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만약
by 운영자 2014.04.23
<한희철목사>
- 성지감리 교회 담임목사
- 흙과 농부와 목자가 만나면의 저자
되돌릴 수 없는 시간, 되돌릴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잘 압니다. 그러기에 ‘만약’이라는 말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또한 잘 압니다.
그러면서도 너무나 마음이 아프고 속이 상해 ‘만약’이라는 생각을 하고 또 하게 됩니다.
만약 배가 기울기 시작할 때부터, 뭔가 이상이 감지됐을 때부터 기민하게 움직여 구조가 시작되었다면, 배가 가라앉기까지 90여분의 시간을 가장 최선의 방법으로 대응을 했다면, 참담하다 싶을 만큼 대응책을 찾지 못해 허둥대며 시간을 허비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요.
만약 방송을 제 때 제대로 했다면, 지금 배가 기울어 가라앉고 있답니다, 위험한 상황이지만 얼마든지 이겨낼 수 있습니다,
여러분 중 대부분은 아직 젊은 학생들이니까 얼마든지 이겨낼 수 있을 거예요,그러니 구명조끼를 입고 서둘러 바다로 뛰어내리세요,
구명조끼를 입고 있으면 바다 위에서도 뜰 수가 있답니다, 수영을 못한다고 두려워하지 말고 조금만 버티면 금방 구조의 손길이 다가올 것입니다 했다면,
그래서 움직이지 말고 그대로 있으라고, 선실에 있는 것이 안전하다는 방송만 믿고 배가 가라앉도록 그 많은 학생들이 자리를 지키지만 않았다면 어땠을까요.
만약 승무원들이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면, 위태할수록 자기 자리를 지키며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면, 당황하는 승객들을 안심시키며 질서 있게 피할 수 있도록 도왔다면, 그렇게 주어진 일을 모두 마치고 배의 총책임자인 선장이 가라앉는 배에서 맨 나중에 나왔다면, 마지막으로 빠져나와 가라앉는 배를 눈물로 바라보았다면 어땠을까요.
그 위태하고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책임 있는 한 승무원이 배에 달린 구명정을 모두 펼쳐냈다면, 하여 한순간 그 사나운 바다위에 구명정이 꽃처럼 펼쳐지고, 학생들은 어르신들께 남자는 여자에게 어른들은 아이에게 서로 먼저 구명정에 오르라 양보하며 서로를 격려했다면, 오히려 구명정의 자리가 남아 더 태울 사람이 없는가를 찾았다면 어땠을까요. 그랬다면, 정말로 그랬다면, 그 많은 젊은이들의 꿈과 희망이 한순간 바다에 잠기지는 않았을 텐데요.
학생들을 구하느라 동분서주 구명조끼를 찾아 학생들에게 입히고 나중엔 자신의 구명조끼까지 벗어준 채 “누난 왜 조끼를 안 입어요?” 묻는 학생에게 “너희들 다 구하고 나도 따라가겠다”는 말을, 한 착한 딸이자 승무원이었던 꽃다운 젊은이가 마지막으로 남기지는 않았을 텐데요.
제자를 두고는 배를 떠날 수가 없어 마지막까지 학생들을 살려내다가 배와 함께 제자들과 함께 그 좋은 선생님들이 희생을 당하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요.
속수무책인 바다를 바라보며 새까맣게 가슴이 타들어가는 대신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온 아들, 딸들을 눈물로 품어 안으며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사랑으로 어머니 아버지들은 자식들을 사랑할 수 있었을 텐데요.
함께 눈물로 기도했더니 하늘이 우리의 기도를 들으셨다며 종교를 떠나 온 국민이 한 마음으로 감사를 드렸을 텐데요.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이 아무런 소용없는 ‘만약’, 이 어처구니없는 아픔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습니다.
- 성지감리 교회 담임목사
- 흙과 농부와 목자가 만나면의 저자
되돌릴 수 없는 시간, 되돌릴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잘 압니다. 그러기에 ‘만약’이라는 말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또한 잘 압니다.
그러면서도 너무나 마음이 아프고 속이 상해 ‘만약’이라는 생각을 하고 또 하게 됩니다.
만약 배가 기울기 시작할 때부터, 뭔가 이상이 감지됐을 때부터 기민하게 움직여 구조가 시작되었다면, 배가 가라앉기까지 90여분의 시간을 가장 최선의 방법으로 대응을 했다면, 참담하다 싶을 만큼 대응책을 찾지 못해 허둥대며 시간을 허비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요.
만약 방송을 제 때 제대로 했다면, 지금 배가 기울어 가라앉고 있답니다, 위험한 상황이지만 얼마든지 이겨낼 수 있습니다,
여러분 중 대부분은 아직 젊은 학생들이니까 얼마든지 이겨낼 수 있을 거예요,그러니 구명조끼를 입고 서둘러 바다로 뛰어내리세요,
구명조끼를 입고 있으면 바다 위에서도 뜰 수가 있답니다, 수영을 못한다고 두려워하지 말고 조금만 버티면 금방 구조의 손길이 다가올 것입니다 했다면,
그래서 움직이지 말고 그대로 있으라고, 선실에 있는 것이 안전하다는 방송만 믿고 배가 가라앉도록 그 많은 학생들이 자리를 지키지만 않았다면 어땠을까요.
만약 승무원들이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면, 위태할수록 자기 자리를 지키며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면, 당황하는 승객들을 안심시키며 질서 있게 피할 수 있도록 도왔다면, 그렇게 주어진 일을 모두 마치고 배의 총책임자인 선장이 가라앉는 배에서 맨 나중에 나왔다면, 마지막으로 빠져나와 가라앉는 배를 눈물로 바라보았다면 어땠을까요.
그 위태하고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책임 있는 한 승무원이 배에 달린 구명정을 모두 펼쳐냈다면, 하여 한순간 그 사나운 바다위에 구명정이 꽃처럼 펼쳐지고, 학생들은 어르신들께 남자는 여자에게 어른들은 아이에게 서로 먼저 구명정에 오르라 양보하며 서로를 격려했다면, 오히려 구명정의 자리가 남아 더 태울 사람이 없는가를 찾았다면 어땠을까요. 그랬다면, 정말로 그랬다면, 그 많은 젊은이들의 꿈과 희망이 한순간 바다에 잠기지는 않았을 텐데요.
학생들을 구하느라 동분서주 구명조끼를 찾아 학생들에게 입히고 나중엔 자신의 구명조끼까지 벗어준 채 “누난 왜 조끼를 안 입어요?” 묻는 학생에게 “너희들 다 구하고 나도 따라가겠다”는 말을, 한 착한 딸이자 승무원이었던 꽃다운 젊은이가 마지막으로 남기지는 않았을 텐데요.
제자를 두고는 배를 떠날 수가 없어 마지막까지 학생들을 살려내다가 배와 함께 제자들과 함께 그 좋은 선생님들이 희생을 당하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요.
속수무책인 바다를 바라보며 새까맣게 가슴이 타들어가는 대신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온 아들, 딸들을 눈물로 품어 안으며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사랑으로 어머니 아버지들은 자식들을 사랑할 수 있었을 텐데요.
함께 눈물로 기도했더니 하늘이 우리의 기도를 들으셨다며 종교를 떠나 온 국민이 한 마음으로 감사를 드렸을 텐데요.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이 아무런 소용없는 ‘만약’, 이 어처구니없는 아픔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습니다.