습지는 물 깊이가 6미터 이하의 경우를 말한다. 한국의 논은 여름철 물을 저장하는 습지이다.
만약 해마다 벼 경작지가 사라지만 물을 담을 습지가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을 저장하는 습지가 사라지면 홍수의 발생도 비례한다. 람사협약에서 세계의 습지를 보존하는 이유는 습지가 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습지는 사람의 장기에 비유하면‘허파’이다. 허파는 호흡을 담당하는 주요 기관이다. 따라서 허파에 문제가 생기면 사람은 제대로 숨을 쉴 수 없다. 따라서 습지가 사라지면 인간은 숨을 제대로 쉴 수 없다.
황금들녘은 단순히 벼가 누렇게 익어가기 때문에 붙인 이름이 아니다.
황금들녘이 곧 사람을 숨 쉬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마다 다른 용도로 사라지는 황금들녘이 사람의 호흡을 거칠게 만들지만 심각성을 알리는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다른 용도로 사라진, 특히 혁신도시로 사라진 황금들녘은 다시 되돌릴 수 없다는 사실이다.
경제 활성화를 위해‘과감하게’ 황금들녘을 걷어치우는 정책이 과연 인간의 미래를 밝게 할지 의문이다.
황금들녘이 지금처럼 사라지면 머지않아 대한민국은 주식마저 스스로 해결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국가가 주식을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면 국민의 목숨을 지킬 수 없다. 내가 황금들녘을 바라보면서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 것은 단순히 농촌 출신의 향수 때문이 아니라 한국인에게 들판이 생명의 습지이기 때문이다.
논을 생명의 땅으로 인식하는 사람은 어린 시절을 농촌에서 보내지 않았더라도 황금들녘을 바라보면서 눈물 흘릴 수 있다. 생명만큼 감동을 주는 대상이 없기 때문이다.
<강판권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