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공부, 인간의 길을 묻는 것이다!

공부, 인간의 길을 묻는 것이다!

by 운영자 2013.10.30









문덕근
·전남교원단체총연합회장
·전남자연학습장관리소장
·교육학박사


얼마 전 ‘무자식 상팔자’라는 드라마가 케이블의 성격에 더 가까운 지역 채널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종영되었다.

특히 드라마를 좋아하는 부모들에게 인기가 많았는데, 그 원인을 분석해보니 철저히 부모의 입장에서 그려진 ‘어른을 어른답게 대하는 것’ 즉, 자식 또는 젊은이들이 부모,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결코 선을 넘지 않는 인간관계의 확실한 마지노선을 지킨 것이 드라마 성공의 열쇠가 아니었나 싶다.

요즘 아이들은 무서운 사람이 없고 어른들의 지도나 꾸지람, 더 나아가 협박도 통하지 않는다. 더구나 모든 일에 의욕이 없어 백약이 무효인 아이들이 태반이다.

자신의 가진 꿈을 향해 달려가기 보다는 그저 주위에서 요구하는 대로 끌려가는 아이들이 더 많은 세상이다. 이러한 현상은 어디에서 시작되었을까? 그저 세상의 흐름이라고 지켜보아야만 할 것인가?

이런 자녀를 가진 부모들에게 효자, 효녀의 기준은 과연 무엇일까? 부모의 말이라면 무조건 들으려 노력하는 자녀일까? 물론 당연한 얘기겠지만 현재 많은 부모들은 ‘무엇이 되었든지 간에 우선 하고 싶은 것만이라도 있는 내 자녀가 되었으면 좋겠다.’ 라고 대답한다.

“숙제 다 했니?”에서부터 ‘너는 수업 태도가 그게 뭐야?’ 이렇게 따지는 어른들의 입장에서는 아이들이 스스로 알아서 해줬으면 좋겠는데 아이들 입장에서는 그런 말들을 듣는 일이 정말 힘들다.

돌이켜 보면 어른인 우리들도 어렸을 때는 스스로 잘 알아서 척척 해내지 못하는 존재였을 것인데도 우리는 아이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다그칠 때가 많다는 것이다.

‘우리는 어떤 존재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그렇게 되기 위해서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등 사람들은 끊임없이 자기 자신과 싸움 같은 질문을 마주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인간이란 본래 ‘사람 사이’다. 그래서 사람의 일은 모두 사람의 관계를 통해 이루어진다.

좋은 사람은 건강한 인간관계를 맺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즉 사랑과 호감을 주고받고 유지하는 능력이다.

‘그 사람은 좋은 사람이야!’ 라는 말을 들으려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만이 앎과 삶의 조화를 이루는 자연의 순리에 따르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의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묻고 답을 찾으려고 하는 모든 것이 삶의 법칙이다.

남을 나처럼 아끼고, 남의 일을 내 일처럼 하는 사람이 행복하다.

그런 사람이 사장이라면 그 회사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태어날 것이며, 그런 사람이 식당 주인이라면 손님이 줄을 이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성공할 수밖에 없다.

행복한 사람이 공부도 훨씬 더 잘하게 된다는 것, 행복한 사람이 신체적, 정신적으로도 훨씬 건강하다는 것, 그리고 행복한 사람이 좋은 인간관계를 맺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 한다.

‘문을 나설 때는 큰 손님을 뵙듯, 남에게 일을 시킬 때는 큰 제사를 받들 듯 하라.’고 한 공자의 말 또한 인간의 길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어머니, 아버지 세대에는 학교가 그렇게 많지 않았고, 많이 배우지도 못했었다.

예전과 달리 요즘은 학교도 많아지고 배울 기회도 많아졌고, 프로그램들도 다양해졌다. ‘선하게 살아라, 다른 사람을 배려해라, 친절해라.’ 고 끊임없이 강조한다.

이렇게까지 하면 사람들이 과거보다 훨씬 더 많이 선하고 착해져야 하는 게 맞고, 사람이 사람을 의식하는 게 자연스럽고 행복해야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사람이 만나고 대하는 일이 두려운 세상이 되어 버렸다.

국가적인 차원에서는 ‘국민 소득이 올라가면 행복해질 것이다.’라고 생각했었고, 학교나 가정에서는 아이가 좋은 교육을 받고 좋은 대학에 가고, 전문 직업을 갖게 되면 행복해 질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성공하고 부를 창출하면 행복은 자연히 따라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현실은 어떠한가? 현실은 그런 사람들이 결코 행복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알아서 하는 게 공부뿐만이 아니라 나중에 나의 인생에서 나를 더욱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열쇠라는 것을 아는 아이들도 있다.

인간의 길은 내가 살려는 마음과 남을 살리려는 마음 즉, 나의 행복과 남의 행복을 도우려는 의지를 습관화 하는 것이고, 그것이 공부의 목적이며, 인간의 길을 묻는 위대한 작업인 것이다.

비록 포기하고 싶고, 좌절하고 싶고, 고통스럽지만 그때 ‘한 번 더 해보자.’ 하는 자세와 태도가 중요하다.

아이들은 자기 마음대로 안 될 때 누군가 자기를 인정해주지 않고, 안 된다는 얘기를 했을 때 부모도 선생님도 자기를 포기했다는 얘기를 한다.

그러나 그러한 과정들을 잘 참아 넘긴 아이들은 ‘내가 내 마음대로 되지 않고, 주변에서도 나를 인정해주지 않았지만 ‘부모님과 선생님만큼은 나를 인정해 주고 믿어주었다.’ 그리고 그것 때문에 절대 실망 시킬 수 없었다고 이야기한다.

가족이니까 부모니까 선생님이니까 힘들어서 포기하고 그리고 도저히 가능성 없다고 생각될 때, 그래도 ‘한 번 더’ 라는 마인드를 가지고 시도해보는 우리가 되어보자.

인생을 살아가는데 ‘자기조정력, 자기조절력’을 기르는 것이 공부다.

‘자기조정력과 자기조절력’은 다른 사람과 원만한 관계를 맺는 지혜를 준다. 사람은 누구나 만나면 행복해하고, 자신을 좋아해주고, 인간적으로 잘 통하며 소통이 잘되는 사람과 함께 있고 싶어 한다.

나 혼자만의 노력이 아니라, 모두가 노력하고 함께 동참함으로써 인생의 길을 묻는 아이들에게 열정적인 삶의 ‘Mentor’가 되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