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먹거리에 대한 과장된 공포와 그 이면

먹거리에 대한 과장된 공포와 그 이면

by 운영자 2013.11.08

박강현
·(사)한국해비타트
전남동부지회 사무국장


스마트폰에 ‘사람을 미치게 하는 음식들’이란 제목으로 메시지가 들어온다.

라면 한 그릇은 담배 한 갑과 같고 삼겹살은 항생제 덩어리, 달걀은 절대 먹지마라 등등.

이 메시지의 내용대로라면 딱히 먹을 것이 없다.

사는 것이 조금은 여유로워지면서 ‘먹는 행위’ 자체가 ‘끼니’를 넘어서 우리 몸을 안전하고 건강하게 지키기 위한 적극적인 문화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러한 좋은 먹거리에 대한 관심의 이면에는 여전히 매서운 자본의 논리가 숨어있다.

속성제와 항생제를 남용할 수밖에 없는 지금의 농축산물 재배방식과 글로벌농산물은 ‘극대이윤의 창출’이라는 자본의 논리가 바탕을 이룬다.

자본의 논리에 충실한 농축산물의 생산방식은 대량화와 기계화를 수반할 수밖에 없고 이러한 집단적 재배 및 축산방식은 매우 비도덕적일 수밖에 없다.

사람의 먹거리는 생명을 기본으로 한다. 건강하게 자라난 먹거리를 섭취함으로써 인간의 건강은 유지돼간다는 사실이 이 자본의 논리에서는 철저히 무시된다. 더 빠르고 더 많은 상품을 만들어 더 많은 이윤을 남길 것인가 만이 이들의 관심사일 뿐이다.

그리고 이를 가공해서 음식을 만드는 업체들도 그 연장선에서 ‘정크푸드’와 같은 쓰레기음식을 아무런 죄책감 없이 만들어낸다. 자본은 그래서 도덕적이지 않다.

그런데 참 아니러니 한 것은 이러한 비도덕적 생산이 빚어내는 먹거리의 문제점을 확대포장하고 공포감을 조장하는 것 또한 또 다른 자본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적극적으로 먹거리 생산물의 숨은 이면을 공개한다. 비도덕적 생산방식이 빚어내는 갖가지 현실을 즉물적이고 생생하게 고발함으로써 먹거리에 대한 공포를 극대화한다.

왜? 당연히 이러한 공포는 새로운 먹거리를 찾게 되고 그럴싸하게 포장된 안전먹거리의 대표브랜드의 상품판매를 촉진시킨다.

공포를 이용한 새로운 음식문화의 패러다임 창조!

이들이 우리에게 말하고 있는 내용이다.

그렇다면 가난하고 능력 없는 서민들은 계속 각종 약물제제에 노출되고 섭취하는 순간 곧 암이 걸릴 것 같은 먹거리를 먹어야 할까?

지구의 환경파괴는 물론 우리 인간의 삶을 병들게 하는 글로벌푸드와 정크푸드로부터 벗어나는 진실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비싼 대가를 치르고 나만 안전할 수 있는 먹거리가 아니라 돈 없고 힘없는 서민들의 안전도 책임질 수 있는 먹거리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결시키고 내 옆집에서 소규모로 재배한 채소를 내 밥상에 올리는 것.

경쟁력과 효율성을 따지기 전에 생명을 따지는 먹거리.

그것은 음식문화를 소비하는 소비자의 자기각성과 반성을 바탕으로 시작될 수 있다.

이제 자본의 논리에 매몰될 때가 아니라 건강한 먹거리를 위해 필요한 음식재료를 어떻게 구할 것인가 고민하고 비가격적인 경쟁력에 대해 다른 눈으로 보아야 한다.

그래서 로컬푸드에 대한 관심이 더욱 필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