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의미와 버킷리스트
삶의 의미와 버킷리스트
by 운영자 2014.01.15
손경화
·광양시건강가정지원센터장
·청암대학교 사회복지과 교수
새해가 시작된 지 이제 보름 남짓 흘렀다. 새 달력이 시작되는 한 해의 첫 달 첫 날이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다양하고 때로는 거창한 일년의 계획을 세우게 된다.
나도 많은 사람들이 그러하듯 일년에 대한 꿈의 목록을 만들어 보았다. 그리고 지난해의 꿈의 목록과 비교도 해 보았다.
꿈의 목록이라는 말처럼 목록의 항목들은 달성되는 것보다 바람으로 그치는 것들이 더 많았고 바람으로 그친 항목들은 한 해가 저물고 다음 해가 떠오르면 쳇바퀴가 돌듯이 나의 꿈 목록에 다시 거론되곤 하였다.
나의 바람들은 계속 해를 반복하며 나의 바람으로 남아 있었던 것이다. 내가 너무 거창한 것들로만 내 꿈의 목록을 채우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올 해는 우연한 기회로 그런 나의 바람들을 되돌아보는 기회가 생겼다.
최근 귀한 분에게 <버킷리스트>라는 책을 선물 받았다. 버킷리스트란 ‘Kick the Bucket’에서 유래된 말로 중세시대에 자살할 때 목에 밧줄을 감고 양동이를 발로 차 버리는 행위에서 전해진 것으로 우리가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일이나 하고 싶은 일에 대한 리스트를 말한다. 책의 내용 중 흥미로웠던 것은 죽음을 눈앞에 둔 사람들의 버킷리스트를 물어본 결과 위암 말기 환자는 ‘죽기 전에 봉사활동하기’, ‘사과 한쪽 먹기’, ‘블랙커피 한 잔을 마시기’, ‘시원하게 똥을 한번 누기’라고 대답하였으며, 간암 말기 환자는 ‘그동안 고생만 한 아내에게 면사포 씌어주기’, ‘3분만 속 시원하게 웃기’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들의 버킷리스트에서 내가 눈여겨보게 되는 것은 삶을 마감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원하는 것은 아주 거창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 주변에 있는 사소한 것들이었다는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세우는 계획과 목표는 대부분 거창하지만 삶을 마감하는 사람들의 계획과 목표는 보다 평범하고 건강한 사람들이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 그런 것들이었다.
이들의 버킷리스트를 보면서 나는 ‘우리는 살아가면서 너무 거창한 것들을 쫓으면서 정작 자신이 할 수 있는 소중한 것들은 너무나 소박하여 잊고 사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리는 간혹 너무 당연하거나 쉬운 것들을 간과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그 당연하고 쉬운 것들 중에는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는 것을 삶을 마감하는 사람들의 버킷리스트를 보며 느끼게 되었다.
책을 보면 버킷리스트의 항목들은 거창한 것들이 아니다. 27세의 한 여성은 “성경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다”를 항목에 넣었고, 35세의 한 남성은 “과속 카메라 앞에서 가속 페달 밟기”라는 다소 엉뚱한 항목을 넣기도 하였다.
이렇듯 버킷리스트는 거창하거나 모호한 것이 아니라 아주 구체적인 것들로 이 중에는 다소 소박한 것들도 많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어찌 보면 다소 소박하고 엉뚱한 이런 항목들을 나열하는 것이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1985년 프린스턴대학 고등과학연구소에서는 대학교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게 하였다.
당시 32명 중 17명은 성실하게 대답하였으며, 15명은 무성의하게 작성했다.
15년 후인 2000년에 추적조사를 통해 그 당시 사람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한 결과 놀라운 점을 발견하게 된다.
버킷리스트를 성실하게 작성한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사회적 위치가 높았으며, 재산은 평균 2.8배 정도 많았다.
또한 90%정도가 현재 삶에 만족한다고 응답했으며, 이혼 경험이 없이 행복한 가정생활을 만끽하고 있었다. 이는 소박하지만 인생에서 중요한 꿈들을 놓치지 않고 이루면서 살아가는 삶과 그렇지 않은 삶의 차이일 것이다.
그리고 설사 이루지 못한다 하더라도 꿈을 위해 노력하는 동안 더욱 풍요로운 삶을 만끽하고, 더욱 행복한 삶을 위해 웃으며 삶을 영위해 나가고 있기 때문에 정처 없이 항해하는 배들과는 차원이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마지막 책장을 넘기며 새해 계획과 연동하여 나의 2014년 소망 목록을 다시 수정하여 나열해 보았다. 특히 너무 당연하고 간단한 것이어서 내가 놓치고 있었지만 내게 너무나도 소중한 것들을 소망 목록에 많이 추가하였다.
부모님께 1주일에 한번씩 전화하기, 다른 사람의 장점을 발견하고 칭찬하기, 남편과 아이에게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가족과 함께 주말보내기, 내 의견을 앞세우기보다 남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기, 자원봉사와 기부 늘리기, 매일 아침 신문 읽기, 장기기증서에 서명하기, 천천히 운전하기 등등 약 30여개의 목록을 만들어 보았다.
그리고 그 중 5개를 골라 요즘 시판되고 있는 버킷리스트 머그컵에 새겨 놓고 모닝커피를 마시면서 목록들을 되새기고 있다.
우리의 삶은 원대한 꿈도 필요로 하지만 주위를 돌아보고 더불어 살기 위한 소박한 꿈들도 필요로 한다. 우리 가족과 우리 이웃이 더불어 행복하기 위해서는 나의 작은 실천들이 너무나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런 실천들은 너무나 당연하기 때문에 사람들의 계획이나 목표에 들어가지 않게 되고 따라서 자신도 모르게 살아가면서 놓치고 마는 경우가 생기게 된다.
새해가 보름 남짓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자신이 세운 계획과 목표를 다시 한 번 살펴보고 내가 너무 거창한 것들로만 계획을 세우지 않았는지 점검해보는 것은 어떨까?
혹시 너무나 당연하고 너무나 간단하여 내가 놓치고 있는 것들이 있다면 그러한 것들을 계획과 목표에 추가해 보는 것은 어떨지 제안해 본다.
·광양시건강가정지원센터장
·청암대학교 사회복지과 교수
새해가 시작된 지 이제 보름 남짓 흘렀다. 새 달력이 시작되는 한 해의 첫 달 첫 날이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다양하고 때로는 거창한 일년의 계획을 세우게 된다.
나도 많은 사람들이 그러하듯 일년에 대한 꿈의 목록을 만들어 보았다. 그리고 지난해의 꿈의 목록과 비교도 해 보았다.
꿈의 목록이라는 말처럼 목록의 항목들은 달성되는 것보다 바람으로 그치는 것들이 더 많았고 바람으로 그친 항목들은 한 해가 저물고 다음 해가 떠오르면 쳇바퀴가 돌듯이 나의 꿈 목록에 다시 거론되곤 하였다.
나의 바람들은 계속 해를 반복하며 나의 바람으로 남아 있었던 것이다. 내가 너무 거창한 것들로만 내 꿈의 목록을 채우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올 해는 우연한 기회로 그런 나의 바람들을 되돌아보는 기회가 생겼다.
최근 귀한 분에게 <버킷리스트>라는 책을 선물 받았다. 버킷리스트란 ‘Kick the Bucket’에서 유래된 말로 중세시대에 자살할 때 목에 밧줄을 감고 양동이를 발로 차 버리는 행위에서 전해진 것으로 우리가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일이나 하고 싶은 일에 대한 리스트를 말한다. 책의 내용 중 흥미로웠던 것은 죽음을 눈앞에 둔 사람들의 버킷리스트를 물어본 결과 위암 말기 환자는 ‘죽기 전에 봉사활동하기’, ‘사과 한쪽 먹기’, ‘블랙커피 한 잔을 마시기’, ‘시원하게 똥을 한번 누기’라고 대답하였으며, 간암 말기 환자는 ‘그동안 고생만 한 아내에게 면사포 씌어주기’, ‘3분만 속 시원하게 웃기’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들의 버킷리스트에서 내가 눈여겨보게 되는 것은 삶을 마감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원하는 것은 아주 거창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 주변에 있는 사소한 것들이었다는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세우는 계획과 목표는 대부분 거창하지만 삶을 마감하는 사람들의 계획과 목표는 보다 평범하고 건강한 사람들이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 그런 것들이었다.
이들의 버킷리스트를 보면서 나는 ‘우리는 살아가면서 너무 거창한 것들을 쫓으면서 정작 자신이 할 수 있는 소중한 것들은 너무나 소박하여 잊고 사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리는 간혹 너무 당연하거나 쉬운 것들을 간과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그 당연하고 쉬운 것들 중에는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는 것을 삶을 마감하는 사람들의 버킷리스트를 보며 느끼게 되었다.
책을 보면 버킷리스트의 항목들은 거창한 것들이 아니다. 27세의 한 여성은 “성경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다”를 항목에 넣었고, 35세의 한 남성은 “과속 카메라 앞에서 가속 페달 밟기”라는 다소 엉뚱한 항목을 넣기도 하였다.
이렇듯 버킷리스트는 거창하거나 모호한 것이 아니라 아주 구체적인 것들로 이 중에는 다소 소박한 것들도 많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어찌 보면 다소 소박하고 엉뚱한 이런 항목들을 나열하는 것이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1985년 프린스턴대학 고등과학연구소에서는 대학교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게 하였다.
당시 32명 중 17명은 성실하게 대답하였으며, 15명은 무성의하게 작성했다.
15년 후인 2000년에 추적조사를 통해 그 당시 사람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한 결과 놀라운 점을 발견하게 된다.
버킷리스트를 성실하게 작성한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사회적 위치가 높았으며, 재산은 평균 2.8배 정도 많았다.
또한 90%정도가 현재 삶에 만족한다고 응답했으며, 이혼 경험이 없이 행복한 가정생활을 만끽하고 있었다. 이는 소박하지만 인생에서 중요한 꿈들을 놓치지 않고 이루면서 살아가는 삶과 그렇지 않은 삶의 차이일 것이다.
그리고 설사 이루지 못한다 하더라도 꿈을 위해 노력하는 동안 더욱 풍요로운 삶을 만끽하고, 더욱 행복한 삶을 위해 웃으며 삶을 영위해 나가고 있기 때문에 정처 없이 항해하는 배들과는 차원이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마지막 책장을 넘기며 새해 계획과 연동하여 나의 2014년 소망 목록을 다시 수정하여 나열해 보았다. 특히 너무 당연하고 간단한 것이어서 내가 놓치고 있었지만 내게 너무나도 소중한 것들을 소망 목록에 많이 추가하였다.
부모님께 1주일에 한번씩 전화하기, 다른 사람의 장점을 발견하고 칭찬하기, 남편과 아이에게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가족과 함께 주말보내기, 내 의견을 앞세우기보다 남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기, 자원봉사와 기부 늘리기, 매일 아침 신문 읽기, 장기기증서에 서명하기, 천천히 운전하기 등등 약 30여개의 목록을 만들어 보았다.
그리고 그 중 5개를 골라 요즘 시판되고 있는 버킷리스트 머그컵에 새겨 놓고 모닝커피를 마시면서 목록들을 되새기고 있다.
우리의 삶은 원대한 꿈도 필요로 하지만 주위를 돌아보고 더불어 살기 위한 소박한 꿈들도 필요로 한다. 우리 가족과 우리 이웃이 더불어 행복하기 위해서는 나의 작은 실천들이 너무나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런 실천들은 너무나 당연하기 때문에 사람들의 계획이나 목표에 들어가지 않게 되고 따라서 자신도 모르게 살아가면서 놓치고 마는 경우가 생기게 된다.
새해가 보름 남짓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자신이 세운 계획과 목표를 다시 한 번 살펴보고 내가 너무 거창한 것들로만 계획을 세우지 않았는지 점검해보는 것은 어떨까?
혹시 너무나 당연하고 너무나 간단하여 내가 놓치고 있는 것들이 있다면 그러한 것들을 계획과 목표에 추가해 보는 것은 어떨지 제안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